유튜브 라이트 시대, 음악은 ‘보여야’ 한다

스트리밍 이후, 공연과 영상으로 재편되는 음악 산업

by 이예진

비디오에 의해 라디오 스타가 죽은 지는 오래다. 그 흐름 속에서 오디오 스타 역시 자취를 감췄다. 그런데 이제는 비디오에 의해 음원형 가수마저 대중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유튜브의 등장 이후, 국내 주요 음원 플랫폼 가운데서도 유튜브 뮤직은 이용 지표 기준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와 구글 검색이 옛말이 되었듯, 유튜브에서 모든 정보를 찾고 섭취하는 시대의 도래는 사용자의 동선에 따라 음악 역시 비디오 플랫폼에서 소비되게 만드는 행태의 변화를 낳았다. 유튜브 프리미엄만 신청해도 백그라운드 재생이 가능하고 광고 없이 음악을 들을 수 있었으니, 기존 사용자들에게는 일종의 일석이조였다. 이로써 음악은 듣는 대상이기 이전에, 항상 틀어두는 영상 콘텐츠가 되었다.


그런데 유튜브가 이제 ‘프리미엄 라이트’를 출시했다. 프리미엄 뮤직 요금제를 구독하지 않으면 음악 콘텐츠는 광고를 수반한 상태로만 재생이 가능해지면서, 이용 방식의 파편화 혹은 계층화가 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유튜브 안에서 음악은 ‘부가 기능’이 아니라 명시적으로 가격이 매겨지는 핵심 콘텐츠가 되었다. 음악은 이미 유튜브의 중심 콘텐츠지만, 이제는 그 음악조차 별도의 요금제로 분리될 만큼 비디오 플랫폼 안에서 독자적인 가치로 취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플랫폼이 부담해 온 저작권 비용을 사용자 선택의 영역으로 전가하거나, 음악 콘텐츠의 수익성을 한층 끌어올리려는 전략적 조정으로 해석된다.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유튜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음악 산업 전반의 무게중심이 이미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문화체육관광부가 2025년 12월 발표한 ‘음악산업백서’에 따르면, 산업의 중심은 음원에서 공연으로 이동했다. 2024년 대중음악 공연 티켓 매출은 7,569억 원으로 전년 대비 31.3% 증가했으며, 음원 유통 시장 규모를 상회하는 수치다. 공연 매출은 전체 공연 시장 규모 1조 4,537억 원에서도 핵심 성장 동력이다. 음악은 이제 음원을 출발점으로 삼아, 관객과 함께 경험과 장면을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스트리밍 시장 역시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분배 구조상 음악가에게 돌아가는 단가는 낮아 수익의 한계가 분명하다. 국내 기준으로 2024년에는 공연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실물 음반 판매가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제 음악 팬들은 공연을 보고, 영상을 보고, 굿즈를 구매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한 뒤 다시 공연장을 찾는 순환 구조 안으로 진입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의 밴드 붐과도 맞물린다. 기타를 연주하는 몸의 움직임과 합주가 만들어내는 현장감은 ‘보는 음악’의 감각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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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텍스처를 읽고, 삶에 닿는 글을 씁니다. | 연세대 작곡과 졸업 | <오버톤> 에디터 | <월간 진지> 발행인 | projectjinj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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