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소추를 받고 수사를 당하는 처지에서 정작 송달도 받지 않고서는 뭐라고 말한다. 수사보다 탄핵심판절차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올해의 사자성어로 도량발호(跳梁跋扈)가 있었고, 이에 대한 다음번 사자성어로 후안무치(厚顔無恥)가 있었다. 두 가지 다 현재 상황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헌정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전국 대학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 '도량발호(跳梁跋扈)'가 한국의 사회상을 고스란히 반영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도량발호는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뛴다는 의미로 정치권에 대한 비판이 담겨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진 현 상황을 꼬집기에 적절한 사자성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못 미치지만 후안무치(厚顔無恥)도 제기됐다고 한다. 낯짝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이다. 현재의 상황을 이야기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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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측 "尹, 대통령 신분…수사보다 탄핵심판 절차 우선돼야“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전재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수사 변호인단·탄핵심판 대리인단 구성에 관여하는 석동현 변호사는 23일 "대통령은 수사보다 탄핵심판 절차가 우선돼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석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전 대통령도 탄핵 심판 절차가 먼저 이뤄지고, 대통령 신분을 상실한 상태에서 수사가 진행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 대통령은 권한이 일시 정지됐을 뿐, 엄연히 대통령 신분"이라며 "어떤 수사든 그 (수사기관) 앞에 가서 대통령이 응답해야 하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 신분을 유지한 상태에서 수사기관에 출석해 피의자 조사받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석 변호사는 "비상계엄을 수사하려면 대통령이 그런 결정을 하게 된 국정 난맥 상황 전반을 다 얘기해야 한다"며 "과연 수사기관이 과연 그런 준비가 돼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사기관에서 피조사자는 의견을 말할 수 없을 수도 있다"며 "주된 공론화의 무대는 결국 헌법재판관 참여하에 진행되는 공개된 탄핵 법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대국민 담화에서 수사와 탄핵에 당당히 맞서겠다고 하지만, 계엄 선포 후 20일이 지난 지금까지 수사 변호인단과 탄핵심판 대리인단 구성을 마무리하지 않은 상태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이 변호인단 선임을 미루며 의도적으로 '시간 끌기'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석 변호사는 이에 대해 "너무 성급한 지적"이라며 "탄핵심판 절차에 충실히 임하려면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trau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