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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인 May 30. 2022

2022년 5월에 가장 잘 쓴 물건들


5월에 가장 잘 쓴 물건들







짐버 생강청

운동을 시작하면서부터 인공적인 단맛이 예전만큼 맛있게 느껴지지 않는다. 워낙 잘 먹고, 먹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하루 종일 무언가를 먹는 편이었고, 일이 많다 보니 규칙적으로 식사를 할 시간이 없어 더욱 식습관이 규칙적이지 않았는데 운동을 시작하면서 정해진 식단을 먹으면서 간식을 줄이는 방법을 배웠다. 무릎을 다치기 전까지 오랫동안 한 분의 선생님과 운동을 하면서 선생님이 워낙 무서웠기 때문에 간식을 아예 없애버렸는데 지금까지도 그때 배운 것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예전만큼 운동량이 많거나 완전한 식단을 하지는 않지만 그때와 비슷한 식단으로 식사한다. 원래도 자극적인 음식을 크게 즐기는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조리하지 않은 음식을 먹는 것이 내 입에는 잘 맞는 편이고 몸에 건강한 간식도 원래 내가 좋아하는 맛이라 다이어트 식단이 잘 맞는 편이다. 토요일마다 강아지를 보러 엄마네 집에 가는데 엄마가 타준 패션후르츠 에이드가 꽤 맛있어서 따라 구매했다. 원래 생강 맛을 즐기는 편은 아님에도 나쁘지 않았고, 몸에 좋기도 하고 원래 마시는 음료는 다양하게 좋아하는 편이라 직구로 한 번에 여러 개 구입해두었다. 생강과 사탕수수 설탕, 레몬, 물 그리고 향신료로 만들어져 있고 모두 유기농 원료를 사용했다. 설탕은 천연 사탕수수 설탕으로, 생강의 쓰고 매운맛을 보완하기 위해 사용했고 우유 속의 당분보다 적으며, 사과주스 대비 2-3배 당분이 적다고 설명되어 있다. 엄마네서 마신 것은 쌉쌀한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는데 내가 주문한 것은 조금 더 쓴맛이 나기는 했지만 (공식 사이트에서는 가공식품이 아니라 수확 시기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고 한다.) 이미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몸에 좋은 알싸함이겠거니, 한다. 물과 희석해서 마시는 방법 외에도, 단 맛이 나는 음료에 소량 첨가해서 마시면 새로운 느낌이고 샐러드드레싱으로도 잘 활용할 수도 있다고 한다. 좋은 점은 일반적인 청에서 느껴지는 끈적한 단 맛이 아니라 적당히 단 맛으로 끝 맛이 깔끔하다는 것과, 많이 부담스럽지 않게 몸에 좋은 생강을 섭취할 수 있다는 것. 무엇이든 예쁜 것을 좋아하는지라 예쁜 유리병도 마음에 든다. 피곤한 날 오후에 저녁 식사 후 따뜻한 물에 생강티를 마시거나, 차가운 탄산수에, 그리고 주말에는 생강 에이드에 패션후르츠 청을 넣어 먹는 것을 좋아한다. 몸에 나쁜 음식은 먹는 순간 그 영향이 느껴지는 것처럼 몸에 좋은 음식도 바로 느껴지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플라시보 효과인지 모르겠지만 내 경우는 소화도 잘 되고, 몸에 좋은 기운이 들어가는 기분이라 꼭 요가를 하고 난 후의 기분 같았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 인지 무엇이든 건강하고 몸에 좋은 것들이 마음에 든다. 700ml를 구매했는데 매일 조금씩 먹어도 한 달 정도는 마실 수 있다. 당분간 아마도 계속 구매하게 될 것 같은 물건.




