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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는다면, 내 브런치 글은 어떻게 될까?

삭제할까, 남겨둘까? 디지털 유산에 대하여

by 퉁퉁코딩

[무엇을 이야기하나요?]

1. 디지털 유산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남기는 사진, 글, 결제 내역, 심지어 건강 기록까지도 모두 자산이 됩니다. 사망 후에도 그대로 남아 가족에게는 추억이 되기도, 갈등의 씨앗이 되기도 하지요.

2. 디지털 유산에서 생기는 고민들

유명인의 SNS 계정이 추모 공간이 되거나, 가족이 고인의 이메일을 열지 못해 겪는 문제처럼 디지털 유산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겪는 현실적인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각국의 법과 기업 정책도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3. 지킬 것인가, 지워질 것인가

디지털 흔적을 소중한 기억으로 지켜야 할지, 고인의 사생활과 잊혀질 권리를 존중해야 할지는 여전히 남겨진 이들의 고민입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1. 디지털 유산이 무엇이고 어떤 종류가 있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2. 실제 사례와 나라별·기업별 대응을 쉽게 따라갈 수 있습니다.

3. 나와 가족의 디지털 유산을 어떻게 준비할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됩니다.


결혼한 지 1,000일째

아내와 결혼한 지 1,000일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함께 그림을 그리고, 집에서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먹으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제가 아내 몰래 준비한 것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이름하여 '결혼고사'. 결혼생활과 관련된 여러 질문을 수능 문제 형식으로 풀어보고, 서로의 답을 비교해 보는 작은 이벤트였죠. 결혼 준비부터 갈등 해결, 육아까지. 다양한 주제로 서로의 속마음을 확인하며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수많은 질문들 가운데 유독 제 마음에 오래 남은 게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세상을 떠난 후 유산 분배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였습니다.


아내와는 물질적인 재산에 대한 얘기만 주고받았지만, 잠자리에 들 무렵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그렇다면 나의 '디지털 유산'은 어떻게 될까?


지금 이 순간, 제가 브런치에 남기고 있는 글들은 제 소중한 자산입니다. 하지만 제가 세상을 떠난 뒤, 이 글들의 소유권은 누구에게 넘어가는 걸까요. 제 가족이 원한다면 글을 비공개로 전환하거나, 댓글을 삭제할 수 있을까요.


브런치를 운영하는 카카오의 개인정보 처리방침에는 '고인의 프라이버시 보호' 항목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카카오만의 사례가 아니라 최근 여러 IT 기업들이 개인정보 정책에 디지털 유산 처리 규정을 추가하며, 이 문제는 점점 더 중요한 논의 주제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https://privacy.kakao.com/policy?lang=ko#degitalHeritage



물리적 자산 vs 디지털 자산

여러분은 오늘 어떤 하루를 보내며, 그 속에서 어떤 흔적을 남기셨나요? 즐거운 휴일을 보낸 한 사람의 하루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며 침실 벽에 걸린 가장 좋아하는 그림을 바라본 그는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차에 올라 지문으로 시동을 걸고, 실시간 위치 정보를 공유하며 카페로 향했죠.


카페에 도착하자 스마트폰으로 결제했고, 그 내역은 곧바로 디지털 금융 기록으로 남았습니다. 친구들과의 시간을 사진으로 담아 인스타그램에 올리자 수많은 좋아요와 댓글이 쌓였고, 사진은 자동으로 클라우드에도 저장되었습니다.


오후에는 집에서 온라인 쇼핑을 했고, 저녁에는 넷플릭스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그의 쇼핑 기록과 시청 데이터는 서비스 개선을 위해 수집되었습니다.


이 사람이 하루 동안 남긴 흔적은 크게 물리적 자산과 디지털 자산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자는 그림, 자동차, 집과 같은 눈에 보이는 것들이고, 후자는 지문 정보, 위치 정보, 결제 내역, SNS와 클라우드에 남은 사진, 쇼핑 기록, 시청 데이터 등이 포함됩니다.


이처럼 우리는 매일 디지털 세계 속에서 수많은 흔적을 남기며 살아갑니다. 그 흔적들은 우리의 이야기와 기억을 이어주는 중요한 자산이 되며, 사후에도 남아 디지털 유산으로 불리게 됩니다.



디지털 유산이란?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합의된 명확한 정의는 없습니다. 학계, 법조계, IT 업계가 각자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을 뿐입니다.

1. 학문적 관점: 사망자가 생전에 남긴 온라인 기록과 계정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이해. 연구자마다 용어와 범위는 조금씩 다름.

2. 법적 관점: 상속 가능한 자산과 단순 기록을 구분하려는 시도가 이어짐. 암호화폐나 게임 아이템, 포인트처럼 금전적 가치가 있는 것은 상속 가능성이 있음. 이메일이나 SNS 계정은 개인정보 보호와 약관 문제로 여전히 불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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