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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해준 Mar 06. 2024

소리와 음악의 신비 2 - 하즈랏 이나야트 칸

심상화의 원리가 자세히 설명된 책

생각과 감정의 진동은 표면에 나타나는 데 필요한 모든 수단을 스스로 창조하고 활동하고 준비한다. 예를 들어, 집에서 생선 요리를 먹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가 생선 요리를 해 달라고 말하는 대신에 그 요리를 강렬히 생각한다면, 그의 생각-파동-은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의 정신적 귀에 그의 욕망을 전달하며 심지어 생선 장수를 집으로 이끌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현인들의 생각은 마음의 힘과 능력과 순수함에 따라서 자신의 운명을 이룬다. 바위 하나를 폭파하려면 어느 정도의 다이너마이트가 필요하고 산을 뚫고 터널을 내려면 엄청난 양의 다이너마이트가 필요하듯이, 결과를 이끌어 내려면 어느 정도의 생각의 힘이 필요하다. - 202


주말에 D피자에서 온라인 회원들에게 방문 포장 50% 할인 쿠폰을 쐈다고 한다. 그래서 피자를 맛있게 먹었다는 글들이 카페에 즐비했다. 나도 급 피자가 당겼다. 하지만 피자집이 집에서 멀어 방문하기엔... 입맛만 다시고 있었는데... 친구를 만나고 온 가족이 내민 건, 무려 '네 가지 맛이 한 판에 들어가 있는 블록버스터 피자' 쿠폰이었다! 여기에 3천 원만 내면 집까지 배달이었다. 여태껏 많은 쿠폰을 받아봤지만, 피자 선물은 처음이었다. 피자를 먹고픈 나의 강렬한 마음이 끌어당긴 게 아닐까? 먹고 싶은 건 다른 것에 비해 심상화가 잘 되는데, 그보다 크고 비싼 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다. 끌어오는 데 꾸준한 마음의 힘이 필요한 것 같다. 저 위에서 말한, 다이너마이트의 양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생각을 유지하는 시간의 길이는 그 성취와 많은 관련이 있다. 왜냐하면 어떠한 결과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생각-진동이 일정한 시간 동안 활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빵을 굽는 데도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너무 일찍 서두르면 빵이 익지 않을 것이며, 너무 오래 열을 가하면 타 버릴 것이다. 마음의 진동을 일으키는 사람이 참을성이 없고 서두르기만 한다면 생각의 힘은 쓸데없이 낭비될 것이다. 설사 목적한 바에 반쯤 도달했거나 거의 성공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또한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 생각의 힘을 너무 많이 사용한다면, 그 일은 준비되는 과정에서 망쳐지게 될 것이다. - 202


이것은 미묘한 것에 관한 것이다. 과하거나 모자란 것, 둘 다 실패다. 그 중용, 적당함은 나 자신만이 알 수 있다. 어떤 것을 이루려고 과도하게 집착하거나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것도 안 되고, 너무 무관심해서 신경을 아예 쓰지 않아도 안 된다. 관심이 있고 바람이 있되, 서두르지 않고 집착하지도 않아야 한다. 여태껏 시크릿이니 비주얼라이제이션(visualization)이니 해서 나의 바람을 이뤄보려고 수없이 해 봤지만, 나의 마음 다스리기가 잘 안 되어 초장에 타 버리거나 중도에 포기했던 적이 많았다. 빵이 익을 정도의 열을 일정한 시간에, 과하지도 적지도,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가해야 하는 것이 핵심이다. 부처님이 얘기하신, '줄을 너무 세게 당기지도, 느슨하게 해서도 안 된다'는 중도가 마음의 힘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 대해 가혹하게 혹은 다정하게 생각하거나 말하거나 느낄 때, 그것은 진동의 힘에 의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그 사람의 영에 도달한다. 우리가 누군가를 싫어할 때는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그것을 감출 수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 감정의 진동은 그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갈 것이고, 그는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우리가 싫어한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사랑과 즐거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아무리 말이나 행동으로 나타내지 않고 숨기려 해도 숨길 수가 없다. "벽에도 귀가 있다."는 속담은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이 말을 생각의 진동들이 벽에도 스며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 204


'사랑과 기침은 숨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누군가를 사랑하면 티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 이는 미움에도 마찬가지다. 비단 눈앞에 마주친 사람에게만이 아니라, 멀리 떨어진 사람에게까지 무의식적으로 전해진다. 생각은 진동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누군가에 대해 갖는 마음은 조심스레 다스릴 필요가 있다. 내가 적대적으로 생각하면 그쪽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고, 나에게 적이 많아질수록 좋은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함부로 대하고 상처 준 사람일지라도 내 쪽에서 다정하게 생각하고 떠올리면, 그쪽에서도 심경의 변화가 일어난다고 한다. 물론 이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나와 가족을 힘들게 한 사람들을 좋게 생각하기는 정말 힘들지만, 최소한 미움과 증오의 마음만은 갖지 않기를 기도한다.