쓰리 브로우 쉐이핑 듀오 4호

화장을 진하게 하는 편은 아니지만 화장품은 매우 좋아하는 편이고 선택도 까다로운 편이다. 내 경우는 얼굴에 붉은색이 어울리지 않아 붉은 기가 들어간 제품은 피한다. 브로우를 선택할 때는 붉은 기운이 없는 색상을 최우선으로, 그리고 지속력을 두 번째로 생각해 고른다. 그동안 사용했던 것들은 꼭 한 가지씩 아쉬웠다. 제일 오래 사용한 것은 톰포드 브로우 스컬프터와 슈에무라 하드포뮬러. 슈에무라는 잘 그려지고 붉은 기가 없는 스톤 그레이 색상이 딱 좋았지만 계속 깎아주어야 한다는 점과 지속력이 너무 아쉬웠고 톰포드 브로우 스컬프터는 리필이 포함되어 판매되기 전부터 오랫동안 토프컬러를 사용했고, 다 좋았지만 도저히 타협수 없는 붉은색 때문에 결국은 포기했다. 그 뒤로는 좋아하는 일본 뷰티 모델이 어딕션의 브로우 브로우 브러쉬를 추천하여 구매했는데 어딕션의 브로우 파우더는 색상이 딱 마음에 드는 것이 아니라 고민하다 평소 좋아하는 쓰리에서 브로우 파우더와 왁스가 함께 들어있는 브로우 쉐이핑 듀오를 구매했다. 가능하면 간편한 펜 타입이 좋지만, 어딕션 브로우 브러쉬도 꽤나 마음에 들게 사용했고 쓰리는 워낙 좋아하는 편이라 반신반의로 구매했는데 생각보다 모든 것이 딱 마음에 들어 당분간 계속해서 쓸 예정. 붉은 기 없는 색상, 생각 외로 매우 작아 휴대하기도 용이하고, 내장 브러쉬는 정말 쓸 수 없을 것처럼 생겼는데(너무 작아서) 의외로 괜찮은 점, 그리고 지속력까지 마음에 든다. 왁스 타입과 파우더 타입 두 가지라 귀찮을 것 같았는데 생각 외로 귀찮지도 않고, 자연스러우면서 단정하게 마무리되어 매우 마음에 든다. 쓰리는 전반적으로 굉장히 자연스러운 색조라 부담스러운 색조가 어울리지 않는 나도 이것저것 시도해 보았을 때 실패가 없었다. 색이 올라가는 것보다 색감이 자연스럽게 입혀지는 화장품을 찾는다면 쓰리가 정답. 립 제품 제외하고 다 마음에 든다. (너무 잘 지워진다.)


룰루레몬 업 포 잇 브라

운동을 다닐 때는 아무래도 운동복이 딱 붙다 보니 스포츠 브라 중에서도 타이트하게 잡아주는 것을 선호했는데 이제는 혼자 운동을 하니 꼭 그렇게까지 갑갑한 스포츠 브라가 아닌 것을 찾다가 선택한 제품. 운동을 할 때 가슴이 강조되어 보이게 옷을 입거나 짙은 화장을 하고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조금만 지나도 금방 땀범벅이 될텐데...향수 뿌리고 화장하고 오시는 분들을 보면 신기했다.) 운동센터를 고를 때 가장 신경 쓴 것은 센터의 분위기였는데 친목을 도모하는 것보다 정말 운동을 하는 것을 원했고 분위기가 건강한 곳을 찾다가 결국 집 바로 밑의 센터를 다니게 되었고 오랫동안 좋은 분위기에서 좋은 선생님께 참 좋은 것들을 많이 배웠다. 개인적으로 내가 성인이 되어 나 자신에게 가장 잘 쓴 돈은 몇 년간 선생님과 운동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남자친구도 같은 선생님께 몇 년 간 배우고 있는 중이다. 선생님과 운동을 하면서 나는 자신을 돌보고, 잘 단련하고, 삶을 운용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고 무릎을 다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계속 운동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운동을 할 때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스포츠 전용 브라를 꼭 입어야 한다고 하는데 가슴을 압박하는 스포츠 브라는 땀을 흘리고 나면 벗기가 정말 힘든지라 압박되는 소재보다 편한 것 입고 벗기가 편한 것을 먼저 찾았다. 무릎을 다친 지 4년이 되어가는데 2년 정도 까지는 운동을 시작만 해도 바로 무릎이 아파 요가와 플라잉 요가만 할 수 있었고 코로나 이후로 요가를 쉬면서 살이 많이 쪘다. 이제 다시 러닝을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일체형으로 입고 벗는 것 이 아닌 후크 형으로 여러 가지 구매를 했는데 매우 편하고 만족스럽다. 그중에서 이 제품이 가장 마음에 드는 이유는 일체형 패드의 편리함 때문. 룰루레몬 스포츠브라는 패드가 내장형이라 세탁을 할 때 자꾸 빠져나오고, 여러 가지로 불편한 점이 있었는데 이 제품은 그런 걱정이 없어 편리하다. 일반적인 스포츠브라의 패드는 무척 얇아 상의를 입었을 때 신경을 써야 하는 경우도 있어 늘 따로 챙겨야 했는데 이 제품은 일반 속옷처럼 걱정 없이 입을 수 있고 세탁을 한 후에도 변형이 없어 좋다. 그동안 룰루레몬에서 구입한 스포츠 브라 중 가장 편리하지만 착용감이 매우 좋거나 만족스러운 것은 아닌데 그것은 운동 시 서포팅이 되어야 하는 스포츠 브라 특성상 어려울 것 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만족스럽다.

