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옴느 Nov 06. 2023

어차피 정답은 없어. 나만의 중심 잡기.

기획이 빙빙 돌고 있을 때, 그 원인은 '중심의 부재'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던 시점, 한동안 빙빙 돌고 있는 느낌에 힘들 때가 있었다.

팀원과 기획의 합의를 보고 진행하면, 그다음 또 다른 피드백에 다시 원점.


수정과 진행, 다시 수정, 그리고 원점..


반복되는 프로세스에 지쳤다가, 문득 이렇게 흔들리는 이유는 나의 중심의 부재에 있음을 깨달았다.



.

기획자로 여러 프로젝트를 하며 팀원에게 가장 많이 받은 피드백은,

"옴느는 중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이끌어요."

"누군가 저 먼 산으로 가려고 할 때, 다시 중심으로 데려와주죠."

였다.


피드백을 수용하되, 중심은 잃지 않는 것.


그것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그 중심이 스스로 설득이 된다면.



.

문제는 이것이다.

스스로 설득이 되는 '중심'을 스스로 세울 자신감이 없다.

눈은 높은데, 직접 그만큼 세울 능력이 없다고 미리 생각하는 걸까.


운이 좋아, 좋은 기획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졌다.

함께한 동료 중에, 기획의 중심, 스토리라인을 참 잘 구성하는 친구 덕분이다.


함께이기에 든든했고, 그래서 혼자 남겨졌을 때 위태로웠다.


맡은 프로젝트의 팀원들의 몫은 중심을 세우는 것이 아니었다. 살을 붙여주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었다.

나보다 경력 있는 팀원들의 모든 피드백에 납득이 갔고, 어떤 의견을 쳐내야 할지 감이 안 잡혔다.


결국 본인의 중심이 없었기 때문에..



.

하지만, 결국 기획에서 정답은 없다.

정답이 없기 때문에 유독 더 어렵지만, 그렇기 때문에 내가 세울 수 있다.

어떤 게 더 좋은 시장 반응을 일으킬지, 더 옳은 가설일지는 확률게임.

확률이 높은 기획을 잡는 것이, 기획자의 실력.


경력이 짧아 그 확률은 아직 낮을 수 있다.

하지만 이 프로덕트에 가장 많은 고민을 하는 것은 나다.

중심을 세우는 것은, PO이자 기획자인 나의 몫이다.


적어도 이때 리서치 결과 기반으로 중심을 잡고,

중심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 전체 공유를 한 뒤로는 프로젝트가 큰 도돌임표 없이 잘 진행되었다.


시장 반응이 예상보다 안 좋을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평가받을 수 있는 하나의 결과물은 만들어졌다.


기획자로서, 이 역시 큰 성과이다.

무에서 유를 만든 것.



.

자신감이 없다고 회피하면 안 됨을 느끼는 요즘.


기획의 확률을 높이려면 결국 공부와 경험만이 답이다.

다른 지름길은 없는 것 같다.


사실 사용자를 고려한 기획의 뼈대를 잡는 것에 강점이 없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결국 기획자에게 가장 필요한, 피할 수 없는 역량 중 하나이다.

기획자로 성장하려면 키워야 한다.


강점은 안되더라도 약점이 되지 않게,

많이 부딪혀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방어적이지 않은 기획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