때때로 단절된 음 사이의 음정은 협화음을 이루는 중간 음으로 채워질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아내와 남편의 불협화음은 아이의 연결에 의해 없어지고, 형제자매 간의 불협화음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중재에 의해 제기된다. 이런 식으로 두 사람이 아무리 조화롭지 못해도 중재하는 연결에 의해 협화음이 이루어지면 조화롭게 된다. 어리석은 사람은 경직된 음이지만, 지성적인 사람은 유연한 음이다. 전자는 자신의 생각, 좋아함, 싫어함, 확신들, 옳고 그름을 고수하지만, 후자는 상황에 따라 그것들의 음조와 음역을 반음 올리거나 내림으로써 다른 사람과 조화를 이룬다. 으뜸음은 항상 다른 음들과 조화를 이룬다. 왜냐하면 음계의 모든 음은 으뜸음 안에 있기 때문이다. - 219




두 사람의 관계에 갈등이나 불협화음이 생길 때, 중재자가 개입됨으로써 해결되는 경우가 있다. 가족 간, 친구 간, 거래 관계에서도 그렇다. 중재자의 연결에 의해 조화롭게 되는 경우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의 좋고 싫음, 옳고 그름의 주장이 강하여 경직되고, 사람들과 불협화음을 낸다. 지성적이고 유연한 사람은 어떤 경우나 어떤 사람과 있어서도 화합한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 현명한 사람, 어리석은 사람 그 어떤 사람과도 조화를 이룬다. 노장 사상에서 말하는 흐르는 물과 같은 사람이고, 하즈랏 이나야트 칸이 말하는 수피(Sufi)이다.


모든 마을에는 나름의 특정한 음성이 있다. 말하자면, 마을들은 그곳에 누가 살았고, 어떻게 살았으며, 그들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큰 소리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성숙 수준을 말해 주고, 그들의 행동들을 말해 주며, 그들의 행위들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를 들려준다. 사람들은 흉가의 진동을 감지한다. 왜냐하면 그곳의 분위기가 활동하므로 분명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자신의 음성을 갖지 않은 집이나 장소는 없다. 그 음성은 그곳에 새겨져 왔고, 그리하여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그곳에 주어진 것이 기록되었다. - 268


모든 장소는 자신만의 음성을 지니고 있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분위기, 진동을 풍기고 있다. 얼마 전에 어떤 집을 보러 간 적이 있었다. 들어가자마자 느껴지는 어둡고 스산한 기운, 몇 년 간 비가 들이친 듯 습기에 부패해 가는 베란다의 문지방, 무엇보다도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 방들에 아무렇게나 내팽개쳐져 있는 짐들, 주방의 큰 대걸레 아래 네모나게 패인 흉한 상처 같은 흔적...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었다. 나는 다시는 그 집을 떠올리기 싫었다. 그리고 며칠 뒤 우연히 들은 충격적인 얘기. 그곳은 혼자 사는 남자의 집이 아니라, 우울증에 걸려 약을 복용하던 아내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여 남편 혼자 남겨진 집이었던 것이다. 그 흉측하고 음산한 느낌을 그 집은 숨김없이 내뿜고 있었다. 그 베란다, 부엌, 방들은 서글프고 우울했던 생의 느낌들을 그대로 발산하고 있었던 것이다. 더욱 놀라웠던 건, 그날 리스트에 올랐던 집들 중 두 곳이나 그런 사연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시중가격에 비해 급매가로 나왔지만 내가 가보지 않은 집은, 전 가족이 그렇게 생을 끝맺은 집이라고 중개업자가 귀띔해 주었다. 내 집과 몇 백 미터 거리에서 그렇게 슬프게, 아무도 모르게 생을 마감하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에 나는 그날밤 잠이 오질 않았다.




질문 - 장소나 존재들에 붙어 있는 나쁜 영향들이 제거되고 좋게 바뀔 수 있을까요?

대답 - 물론이다. 어떠한 사물이나 존재이건 깊은 곳에는 선함이 있기 때문이다.

질문 - 사물의 영향력을 바꾸는 힘이 사람에게 있습니까?

대답 -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가얀(Gayan)'의 다음 첫 네 구절에 나와 있다.


'사람 안에서 신의 이미지를 발견한다면,

사람 안에서 하늘과 땅을 찾을 수 있다면,

사람 안에 없는 것이 이 세상 어디에 있을까?

사람을 탐구한다면, 그 안에 수많은 것이 있다."


그렇다면 어떤 장소나 물건의 좋지 않은 기운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을까? 나쁜 기운을 좋게 바꿀 순 없는 걸까? 대답은 다행히도, '그렇다'이다. 그 영향력을 바꾸는 힘은 '인간'에게 있다. 완전무결한 신은 사람 안에 있다. 우리의 마음으로 흉측하고, 서글프고, 아픈 것들도 바꿀 수 있다. 이 글의 앞 장 1편에서 얘기한 신적인 것들이 그것을 치유할 수 있는 힘이다.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사랑, 뭇 생명에 대한 진심 어린 연민, 신(God)에 대한 추구. 그 조화로움, 축복, 선한 것의 중심, 감사함이 커질 때, 어둠과 슬픔을 이길 수 있다. 느낌이 좋지 않은 장소나 물건은 피하는 편이지만, 어떤 이유에서 그것들과 함께 해야 한다면 나는 신께 기도를 할 것이다. 슬픔과 고통에 허우적거리는 이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그들을 평화로 이끌어 달라고. 부디 우리를 어둠과 악에서 구하시고 빛으로 인도해 달라고...



3편에서 이어집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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