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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천권 Sep 08. 2023

커피와 바리스타

첫인상

몇 년만에 한국에 와서 카페 투어를 하는 중이다. 내가 살고 있는 캐나다에서는 좋은 카페를 만나는게 어렵다. 그래서 이번 한국 방문 때 많은 카페를 방문하려고 단단히 준비를 하고 왔다. 한국의 카페를 들어가면 첫 느낌이라는 걸 느끼게 된다. 그 느낌이 어떠냐가 그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의 전체 맛을 결정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카페의 첫 느낌이 영향을 많이 준다. 첫 느낌이 그 카페에서 제공되는 커피 한 잔의맛의 방향성에 영향을 주게 된다. 커피를 마시고, 카페의 느낌을 느끼면서 긍정적인 마음과 부정적인 마음이 공존한다. 가끔은 깜짝 놀라게 하는 커피 맛도 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질문을 하게도 된다.


지금 이 글을 적고 있는 카페는 한국에 와서 세 번째 카페인데 에스프레소가 묽다는 느낌을 처음으로 느꼈다. 약배전 커피라서 이런 느낌이 드나? 하는 약간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한다.  주문 때  바리스타 분에게 물어본 바로는 블랜딩 커피라는데. 암튼 약간 약배전인가 하는 물음을 남겨 두고 계속 끝까지 마셔보자.


오늘 방문한 첫 번째와 두 번째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때는  ‘아 좋다!’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세 번째 이 카페는 불만족이 올라온다. 한국 카페 투어에서 처음 갖는 부정적인 느낌이다. 바리스타의 응대 모습도 뭔가 지쳐 보인다. 안쓰럽다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지친 모습을 대하면서 다음에 이 카페를 오고 싶은 마음은 이미 사라졌다. 이렇게 응대를 받아보니까 왜 에너지 넘치는 응대가 중요한지 알듯 하다. 카페 입구를 들어서면서 만나는 바리스타의 응대가 그 카페의 커피 맛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반대로 바리스타도 사람인데 맨날 웃을 수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 보지만, 적어도 서비스를 하는 사람이라면, 손님의 걱정과 염려가 내려놓아지도록 할 수 있는 바리스타가 좋은 바리스타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 ’ 커피 한 잔 할까요?‘를 아주 재밌게 봤다. 쥔장이 손님과 직원을 대하는 장면들을 보며 가슴이 따뜻해졌었다. 너무 짧게 끝나서 많이 아쉬운 드라마였다. 내가 좋아하는 주제로 드라마를 보니까 훨씬 재미를 느낀 것 같다. 아는 만큼 보여서 그렇기도 한 것 같다.


카페에 방문한 손님에게 평안함과 쉴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주는 바리스타! 너무 이상적인 생각인가? 커피 팔아서 하루하루 카페 유지도 힘든데 손님의 마음의 여유까지 생각한다는 건 어쩌면 사치일까? 그리고 진상 손님은 어쩌고…


커피를 만들어서 파는 사람과 서비스하는 사람

커피를 아주 기능적으로 잘 만드는 사람과 그렇게 잘 만들어진 커피와 더불어 손님의 맘까지 만족시켜주는 바리스타의 기술이 합쳐질 때 비로소 온전한 커피 서비스가 되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커피에 대한 지식과 정보와 기술이 만들어졌다면, 그다음엔 사람 공부를 하고 심리학을 읽고 깊이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는 바리스타는 어떨까? 안다 비현실적이라는 걸 그렇지만 꿈도 못 꿀건 아니지 않은가? 커피 한 잔을 만들어서 파는 사람과 서비스를 하는 사람이 구분이 되는 하루다. 내가 비상업적으로 커피를 만들지만 서비스를 하는 자리에 서서 늘 초심을 잃지 않는 사람으로 살아야겠다.


커피를 마시러 오는 사람은 시간대 별로 다양하다. 좋은 향과 맛에 취하기 위해 오지만, 한가한 시간에 여유를 즐기게 위해 오는 사람도 있고, 무거운 삶의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잠시 나의 짐을 때어 놓고 싶어서 오는 사람도 있다.


오늘 이 카페는 음악이 참 좋다 평안하고 좋다.


한국은 오랜만이지...

에스프레소 두 잔을 물과 마셨더니 배가 부르다. 커피콩도 샀다. 이렇게 모아서 식구들 모이면 드립 해서 같이 맛봐야지. 아 다를 얼마나 맛있다고 좋아할까 생각하니 기분이 벌써 좋다.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감사하다. 시차 적응하느라 그냥 집에 있었으면 이렇 좋은 경험을 못 가질 뻔했네.


한국 방문 둘째 날 커피 투어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찾아서 계속 가 보자


내가 만드는 커피에서 싫어하는 맛들 만 제거해도 지금보단 더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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