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떤 곳을 애정하나요?

by 강화유니버스

2024년에 진행한 잠시섬 연대기를 공유합니다. 이야기는 2013년 협동조합 청풍의 시작에서 출발해, 2024년까지 이어집니다. 이 기록은 2015년부터 꾸준히 잠시섬을 찾아온 강화유니버스의 친구, 새보미야와 함께 써 내려갔습니다.




프롤로그를 포함해 지난 11주 동안 천천히 훑어온 잠시섬 이야기, 어떻게 읽으셨나요? 여러분이 잠시섬에 조금 더 애정을 갖게 되었다면 기쁘겠습니다.


2024년의 끄트머리인 요즘, 잠시섬은 14기를 맞이할 준비에 한창이에요. 아삭아삭순무민박를 재정비하고, 새로운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어요. 잠시섬은 그동안 지금처럼, 차근차근 성장해 왔습니다. 유료화 이후 1기부터 13기까지 총 2,156명이 잠시섬을 다녀갔고, 50여개의 강화유니버스 커뮤니티 프로그램에 1020명이 참가했죠. 물론 단순히 방문자 수나 수익의 증가만으로 잠시섬을 설명할 수 있는 건 아니겠죠.


회고 시간 덕분에, 하루를 안온하게 보낸 것만으로도 내 하루가 10점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시간의 쓸모를 고민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할 때의 행복함도 배웠고요. 강화에서 마음을 잘 비운 덕분에, 의욕 넘치는 일상을 보낼 수 있게 되었어요. 다음에 친구들 데리고 또 가고 싶어요. - 징갱71, 2024년의 잠시섬 리뷰 중


가장 눈여겨보고 싶은 지표는, 지인의 추천으로 잠시섬에 방문한 사람이 40%, 또다시 잠시섬을 찾은 재방문 여행자는 20%로 집계되었다는 부분입니다. 잠시섬은 앞선 여행자들이 쌓아온 애정으로 말미암아, 다음 여행자들에게 열려 있는 곳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아삭아삭순무민박에 가면, 방명록을 읽어 보며 잠시섬을 시작하곤 합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 몇 줄을 덧붙여두고요. 내일의 잠시섬은 어떤 모습일까요?


새로운 2025년을 앞둔 지금, 협동조합 청풍이 생각하는 잠시섬의 미래는 다음 두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온라인 커뮤니티 구축입니다.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 잠시섬을 사랑하는 관계인구들이 언제든 접속 가능한 장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인데요. 이는 협동조합 청풍이 예전부터 꿈꿔온 숙원 사업이기도 했어요. 이 과정에서 일목요연하게 데이터베이스화 된 잠시섬을 마주할 수 있겠죠. 어쩌면 게임 같은 느낌일 수도 있겠고요.


둘째로, 잠시섬을 더욱 확장해 나가고자 합니다.

올해 잠시섬에는 다양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여행자들이 주체적으로 참가하는 영역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한편으로는 다양한 기업·단체와 B2B를 시도하기도 했어요. 내년에도, 앞으로도, 잠시섬의 영역은 더욱더 넓어질 거예요.


결국 협동조합 청풍은, 어떤 물리적 공간에 국한되지 않은 잠시섬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역을 애정하고, 장소가 주는 에너지를 믿지만, 동시에 잠시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들,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 있는 무언가임을 알고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강화뿐만이 아니라, 다른 어느 곳이라도 잠시섬이 될 수 있겠죠.


그 외양을 굳이 자본주의적인 관점으로 설명하자면, 장차 잠시섬이라는 브랜드는 프랜차이즈 체인화가 될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음,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적절하지 않은 표현 같습니다. 대신, 연대기를 정리한 사람의 권한으로, 제가 상상하는 내일의 잠시섬을 이야기하며 잠시섬 연대기를 마무리하고 싶어요.


저는 포르투갈 나자레 잠시섬의 크루가 될 겁니다. 파도를 사랑하는 사람들,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수프를 해 먹고 나지막하게 회고를 나눌 거예요. 낯선 여행지에서의 발견만큼이나, 소소하게 마주하는 일상이 가득하겠죠. 서로를 따뜻하게 환대하는 분위기도요. 그곳 역시, 잠시 일상을 멈추고 머무르며 스스로와 동네를 탐색해볼 수 있는 잠시섬일 테니까요.


여러분이 꿈꾸는 잠시섬은 어떤 모습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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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새보미야 (2015년부터 꾸준히 잠시섬을 찾는, 강화유니버스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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