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시공간에 대한 생각

by 신윤수

낼모레가 추분이다. 밤낮의 길이가 같다던가

가을 해 뜨는 걸 상상하면서 시간과 공간을 생각했다

태양 빛이 지구까지 오는데 8분이 걸린다

빛은 1초에 30만 킬로미터를 헤엄쳐 온다

밤에 보는 별빛은 수십, 수백년, 수억년 전에 출발한 거니까

아득한 시공간의 자취다

보이는 건 모두 과거 아닌가

따지고 보면

둘러싼 모든 건 과거

사랑하는 사람을 본 것도 그 순간이 지나면 과거

과거(過去)는 글자 그대로 지난 때다

미래가 있다는데

글자를 보면 미래(未來)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미래라는 게 오기는 오나


나는 지금 언제 어디에 사나

현재 여기는 당장인데

시공간은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시간과 공간이 이어지고 팽창하며 그저 가는가

순간이나 영원은 무엇인가


넷플릭스에서 2001년 911테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았다

뉴욕 World Trade Center 쌍둥이 빌딩은 1987년쯤인가 직접 들어간 적도 있어 기억에 새로웠다

이 건물에 비행기들이 충돌하는 현장이 필름으로 생생했다

지금 보아도 슬프고 아픈 무언가 큰일이 났는데

오사마 빈 라덴, 알 카에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지난 것은 무엇인가

무엇이 어디에 어떻게 있나


칼 세이건『코스모스』를 펼치고, 올 가을에 새로 읽자! 고 다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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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Cosmos는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으며 미래에도 있을 그 모든 것이다. 코스모스를 정관(靜觀)하노라면 깊은 울림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 나는 그때마다 등골이 오싹해지고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며 아득히 높은 데서 어렴풋한 기억의 심연으로 떨어지는 듯한, 아주 묘한 느낌에 사로잡히고는 한다. 코스모스를 정관한다는 것이 미지(未知) 중 미지의 세계와 마주함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울림, 그 느낌, 그 감정이야말로 인간이라면 그 누구나 하게 되는 당연한 반응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 『코스모스』에서


다시 이 빛나는 점을 보라. 그것은 바로 여기, 우리 집, 우리 자신인 것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 아는 사람, 소문으로 들었던 사람, 그 모든 사람은 그 위에 있거나 또는 있었던 것이다. 우리의 기쁨과 슬픔, 숭상되는 수천의 종교, 이데올로기, 경제이론, 사냥꾼과 약탈자, 영웅과 겁쟁이,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민, 서로 사랑하는 남녀, 어머니와 아버지, 앞날이 촉망되는 아이들, 발명가와 개척자, 윤리 도덕의 교사들, 부패한 정치가들, 슈퍼스타, 초인적 지도자, 성자와 죄인 등 인류의 역사에서 그 모든 것의 총합이 여기에, 이 햇빛 속에 떠도는 먼지와 같은 작은 천체에서 살았던 것이다. - 『창백한 푸른 점』에서


그들은 하늘에 난 둥그런 구멍에 이르렀다.…불처럼 빛을 내는 까마귀가 이것은 별이라고 말했다. -에스키모의 창조 신화


나는 페르시아의 왕이 되느니, 차라리 인과율 하나를 터득하는 쪽을 택하겠소이다.

- 아브데라의 데모크리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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