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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양 Apr 23. 2023

이른 주말 아침을 나의 활력을 위해 쏟아보았다.

건강을 잃고 깨달은 ‘몸•마음 챙김’의 중요성

지난 금요일 밤, 소리소문도 없이

엄청난 고통이 찾아왔다.


나를 둘러싼 온 세상이 빙그르르 어지러이 돌고 이내 깨질듯한 두통이 동반된 것이다.


중심을 잡아보려 애써도 자꾸만 한쪽으로 기우는 몸이 얼마나 두렵던지.


이후엔 종일 제대로 먹은 것도 없건만 연신 구역질이 나와 몇 번이고 구토에 시달렸다.


급체가 아닐까,라는 생각에 소화제도 먹어봤지만 아무 소용없었고, 고통을 잠재우고자 평생 먹지 않던 진통제까지 입 안에 털어 넣었지만 역시 소용없었다.


끊임없이 울렁거리는 시야만이라도 제발 멈추길 간절히 바라며 겨우 잠에 들었다.






그러나 몇 시간 자지도 못하고 눈 뜬 토요일 새벽, 나는 다시 변기통으로 달려가 위액을 게워냈다. 어지러움은 여전했다.


속이 너무 허해 쌀죽을 조금 밀어 넣으니 여지없이 구토가 밀려왔다.


아무래도 증상이 심상치 않으니 병원을 가야겠단 생각이 절실했고, 오전 9시가 되기 무섭게 기운 없는 몸을 이끌고 겨우 근처 내과로 향했다.


진료를 기다리는 잠시 동안에도 몇 번이나 어지럼증으로 고꾸라질 뻔했으나 정신을 붙들고 있으려 애썼다.


진단 결과는 ‘혈관성 두통.‘


구토가 자꾸 나오니 체한 것이려니 했는데, 두통이 원인이라니.


•혈관성 두통(vascular headache, 血管性頭痛)

: 혈관이 확장함으로써 생긴다. 대부분 감염증의 부분증상에 따른다. 그 밖의 혈관성 두통의 대표는 편두통이다. 가족적 발생이 많고 여성에게 많다. 발작적으로 한쪽 또는 양쪽의 자동성 두통이고 발작에 앞서 눈의 증상을 호소하는 일도 있으며 오심, 구토를 수반하는 수도 있다. 또 어느 정도 심리적 스트레스로 커다란 영향을 주는 질환으로서 대표적인 것이다.

-출처 : 네이버 간호학대사전


요 며칠 갑작스레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압박을 받은 일이 꽤나 많긴 했다.


그러나 스트레스와는 본디 거리가 먼 타입이라고 굳게 믿고 있던 터라 내 몸이 깊은 내상을 입고 취약해져 있을 거라곤 조금도 예상치 못했다.


그리고 쌓인 심적 부담이 몸에 가하는 위험이 얼마나 큰지 처음 깨달아 충격이 컸다.


왜 전문가들이 스트레스의 위험성을 그토록 강조했는지 어렴풋이 알 것만 같았다.


한가득 어지럼증과 두통 및 열, 구토를 완화하는 약을 처방받아와 집에 오자마자 삼켰다. 조금이라도 빨리 이 괴로움을 해소하고 싶었다.






약을 먹고 한 나절을 넘게 눈을 붙이고 나니 놀랍도록 몸이 한결 개운했다.


우선 회전목마마냥 끝도 없이 돌아가던 세상이 제자리를 잡고 굳건하니 살 것 같았다.


뇌를 조이는 것만 같던 통증도 많이 가신 상태였다.


툭툭 조금은 무심하게 진단을 하시던 의사 선생님이 실은 진정한 명의셨구나- 찬양하며, 자리를 털고 일어나 가뿐한 마음으로 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고 잃었던 일상을 찾으면서 문득 생각이 들었다.


‘아, 건강한 삶이란 진정한 기쁨이고 그 자체로 감사한 것이구나. 평안한 신체를 유지하고자 다들 그토록 노력하고 염원하던 것엔 이유가 있구나.‘


건강을 가꿔야겠단 일념이 단단해지는 순간이었다.


완전히 내 몸의 컨디션을 회복하고, 더 좋아지기 위해 생활의 패턴을 바꾸기로 다짐했다.


올빼미형 생활을 청산하고, 바른생활로 돌아가야지. 칩거 생활도 버리고 바깥공기로 리프레시도 자주 해야지- 그런 결심들과 함께.


오늘은 그 각오를 실천하는 첫 번째 날이었다.


저녁 일찍 잠자리에 든 덕에 오전 5시라는 이른 새벽에 기상할 수 있었다.


전날보다도 한층 쾌적해진 몸 상태로 일어나자마자 가볍게 세안 후 뉴스를 시청했다.


몸이 편안해지니 허기도 밀려왔다.


건강에 좋은 밑반찬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곧바로 산책에 나섰다.


식사 후 눕는 게 습관이 된 터라 밥을 먹고 나면 늘 졸음이 쏟아지는데 이를 방지하고자 함이었다.


마침 오늘은 날도 적당하고 공기도 맑고 아침 산책에 최적화된 날이었다.



활짝 핀 꽃들마저 나의 활력 있는 아침을 응원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기분 좋은 하루 시작이었다.



나와 마찬가지로 산보 나온 고양이 친구도 만나고,



선선한 나무 그늘 아래 정자에 앉아 밀린 독서도 했는데,


집에 누워 뒹구는 것보다 열 배는 더 에너지가 샘솟는 시간이었다.


이른 새벽부터 운동 나온 이들을 보며 자극도 받았고 말이다.


이 좋은 것을 왜 그동안 안 했을까.


솔직한 마음으로 이 부지런한 생활이 며칠 간이나 이어질지 잘은 모르겠다.


그러나 잠시간 건강을 잃은 그 순간은 내게 너무도 강렬했기에 나의 건강과 활력에 대해 생각하고 반성하고 행동하는 것은 계속되리라 짐작한다.


(그래야 하고)


혹자는 고작 이틀 아파보고서 생색낸다 말할지도 모르지만, 지난 이틀은 내게 정말 지독한 시간이었고 어쩌면 마구잡이로 사는 내게 신이 경고를 준 것은 아닐까 싶기까지 하다.


건강한 삶에 깊이 감사하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꼭 조심하고 실천해야지.


병은 한순간에 온다.


당장 괜찮다 방심하지 말고 우리 모두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오늘이 되었으면 한다.


모두가 건강 속에서 행복이 깃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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