스칸팬 프로 iq 그리들 사각팬

매우 고민을 많이 하고 들인 사각팬. 주방 살림이 끝도 없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이제 정말 매우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없으면 안 되는 것이 아닌 경우의 물건을 가능한 들이지 말자 다짐했기 때문에 몇 달을 고민하다가 구매했는데 그동안의 고민이 무색할 만큼 만족스럽다. 작년에 스칸팬의 후라이팬과 딥소테팬으로 무쇠팬과 법랑을 제외한 집기들을 모두 교체하였는데 매우 만족하면서 사용하는 중. 코팅팬은 사용하지 않으려고 모비엘과 스캡슐트를 욕심껏 구매했더니 사실 사용이나 관리가 용이한 것은 아니라 바쁠 때는 사용하지 않게 되어 고민하다 스칸팬을 구매했는데 너무 편하고 편리해서 굉장히 만족했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제품이라도 관리를 잘못하면 물건이 망가지기 때문에 관리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제품은 일이 많은 평일에는 손이 가지 않는다. 스칸팬은 설거지가 쉽고, 요리도 쉽다. 브런치를 만들 때 동그란 모양의 프라이팬은 아무리 사이즈가 커도 식빵 두 개에 계란을 굽거나 베이컨을 함께 굽기가 불편해한 장을 먼저 굽고, 나중에 다시 한 장을 구워야 하는 것이 불편했고 팬케익의 경우도 한 장, 한 장 만들려고 하니 웬만한 장인 정신으로는 어려워 구매했고 요즘은 매주 사용 중이다. 식빵이 네 장은 거뜬히 들어가는 데다, 식빵을 굽지 않을 때도 이 팬 하나 면 베이컨 2인분, 계란 두 개, 버섯까지 충분히 구획을 나누어 익힐 수 있어 너무나 용이하고 팬 케익도 4장은 한 번에 구울 수 있다. 깊이가 얕은 편이라 불편하지는 않을까 했는데 실제로 사용해 보니 깊이 때문에 불편한 점은 전혀 없었다. 쾌적하게 사용하고 설거지도 간편하니 브런치를 즐기는 집이라면 무조건 잘 사용하게 될 제품.


올버즈 트리 플라이어


작년에 몸이 아프면서 했다가 쉬었다를 반복한 운동을 다시 시작한 지 2주 정도 되어간다. 지난 한 주는 무리를 했더니 어김없이 무릎이 아파 이틀 정도를 쉬고 이번 주는 억지로 많이 하는 것보다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게 달리려고 노력했다. 원래 운동은 새로운 장비를 갖추어야 더 잘 되는 법. 올버즈에서 새로 나온 트리 플라이어를 구매했다. 원래 신던 나이키 줌 플라이보다 쿠션감이 덜 한 대신 더 단단해서 접지력이 좋고 장시간 러닝 시 발목 통증이 덜 하다. 발등이 높은 편이라 일체형 운동화는 좋아하지 않지만 귀여운 글씨를 너무나 좋아하기 때문에 신발 끈 끝 쪽에 귀여운 글씨를 보고 불편함을 감수하기로 했다. 한 사이즈 넉넉하게 구매해 많이 불편하지 않고 현재까지 매우 만족스럽다. 지금까지 구매한 올버즈는 모두 만족스럽게 착용했고 모델마다 소재, 색상별로 여러 개 구매해 잘 신고 있다. 올버즈는 맨발에 신어도 되는 것이 가장 만족스러운 점인데 트리 플라이어는 트리 소재라 양말을 착용하고 신고, 러닝 시 마찰에 물집이 잡힐 수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양말을 착용하고 신는 것이 좋다. 달리기를 시작하면 어김없이 발이 망가지는데 물집이 덜 잡히고, 발의 통증도 아직까지는 크게 없다.


