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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찾는 마음 Dec 06. 2022

개리 비숍의 '시작의 기술'을 읽고  



책의 원제는 훨씬 과격하고 직설적이다. 'Unfu*k youself'. 좀 의역하면 '네 삶을 좀 망치지 마!' 정도의 뉘앙스를 풍긴다. 변화를 갈망하지만, 조금 더 나은 삶을 꿈꾸지만 그 갈망은 항상 머릿속에서 맴도는 공상으로 끝나고 '뭐 내가 그렇지.', '내가 뭐 대단한 일을 할 수 있겠어.' 같은 자조와 자기 체념 속에 침몰하는 우리들에게 통쾌하고 직설적으로 회초리를 내려친다.



 '그만 닥치고 행동을 해.' 우리가 나이키 광고에서 항상 보는 말, 'Just do it.'을 갖가지 위트와 격언을 인용하며 변주하고 있다. 제목처럼 저자는 고상하게 우리를 이끌지 않는다. 마음에 직접적으로 공명하는, 때로는 좀 더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우리의 정신에 맹공을 퍼붓는다. 그러나 그리 나쁘게 들리지 않는 것은 저자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인간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저자는 내가 존경하는 에픽테토스를 자주 인용한다. "환경이 사람을 만드는 게 아니다. 환경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드러낼 뿐이다."


저자는 외친다. 운을 그만 탓하라, 남을 그만 탓하라, 외부의 영향이나 환경을 들먹이는 것도 그만둬라, 어린 시절이나 이웃을 그만 탓하라. 



자신 이외에 누군가를 또는 다른 무엇을 탓한다는 것은 행동하고 싶지 않다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왜 탓을 하겠는가? 나는 궁극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도전을 할 용기가 없고 그 모든 실패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설 끈기가 없다는 것을 솔직하게 고백하지 못하고 남들에게 이해받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도전하지 않을 것이고 다시 일어서지 않겠다는 말과 다름 아니다. 도전하고 끊임없이 다시 일어서는 사람은 과거를 포장하지 않는다. 


나 또한 과거에 나를 운명의 희생자로 인식하고 자기 연민과 세상에 대한 원망으로 인생을 낭비한 적이 있다. 물론 오랜 병마로 고통받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런 희생자 놀이가 무슨 이득을 가져다주었는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자신을 합리화하며 자신이 만든 감옥 안에 갇혀 있는 기간을 연장할 뿐이었다. 


저자는 새로운 시작을 위해 몇 가지 단언을 권한다. 


저자는 묻는다. '나는 의지가 있는가?' 바뀌려면, 자신의 비참한 수레바퀴에서 탈출하려면 먼저 '나는 의지가 있어'라고 선언해야 한다. 지금 살고 있는 삶을 그만두고 원하는 삶을 살 의지가 있는가가 관건이다. 실제로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는 것은 환경이나 남 때문에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인생은 나를 영원히 기다려 주지 않는다. 버나드 쇼가 묘비명에 썼던 것처럼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라고 쓸 텐가? 버나드 쇼가 썼으니 위트 있다고 박수라도 받겠지만 내가 허송세월하다 어느 순간 죽음을 마주한 상황에서 이런 깨우침이 든다면.. 참으로 아찔하다. 


'나는 의지가 없어'도 행동을 끌어내는 강력한 단언이 될 수 있다. '나는 이런 고통스러운 삶을 살 의지가 없어'라는 자각도 이 삶을 벗어나기 위해 행동하게 한다. 토니 로빈스의 말처럼 인간의 행동 원인은 쾌락을 추구하거나 고통을 피하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내가 원하는 듯 보이는 것과 원하지 않는 듯 보이는 것에 우리는 휘둘리고  있다. 비록 원하지만 그것을 이루기 위해 행동할 의지가 없는 것은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진정으로 원한다면 자신 안에서 숨어있는 의지를 발견할 수 있다. 의지가 없다면 그것을 가지지 못해서 안타까워하지 말고 잊어버려야 한다. 하지만 의지가 있다면 행동하여 그것을 쟁취해야 한다. 멋진 몸매를 원하면서 좋은 식단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감당할 의지가 없다면 깨끗이 포기하는 것이 낫다. 결국 내가 추구할 '의지가 있는 것'과 '의지가 없는 것'의 렌즈로 보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분명해진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항상 이기게 되어 있다'. 

그렇다. 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도 이기고 있다. 이 말은 이렇게 바꾸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당신이 무엇을 생각하든 그 생각대로 될 것이다'. 당신이 희생자 놀이를 하고 있다면 희생자임을 증명하려 한다며 희생자가 될 것이다. 당신이 성공할 것이라 생각하고, 그 모든 실패를 과정이라 생각하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성공할 것이다. 무엇이든 당신이 증명하려고 애쓴다면 당신의 삶에서 그대로 증명될 것이다. 


