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Notre dame de Paris(세종문화회관, 2018)을 보고
노트르담의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 그리고 에스메랄다를 사랑한 네 명의 남자. 그녀의 약혼자인 음유시인 그랭구와르, 성당의 주교이지만 여자에 미쳐버린 프롤로, 이미 약혼녀가 있는데도 다른 사랑에 빠진 페뷔스 그리고 성당의 종지기이자 순수한 영혼을 가진 콰지모도.
이들이 보여주는 사랑에는 집착, 욕망과 배신이 뒤엉켜있다. 서로 다르긴 하지만 이들은 분명 사랑이라는 멍에를 안고 있다. 자신이 품고 있는 사랑만이 진짜 사랑이고, 타인의 사랑은 욕망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집착을 낳게 했고, 지나친 집착은 결국 배신이 되어 그녀에게 돌아갔다. 진정한 사랑은 결국 없었다. 위험한 사랑만이 남아 죽음을 부를 뿐.
유럽에서 넘어온 작품이 원작인 뮤지컬은 대부분 종교가 주요 소재인 경우가 많다. 그 종교는 무한하고 절대권력의 힘을 지닌다. 뮤지컬 『Notre dame de paris』 역시 에스메랄다를 처단한 사람은 그녀를 사랑한 신부 프롤로였다. 내가 가질 수 없는 사랑이라면 누구도 가질 수 없다. 사랑이라는 안갯속에 보이지 않았던 추악한 단면과 욕망의 심리를 잘 들여다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녀의 생명까지 앗아갈 정도의 사랑이었지만 누구에게도 진실은 없었다. 진실은 오직 종지기 꼽추, 콰지모도의 것이라도 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