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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 설 Mar 23. 2023

파티션 안의 작은 행복

안녕, 스투키?

 책상 한가운데에 모니터가 세워져 있다. 앉았을 때 좌측으로는 두꺼운 컴퓨터 본체가 있고, 우측으로는 같은 색상의 파일들이 가지런히 꽂혀있다. 앞에는 검은색 네임펜과 파란색 볼펜이 꽂혀있는 작은 데스크 오거나이저가 있다. 그리고 파티션을 따라 내 비염을 잡아줄 약과 각티슈가 자리 잡고 있다. 매일 보는 내 책상인데도 글로 묘사하려니 현장감이 없지만 사실 굉장히 너저분하고 좁다. 내가 하는 일에 비해서 좁다. 넓게 쓰고 싶었다. 그래서 3월 17일 퇴근 직전 책상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15분쯤 지났을까. 내 모습을 본 상무가 한마디 던진다.     


 “전 과장, 어디 이사가?”

 “아니요. 책상이 매번 똑같은 모습이라 정리가 좀 필요해 보여서요.”     


 약 30분여, 책상을 정리하고 한쪽 벽에 파일과 본체를 몰아두고 반대쪽은 여백의 미를 강조하기 위해 아무것도 놓지 않았다. 다 치우고 책상의 모습을 보니 내 몸이 자꾸 한쪽으로 쏠리는 기분이 들었다. 시각에 따라 눈도 무게감을 느끼나 보다. 그날 저녁 난 ‘책상 꾸미기’ 폭풍 검색을 했다. 노랗게 빛바랜 마우스패드를 버리고, 내게 보내는 메시지를 새긴 붉은색 마우스 패드를 주문했다. 그리고 반려식물도 들였다. 바로 ‘스투키’다.    


 

 내 자리엔 노란색 선글라스를 낀 삽질하는 스투키가 나를 감시하고 있다. 볼 때마다 피식 웃게 되는 이 녀석을 어쩌지? 함께 춤이라도 추고 싶은 모습이다. 고요한 정적을 깨는 건 자판 두드리는 소리가 다인 이곳에서 녀석의 존재감은 고단함 속에 소소한 행복으로 다가왔다.     


 잘 지내보자!     



사무실 책상을 예쁘게 꾸밀 수 있는 아이템 잘 알고 계신 분들의 댓글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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