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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춘 Sep 25. 2024

출근 전 억지로 마음먹기

출근하기 전에 잠깐 시간이 있다. 마음을 세팅해 보자(실제로 지금 출근 전이다). 기왕이면 긍정적인 에너지와 자신감 그리고 약간의 기분 좋음을 양념처럼 뿌려본다.


내 주문은 이렇다.


자 오늘도 선물 받은 하루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정말 기적 같은 것이다. 어제 내가 죽을 수도 있었는데 운 좋게 살아서 오늘 또다시 움직인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이 역시 즐거운 일이다. 산속에 혼자 살거나 외톨이가 될 수도 있는 일인데 젊은 사람 나이 많은 사람 남자 사람 여자 사람을 만나서 짧지만 그래도 한 마디씩 걸치고 회의도 하고 나를 알리고 보여주며 관계를 맺는다. 당연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그렇게 당연하지도 않은 사람들과의 만남. 이 역시 행운이다. 때론 내 정신을 탁하게 하는 에피소드도 생길 것이다. 하지만 곧 괜찮아진다. 시간은 물과 같아서 나를 깨끗하게 해주기도 한다. Anyway 오늘 하루 일상을 보내고 밤이 되면 잠이 들 것이며 그러고 나면 또 다른 선물 같은 하루가 찾아온다.


이것은 마치 내 지갑에 항상 이천사백만 원씩(24시간이니까) 현금이 생기는 것과 같다. 충전은 되지만 남길 수 없는 현금 이천사백만 원. 오늘 하루 동안 모조리 다 써야 한다. 혹은 현금이 아닌 다른 것과 바꾼다. 실력, 관계, 통찰, 영감으로 환원하여 다음날이 되어도 계속 간직할 수 있는 걸 만든다. 뜻하지 않은 낭비가 발생할 수 있는데 상관없다. 다음날 바로 또 이천사백만 원이 내 지갑에 충전이 되니까.


시간은 매일 충전된다. 어제 시간을 되새김하느라 오늘을 망칠 순 없다. 버려진 것은 버려진 대로 그대로 두고 나는 오직 오늘 사용할 시간에 집중한다.


자, 감사하는 마음 세팅은 이 정도면 됐고 다음은 긍정적인 에너지와 자신감.


나는 실력이 있다. 비밀이지만 사실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다만 마음먹지 않아서 그렇지. 좋다 마음을 한번 먹어보겠다. 내가 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내 숨겨진 재능을 발휘할 대상을 탐색 중이다. 혹은 어쩌면 이미 진행 중이다. 나는 할 수 있다. 뭐든 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마음까지 먹었다. 세상에 경쟁자들이 많고 나보다 실력 있는 사람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이름을 떨치고 성공한다. 운 때문이다. 운을 이길 순 없다. 그 운이 언젠가 나에게도 한번 스치는 날이 올 것이다.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잠자코 묵묵히 내 실력을 키우며 기다리는 것뿐. 기왕 기다리는 거 즐겁게 오늘 하루씩 만족하면 된다.


다음은 건강.


나는 건강하다. 구석구석 살펴보면 그렇지 않은 곳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그렇다. 건강한 것을 전이시켜 건강하지 않은 부분도 점차 나아지리라 생각한다. 숨 쉬고 걸으며 만지고 먹는다. 이만하면 더 바랄 것 없이 건강하다. 행운이다. 예전에 허리 디스크로 며칠 침대에 누워만 있어 봤는데 너무 불편했다. 그냥 걸을 수만 있다면 밖에 나갈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고 생각했다. 곧 나는 다시 걷게 되었고 평소의 모습을 찾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누워있을 때의 간절함은 금방 사라졌다. 사람이 그렇지.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과 같다. 하지만 나는 지금 알고 있다. 이렇게 건강한 것이 얼마나 행운이고 행복한 것인지. 나는 건강하고 앞으로도 계속 건강할 것이다. 그러니 기왕이면 좋은 것을 먹고 나쁜 건 가끔 하며 몸을 소중하게 해야겠다. 지금의 이 건강한 신체를 잘 보존하기 위해 의식하며 행동해야겠다. 그리고 건강함에 감사하며 항상 기쁨 마음을 가져야겠다.


이 정도 썼으면 됐다. 여기서 더 나가면 출근 못 한다.


오늘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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