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온통 노이즈]
어느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휴대폰 알람이 쉼 없이 울려댔다. 모두 ‘비상계엄’과 관련된 모든 메시지가 울려 댄다. 지금은 새벽 5시. 잠시 출근 전 소파에 누워 창밖을 바라보았다. 세상이 이렇게 시끄러운데 거리에서는 차량 경적과 공사장 소음이 뒤영켜 있었다.
‘세상이 이렇게 난리가 났는데.. 이 소란 속에서 나는 출근하는 것이 맞을까?”라는 질문이 문득 떠올랐다. 내가 지켜야 할 가족들이 생각 났다. 휴대폰으로 뉴스를 찾지만 이미 그건 뉴스라고 할 수 없을 진짜인지 가짜인지 행간을 알 수 없는 글귀만 있을 뿐이다.
시끄러운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일은 마치 폭풍우 속에서 조용한 섬을 찾는 일과 같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듯한 기분을 느꼈을 것이다. 끝없는 소음 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단순하지만 강력한 한가지다. ‘나만의 고요’를 찾는 것. 어차피 나를 위한 일이 아니다. 내가 주인공이 아니다.
소음을 잠재우는 첫 걸음은 바로 멈춤이다.
우리는 종종 너무 많은 일을 동시에 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멈추는 법을 배우는 것은 내면의 평화를 찾는 아주 중요한 첫 걸음이다. 아침마다 5분이라도 휴대폰을 내려놓고 창밖을 보며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가져보자.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 멀리서 들리는 새소리 같은 작은 것들이 나를 차분하게 만들어 준다. 그렇게 잠시 멈출 때, 나는 비로소 세상이 아닌 나 자신과 연결된다.
나는 선택의 힘을 믿는다.
물론 세상의 소음을 모두 없앨 수는 없다. 그렇지만 우리가 무엇을 들을지 선택할 수는 있다. 몇 달 전, 나는 좋아하는 SNS 알림과 유튜브 동영상 시청을 모두 끄기로 했다. 지금 같은 시대에 자극은 나를 너무 극도로 흥분시키고 예민하게 만든다. 처음엔 왠지 세상에서 고립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몇 주가 지나자 그 고요함이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되었다. 이제는 중요한 사람들과의 대화에 더 집중할 수 있고,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들에 시간을 쏟을 수 있다. 선택은 곧 자유다.
나의 리듬은 새벽이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시간은 새벽 출근길이다. 이어폰을 끼고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버스를 혼자 타고 출근하면, 하루 동안 엉켜있던 생각들이 풀린다.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마음속 소음이 사라지고, 나의 리듬을 찾는다. 이 시간은 나에게 작은 명상이자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이다. 당신에게도 이런 시간은 필요하다. 어떤 방식이든 자신만의 리듬을 찾고 그것을 습관으로 만들어보자.
나를 위한 울타리.
우리 모두는 자신을 지키기 위한 울타리가 필요하다. 너무 많은 소음 속에서, 때로는 부정적인 사람이나 정보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요즘 들어 ‘거절’의 가치를 깨닫고 있다. 불필요한 모임, 끝없는 메신저 대화, 나를 소모시키는 관계에 ‘아니오’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때론 읽고 무시하기도 한다. 그 대신, 나를 채워주는 독서, 영화 감상, 그리고 단순한 휴식에 시간을 투자한다. 그렇게 울타리를 세울 때, 나는 비로소 내 삶의 주인이 된다.
단순히 나는 세상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나의 평화를 창조하는 것이다. 당신의 고요는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작은 산책길일 수도, 좋아하는 책 속 한 페이지일 수도, 사랑하는 사람과 조용한 대화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것을 찾고, 소중히 간직하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시끄러운 세상 속에서 나만의 고요를 찾아 나선다. 창문을 열면 바람 소리가 들리고, 그 속에 내 마음이 닿는 순간을 느낀다. 그 작은 고요가 나를 지켜주고, 나답게 살아갈 힘이 되어준다.
P.S. 앞으로도 세상은 시끄러울 것이다. 그러나 고요를 찾는 방법은 분명히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