운동은 하고 싶고,  하고, 재미있는 영역이 아니다. 나는  참고 견디지만 순발력도 나쁘고 신체적 운동 능력 자체가 좋지 않다. 10년을 배운 수영도, 10 가까이한 피겨도 모두 오래  덕에 선수반에 있었지만 기록이 떨어져  혼이 나고 매를 맞았다. (지금 생각하면 아동 학대 수준의 매질을 어리고 마른 여자아이에게 했던 선생님들이 새삼 놀랍다.)   시작한 것은 중도에 하차가 되지 않는 것이 우리 집의 가장 중요한 교육 원칙이었다. 언제든 그만둘  있지만 다시  수는 없었기 때문에 아무리 가기 싫어도 혹시 다음에  하고 싶을까  그만두지 못했다. 미국에서는 체육 시간에 정말 각종 운동을 하고, 아이들이  너무나  하고, 심지어 너무 못하는 나를 너무 끼워주려고 했기 때문에 (내가 좋아서라기 보다 미국식의 정의에 대한 강박증 때문이었던  같다.) 공을 무서워하는 나에게는 체육 시간이 너무 공포였다. 한동안 운동을 하지 않다가 서른을 앞두고  인생에 나를 위해  것이 너무 없는  같아  아래의 센터에 등록을 했다. 체육관 관장님 같은 거구의 선생님과 운동을 하면서 아침 일찍 일어나 세수만 겨우 하고 내려가서 잠도 깨지 않았는데  시간 내내 땀을 뻘뻘 흘리면서 운동을 하고, 생전  먹던 식단을 하면서 불만과 스트레스를 꾹꾹 욱여넣고 다른  생활의 영역은 사정없이 줄줄 새어나가는 생활을 청산했다. 나는 나를 채찍질하는 대신 단련하고 깎아내는 연습을 했다. 아침에 일어나 1시간 웨이트 트레이닝, 1시간은 요가를 하고 12시간 일을 하고 집에 오면 새벽이든, 비가 오든,  겨울에  바람이 불든  하루도 빼놓지 않고 10km 달렸다. 운동중독이라던가 특별히 내가 굉장히 열정적인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내가 게으른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열심히 한다는 사실이 나에게 굉장한 위안이 되었다.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러닝을 시작했다. 2km 달리지 못했던 내가 어느  5km 뛰었고 어느 날부터는 10km 달렸다. 10km라는 숫자를 달성한 이후에는  겨울에  바람이 부는 날에도  12시가 넘어서도 혼자   숫자를 채우고 집에 돌아왔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데도 열심히 하는 내가 마음에 들었고 아무리 힘들고 열악해도   번도 빠지지 않는 내가 좋았다. 피겨를 그만두고 만신창이 같았던 발이  낫고 나서 한동안 깨끗했던 발에 굳은살이 생겼고, 굳은  안으로 물집이 잡혀 발은 엉망진창이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발바닥이 땅에 닿기만 해도  전체가 아팠지만 그렇게 발이 아파도 하루도 쉬지 않아서 나는 내가 좋았다. 그렇게 무식하게 운동을 하면서 무릎에 부상이 왔고 한동안은 똑바로 걷지 못할 만큼 아파 운동을 쉬게 되었다. 무릎이 아파 운동이 안되니 요가  타임, 플라잉  타임씩 수련하다가 이번에는 손가락이 망가져서  한동안은 방아쇠 증후군으로 오래 고생을 했다. 이제는 그렇게 기를 쓰지 않아도  자신이 그렇게 싫지는 않지만 여전히 무언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스스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일을   적당히 집중을 하면서  날은 기분이 좋지 않고 내가 무엇을 했는지,  시간을 했는지도 모르게 집중을  날은 몸도 마음도 가볍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하는 것이  이상 예전만큼 중요하지는 않지만 내가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 위안이 아닌 스스로를 향한 칭찬과 격려가 된다. 보이지 않는 것을  정성들여, 남들은 신경 쓰지 않는 것까지 열심히, 놓치는 것은  세심히, 포기하는 것은  충실히. 작고 사소한 것에도 마음과 진심을 담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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