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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양 Oct 25. 2022

(여자)아이들 신곡 ‘Nxde’에 대한 머글의 고찰

일반인의 대중문화평론 흉내내기


지난 17일, 그룹 (여자)아이들 : (G)I-DLE의 신곡이 발매됐다. ‘Nxde(누드)’라는 가히 파격적인 제목으로 말이다.


출처-큐브엔터테인먼트


팬까진 아니라도 평소 (여자)아이들의 노래(-주로 타이틀곡)를 즐겨 듣고 (여자)아이들이 만들어내는 양질의 독창적인 무대에 꽤나 열광하던 사람으로서 그들의 컴백 소식이 못내 반가웠다.


허나 막상 ‘누드’라는 곡명을 보니 뮤직비디오를 감상하기가 망설여지더라. 열혈팬이 아닌 일반 머글인지라 (여자)아이들이 어떤 기획을 통해 이러한 곡을 내놓았는지 전혀 모른 채 제목만으로 처음 신곡을 마주한 거였는데, 연상되는 단어와 내용들이 별로 바람직한 건 아니었거든.


한창 인기 정점(-그것도 국내가 아닌 세계에서 말이다)을 찍고 있는 걸그룹이 갑자기 그저 자극적이기만 하고 뻔한 ‘섹시’ 버전으로 노선을 틀어버린다고? 그간 탄탄히 쌓아 올린 그룹 본연의 서사와 색을 버리고?라는 생각이 연이어 떠오르자 순간 아이들에 대해 가지고 있던 높은 호감도가 조금 사그라들었다.


좋지 못한 표정으로 별 기대 없이 재생 버튼을 딸깍였다. 그리고 가사와 함께 영상을 감상한 3분 남짓한 시간, 나는 그들의 선구안과 기발한 창작가적 면모에 실소하고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Cause your view’s so rude

Think outside the 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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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들은 나를 포함한 많은 보통의 사람들이 자신이 얼마나 편협한 시각과 저급한 사고에 매몰되어 있는지 모른 채 타인을 본인의 시선으로 평가하고 틀에 가두는지 신랄하게 꼬집고 있었다. 그것도 이전 앨범인 ‘TOMBOY’보다 훨씬 솔직하고 진화된 방법으로 말이다.



행복과 반비례 평점

But my 정점 멋대로 낸

편견은 토할 거 같지



선정적이고 노골적이라며 누군가는 달려들고 또 누군가는 기피할 단어를 곡 이름으로 하여 호기심을 부르고, 선망 혹은 비난을 끊임없이 몰고 다니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적인 마릴린 먼로란 인물을 작품의 정면에 세움으로써 ‘Nxde’란 곡의 정체성 각인 + 친숙함 유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가사와 목소리를 비롯한 퍼포먼스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제대로 된 삼박자 전략. 그야말로 영리한 프로듀서가 아님 무언가.



말투는 멍청한 듯 몸매는 섹시 섹시요



멤버 전원의 전격적인 변신도 관전 포인트였다. 오마주 대상을 명확히 인지시키면서  스타일과도 부합되도록  멤버 금발 탈색이라는 용감한 선택을  (여자)아이들. 게다가 의상과 메이크업도 한층 도발적이고 매혹스럽게 탈바꿈했다. 개인적으로 아름다움과 시각적 불편은   차이라는 소견이 있는데,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를 아주  해낸 듯하여 감탄이 터져 나왔다.



실례합니다 여기 계신 모두

야한 작품을 기대하셨다면

Oh I’m sorry 그딴 건 없어요



특히 멤버 슈화의 전례 없던 이미지 교체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데뷔 초부터 지난 앨범까지 탈색이나 염색 없이 본연의 검정 머리를 고수해온, 아이돌계에선 사실상 전무후무한 유일무이 캐릭터였으니 아무래도 나뿐만 아닌 모두가 그녀의 과감한 결정에 혀를 내두르는 실정이다. 자연스러움과 고유의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미(美)를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기기로 유명했던 슈화인만큼 얼마나 해당 앨범이 추구하는 가치에 일체감을 느꼈으며, 얼마나 본인과 (여자)아이들이 만들어내는 예술에 진정성이 있는지 여실히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헤어뿐 아니라 노출을 꺼리지 않은 전체적인 스타일링에서도 역시 그랬다. 덕분에 이렇게 완성도 맥스(max)인 명곡이 탄생했다.



아리따운 날 입고 따따랏따라



구성원들의 음악가적 성장도 돋보였다. 더욱 단단해진 발성과 명확해진 발음에 줄곧 해오던 강렬하고 각진 안무와는 확연히 다른 오로지 곡선과 부드러움만을 살린 퍼포먼스의 완벽 소화. 매번 신선한 자극을 주는 것도 훌륭한데, 발전적인 모습까지 보여주다니. 팬 아닌 대중의 입장에서도 흐뭇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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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오하고 복잡성을 띠는 것은 물론 저마다의 가치관에 따라 논란을 부를 수도 있는 주제를 아이돌로서 정면 돌파하는 것도 모자라 이를 대중적인 멜로디와 콘셉트를 통해 거부감 없이 전달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여자)아이들은 지난 앨범 타이틀곡인 ‘TOMBOY’와 신곡 ‘Nxde’를 통해 그 어려운 일을 성공적으로 해냈고, 그것으로 더 고차원적인 문제까지도 대중에게 제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즉 이들은 이제 보다 자유로이 사회 병폐 등에 대한 의견 개진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음엔 또 어떤 허를 찌르는 논제 혹은 폐단 지적으로 긍정적 충격을 주려나. 단순한 음악인이 아닌 진정한 예술인으로서 입지를 굳혀가는 아이들의 향후 행보가 벌써 기다려진다.  



Nxde는 벗는 것이 아닌

본연의 자신을 입는 것


https://youtu.be/fCO7f0SmrDc

(G)I-DLE, ‘Nx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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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더 이상 아이돌은 하위문화산업으로 소비될 대상이 아니다. 시대상을 관통하는 가치를 전달하는 아티스트로서 대중은 인정하고 이들을 통해 창출되는 무수한 긍정적 메리트에 찬사와 응원을 보내야 마땅하다.


뭐, 물론 아이돌 본인 역시 스스로의 위치와 영향력을 무겁게 여기고 책임과 성의를 다해 역할을 다해야겠지만.. 이건 당연한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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