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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현 Mar 29. 2024

수학

셈하고 정리하는

모든 전개 과정이

사랑이라면


두 선, 두 변 사이로

그 모습이 근사하여

서로가 닮아가기도


위태로운 풀이조차

실수는 연속이기에

펜을 뗀 문제에서

식은 관계를 나타내었다


사랑은 정리이며

끝없는 증명이다



3개월도 더 전에 퇴고한 글을 낸다.

재발행을 까먹었다.


수학

수학을 좋아했다.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대학을 오기 전까지 가장 자신 있는, 혹은 좋아하는 과목을 묻는다면 수학이라고 답할 정도로 수학에 진심이었다. 아니, 진심이었다고 생각했다.

대학 수학이 어려운 건지, 그냥 공부가 하기 싫은 건지...대학에 온 뒤로 수학에 재능이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집중은커녕, 딴짓 멈추기조차 힘든 수업시간을 어떻게 견디란 말인가.


수학강의를 미워할 바에야, 사랑하기로 결심했다. 더 이상 하고 싶은 게임이 없을 때, 생각나는 수학 용어를 끄적이다 보면 시간이 빨리 간다. 수학의 많은 용어들은 일상에 서로 다른 뜻으로 존재하기도 한다. 본문의 다양한 말장난도 나의 수업시간에서 비롯되었다.


••

매너리즘

느닷없이 사랑과 수학을 빗대었다.

두 가지는 어려움의 형태로 다가오곤 한다. 주저하고 포기할 수 있는 반면, 풀어가며 답을 찾고 성숙해질 수 있다.

나는 긍정적 매너리즘을 믿는다.

반복과 익숙함이 만들어내는 회의감은 오히려 사람을 성장하도록 만들어준다.


수학을 잘하는 데 중요한 것은 미련함이다. 끝까지 매달려 답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수학 공부의 전부이다.

미련할지 모르겠지만, 사랑이건 수학이건 지루하게 매달려보라는 말을 하고 싶다.


다시금 수학 교육의 까닭을 깨닫는 동시에, 내 조회수는 언제쯤 돈이 될지 고뇌하며 n번째 퇴고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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