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수집, 빠져들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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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두 달 사이, 나의 고급스러운 취미-독서-를 방해하는 요인이 생겼다. 바로 인스타그램이다. 뒤늦게 인스타그램에 빠진 나의 관심사는 고양이의 일상과 살림 팁이다. 관심 없는 릴스는 홀랑 넘기고, 내 관심사를 담은 릴스가 보이면 ‘좋아요’ 기능을 터치해 인스타에 저장하고 가끔 필요하면 꺼내 본다. 그런데 문득 신기한 걸 발견했다. 한참 관심을 두고 보았을 땐 조금만 넘겨도 뜨던 릴스가 사라지고, 어느 순간 ‘더 글로리(웹시리즈)’의 장면들이 릴스를 대신하고 있었다. ‘인스타가 내 마음을 꿰뚫었구나’ 느꼈던 순간이지만 그건 사실 개인정보 활용의 한 예다. 인스타는 내가 처음 시작할 때 대충대충 확인, 확인 누르며 그들의 요구에 동의했던 내 개인정보를 활용한 것이다. 오래, 또 많이 보는 종류의 릴스를 더 많이 노출시켜 흥미를 유발하고, 팔로우, 좋아요 등 피드백을 날릴 환경을 제공한다. 결국, 이는 인스타 계정이 더 늘어나는 매개가 된다. 개인정보를 이같이 활용하는 건 SNS뿐만 아니라 쇼핑몰에도 적용된다. 쇼핑몰은 내가 구매하려고 검색했던 검색어를 검색엔진이 기억하고 있다가 〈MD추천〉이라는 솔깃한 카테고리에 내가 관심을 가졌던 상품들을 진열하여 소비를 부추긴다. 이는 수수료를 지급하고 판매하는 판매자를 확충하는 주요인이 된다. 엊그제 당일배송 온라인 쇼핑몰에서 고양이 모래를 검색했는데 이젠 쇼핑몰 여기저기에 고양이 모래만 뜬다. 이젠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린 온라인상의 모든 서비스는 이런 ‘웹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웹마케팅이 나를 위험하게 하고 있다. 끊어야 하는데 릴스 중독에 빠져버렸다. 그들의 상술은 나를 서서히 물들게 했다. 오늘 아침엔 고양이 자동급식기를 검색했다. 이제 한동안은 급식기 광고가 내 눈앞에 수두룩하게 펼쳐지겠지?.... 아.. 웹마케팅의 노예가 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