'나는 할 수 있다.' 

저자가 권하는 또 다른 단언이다. 도전을 하다 보면 수많은 장벽에 부닥치게 된다. 이번에는 이겨내기 힘들 거야 하는 생각이 당신을 끌어내리더라도 과거를 생각해 보라. 이제껏 살아오며 숱한 난관에 부딪혔지만 어떻게든 이겨내며 지금까지 왔다. 때로는 이제 인생이 끝났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지금도 잘 해내고 있지 않은가. 지금의 그 난관도 이겨낼 것이며 앞으로 어떤 난관이 와도 여때까지처럼 당신은 이겨낼 것이다. 



'나는 불확실성을 환영해.'  

나도 몇 번 안락지대(comfort zone)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저자의 말처럼 편안한 삶을 고수하려고 하는 것은 과거에 사는 것이다. 여태까지 이렇게 사는 것이 편안하고 예측 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안락 지대를 벗어나지 않으려 한다. 그렇다면 당신이 바라는 미래는 오지 않을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말했듯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며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의 초기 증상이다.'



"안전하고 싶은 욕망은 모든 훌륭하고 고귀한 모험에 방해가 된다." - 타키투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편안하고 예측 가능한 안락 지대조차 자신의 바램과는 달리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모래성이다. 확실성의 환상으로 안락 지대에 머물려는 것은 모래사막에 머리를 묻고 있는 타조와 다르지 않다. 지금 보이지 않으면 위험은 없는 것인가?


저자는 외친다. 


감히 꿈을 꾸고, 감히 위험을 감수하라.
일상의 루틴을 흔들어라.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 나를 규정해' 

훌륭한 생각을 품는 것은 좋다. 하지만 그것이 생각으로만 끝난다면. 그렇다면 몽상과 다른 점이 있을까? 결국 결과를 낳는 것은 행동이다. 행동이 없다면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 행동을 취하기에 기분이 완벽해지기를 기다리지 마라. 기분이 어떻든 행동하면 기분도 따라오기 마련이다. 자신의 눈에 보이는 업적이 축적될수록 마음은 확신을 가지게 된다. 행동이 생각을 바꿀 수 있다. 


'나는 부단한 사람이야' 

끈기는 성공에 있어 중요하다. 미국의 서부 개척 시절 많은 광부들이 그 오랜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다지를 캐기 직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 - 빈스 롬바르디

저자는 강변한다. 사실 당신이 뭐가 가능하고 불가능한지 절대로 증명할 수 없다. 불가능은 우리 마음속에 있다. 우리가 불가능하다고 동의할 때 불가능이 된다. 수많은 업적을 이룬 사업가, 예술가, 작가들도 처음 시작 때부터 자신의 엄청난 성공을 확신하지 못했을 것이다. 과정 중에도 끊임없는 회의와 불안이 올라왔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하여튼 계속했다. 그리고 성공했다. 내가 부단하게 노력한다면 내가 인식을 하든 못하든 전진하고 있다. 한계는 내 마음속에 존재한다.



'나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받아들여' 

도전을 하고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만나게 된다. 자신의 기대와는 다르게 인생이 펼쳐지게 된다. 기대와 다르다고 실망하고 불안해하고 주저앉는다면 다음은 없다. 이 챕터를 읽으며 스티브 잡스가 떠올랐다. 자신이 스스로 세운 애플에서 쫓겨나는 것을 그는 결코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그 후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회사 '픽사'를 설립하고 멋지게 애플로 복귀한다. 그는 인생을 되돌아본 후에야 그 모든 점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깨달았다고 한다. 현실이 기대와 다르다 하여 쓸데없는 부정적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저자는 마지막까지 당부한다. '당신은 당신의 생각이 아니다. 당신은 당신 행동이다. 당신은 당신이 하는 일이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단숨에 읽히게 하는 힘이 있는 책이다. 머릿속에서 할까 말까 망설이고' 언젠가 때가 되면 하겠지' 또는 '이런 상황이면 시작해야지'라고 주저하는 독자들의 엉덩이를 걷어차며 당장 일어나 행동하라고 촉구한다. 하지만 훈계만 하지 않고 때로 독자를 다독이며 왜 주저앉아 움직이지 못하는지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동기부여의 측면에서 탁월한 책이며 지금도 계속 도전을 하고 있는 나에게도 다시 한번 힘을 내게 만드는 자양강장제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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