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무 May 03. 2024

시티 라이트

아파트 뒤편 산책로

양가로 나무가 빼곡하게 자라

쭈욱 뻗은 길을 늘 좋아했는데 말이야


초 중 고 대학생 그리고 이십 대 중반까지

뺀질나게 드나드니까

한편으로는

뭐랄까 평생 이 동네에

들러붙어가지고

뻔한 풍경화의 배경처럼 남을 것만 같아

기를 쓰고 도망쳤거든


결국엔

어느 곳에 속 할 틈도 없이

이리저리 차이다

이곳저곳 나를 떼어주다

한참을 빙빙 돌다

그러다 그러다 그러다

언제 일지모를 내 순번만을 기다리다

그러다 그러다 그러다

겨우 껍데기만 챙겨 돌아왔어


너는 참 속도 없지

그런 웃는 얼굴을 하고


작가의 이전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