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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옴느 Oct 30. 2023

방어적이지 않은 기획자

‘구현 불가한 건 없습니다’ 마인드 갖기


대학시절 심화전공은 ‘디지털미디어’였다.

생소할 수 있다.

당시에는 ‘융합’이 중요했던 터라, 그 융합을 위해 통합된 신설 학과였다.

컴퓨터학과(공학)와 콘텐츠미디어학과(미술)가 융합되었고, 나의 전공은 ‘공대’로 찍혔다.


스스로 IT 기획에 관심이 생겨 그 부분을 깊이 팠지만, 보다 유망 있는 쪽은 개발이라 생각한 많은 동기들은 개발자 트랙을 선택했다.

이에 대학시절의 초보 기획자로서의 나는, 마찬가지로 초보 개발자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이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하며 가장 많이 들은 말,

“그 기능은 구현 못 해..”.

이따금씩 ”걱정 마! 할 수 있어! “가 들려도,

결국 구현하지 못하고 점수가 깎였다.


그래서 졸업하는 시점, 나는 어느새 Ideation 과정에서부터

“어.. 그건 구현 어려워서 넣기 힘들 것 같아요”

말하는 기획자가 되었다.



.

첫 정규직 직장에서 만난 개발자 팀원은 베트남 분들이었다.


(우선 영어 발음이 서로 매우 달라서 소통이 매우 힘들었다.. 꽤 영어에 자신 있는 편이었는데도.. 다행히 지금은 80% 바로 이해한다!)


완벽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하셨던 건지, 열정 있고 실력 많은 분이셔서 그런 건지,

“이 기능 구현 가능할까요?”하는 질문에 돌아오는 그의 대답은 언제나 “Yes”였다.


그래서 상사님과 나 사이에서는 그를 예스맨이라고 불렀다.


그의 대답은 늘 불안을 안겨주었다.

’ 이해하지 못했는데 그냥 다 알겠다고 하는 거 아니야..?‘


하지만 2년 동안 협업한 지금, 그의 대답은 늘 결과로 증명했다.

조금 우회하는 방법이어도, 불가능은 없었다.



.

덕분에 나의 방어기제는 2년 동안 어느새 많이 허물어지게 됐다.


더 이상 Ideation 미팅에서 나오는 통통 튀는 의견에 부정적인 답변을 달지 않는다.

(그래도 여전히 아직은 너무 먼 미래 같은 의견에 아득해지고는 한다..)


이제는 통통 튀는 아이디어를 어떤 방법으로 구현할 수 있을지, 개발자와 논의한다.

그들과 함께 솔루션에 대해 깊이 고민한다.


‘방어적 태도’가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기획자의 몫도 아니다.

아이디어 단계서부터 차단할 필요는 없다.


초반부터 방어적이지 않는 것이,

기획자의 성장에도, 프로덕트의 성공에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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