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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소년 Oct 05. 2024

사적제재에 열광하는 사회

[과연, 사회는 착한 것을 권하고 악한 것을 징벌할까요!?]


사회의 정의 구현과 삶의 무게의 억눌린 현대인의 스트레스 해소 창구


‘베테랑 2’, ‘무도실무관’ 두 영화는 사적제제를 다뤘습니다. 정당한 사법절차가 아닌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 결정되는 폭력과 사회적 제재에 사람들은 열광하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최근 사회에서 발생하는 묻지 마 범죄, 성폭력, 성범죄를 보면서 저도 엄청나게 분노하며 지금의 사법체계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자신들이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느끼며 사적 제재를 지지하게 됩니다.


[베테랑 2 포스터]

느린 법적 절차나 피해자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에도, 사람들은 즉각적인 정의를 원하고 사적 제재가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범죄자가 처벌을 받지 않거나 가벼운 처벌을 받는 상황을 목격할 때, 사람들은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고 분노하게 됩니다. 소셜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개인이 의견을 표출할 수 있고 정의감이 강한 사람일수록 즉각적인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죠. 원래 잘해준 것은 기억하지 못하고 못해준 것은 평생 잊지 못해서 복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사람입니다. 나쁜 것은 강렬하게 뇌에 각인되고 폭력에 노출될수록 편도체가 발달합니다. 편도체는 감정, 공포, 분노, 공격성과 같은 감정에 대해 행동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죠.


[무도실무관 포스터]

사적제재에 열광하는 이유는 사회 불평등이 더 강조되었고 그 해결책으로 폭력이 제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폭력을 미화하거나 정당화할 수 없지만, 범죄자를 처단하기 위해 범죄자가 되는 과정은 영화나 드라마, 뉴스 등에서 영웅적으로 그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람의 뇌는 합리화를 아주 좋아해서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 길거리에서 다른 사람을 때리고 있어도 싸울만하니까 싸운다 맞을 짓을 했구나 등의 근거 없는 합리화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뇌가 인지부조화가 생깁니다. 멀쩡한 사람들은 아무 이유도 없이 폭력을 행사하거나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니까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스스로를 설득시킵니다.


누구나 죄를 지으면 반드시 벌을 받는다는 기본적인 교육을 받고 성장했습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혼란스러워 범죄는 진화했지만 사법체계는 진화하지 못했습니다. 지은 죄에 비해 벌을 받지 못하는 사회가 계속됩니다. 돈을 많이 써서 좋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피해자와 많은 돈을 줘서 합의를 하거나 돈이 없다고 배 째라고 해도 배를 째지 못합니다. 이런 사회의 진화 과정에서 착한 짓을 하면 호구된다. 나쁜 짓을 해도 벌을 제대로 받지 않는다는 오해와 불신이 쌓입니다. 여기에 범죄자를 처벌할 수 없는 불가침의 영역이 등장합니다. 


‘인권’ 뭐 좋습니다. 인권은 타인을 존중할 때 지켜줘야 하는 권리라고 생각하지만 그 ‘인권’때문에 범죄자를 죽여서 사회와 격리하는 사형은 집행되지 못합니다.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삶은 무너졌는데 그 누구도 보상하고 그들을 보호하지 않아요. 사적제재를 옹호하지 않지만 법의 형량과 체계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은 좀 더 무겁게 범죄자는 좀 더 나쁘게 대우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교훈을 주기 때문입니다. 무정부 상태가 아니라면 선진국이라도 범죄를 저지르면 강력한 처벌을 받고 반드시 잡힌다는 사회적 믿음이 있다면 음주운전, 술에 취해서 발생하는 범죄는 조금이라도 줄어들지 않을까요?


이런 상황이니 범죄자가 피해자에게 했던 방식으로 범죄자를 직접 처단하는 개인이나 집단이 정의의 수호자로 묘사될 때 사람들은 이에 영향을 받아 사적 제재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먹고살기 힘들고 삶의 무게에 짓눌린 현대인들은 내가 나쁜 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누군가 응징하기를 바랍니다. 노출되는 미디어가 많고 다양할수록 개인의 다양한 생각과 신념이 바뀝니다. 그러니 영화도 점점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한 장르가 등장하면서 현실에서는 할 수 없는 사적제재로 사람들의 마음을 자극합니다. 


사적제재는 원시시대의 힘에 의한 계급이나 다를 것이 없습니다. 원시 사회에서는 공식적인 법적 제도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거나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주로 힘에 의해 결정되었습니다. 이는 곧 물리적 힘이나 권력을 가진 개인이나 집단이 질서를 유지하고 규칙을 세우는 역할을 하게 되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적 제재는 원시 사회에서 힘의 논리에 의해 발생하는 계급적 행동과 연결될 수 있어요. 부족 내에 가장 힘이 센 지도자가 규칙을 어긴 사람에게 벌을 내리거나, 특정 행동에 대한 응징을 실행하는 것이 그 예가 될 수 있습니다. 힘의 우위를 가진 자가 직접 정의를 실현하는 방식이죠. 그런 사회가 필요하다면 당장 회사를 떠나 무에타이, 종합격투기, 주짓수를 배우러 가야죠.


지금 사회는 예측이 어렵습니다. 예측이 불가능한 사회에서는 개인이 모든 걸 이겨내고 극복해야 합니다. 힘들수록 사회에서는 영웅을 바라게 됩니다. 영웅은 멋있고 대체로 예측이 가능합니다. 그에 비해 반사회적인 범죄자는 복잡한 심리적 동기와 갈등 그리고 조절하지 못하는 충동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쁜 놈을 때려잡는 사적제재의 행위가 영웅이라고 왜곡되는 것이죠. 씁쓸한 사회 현상이죠. 선함이 악함을 이겨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니 나쁜 놈이 더 나쁜 놈을 때려잡는 걸 선함이라고 생각하는 사회. 현대 사회의 검은 그림자가 되어 계속 따라다닐 것 같습니다. 


P.S. 두 영화 모두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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