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녹색나무 Jul 24. 2024

인간다움의 미덕과 기독교 문명의 조화

가난하지만 진정으로 부유한 마치(Marches) 가(家) 가족의 이야기


  나는 어릴 적부터 옛날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했다.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그 동화 속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들뜸과 설렘을 느낄 수 있었고, 어느덧 이야기 네레이터가 인도하는 세계 속으로 이미 깊숙이 빠져들어가 있는 나 자신을 항상 발견했기 때문이다. 특히 아직도 필자는 어린 시절 카세트 플레이어로 들은 전래동화 시리즈 테이프를 잊지 못한다. 이런 점에서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은 한편으로 나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스승이요, 오래된 친구라고 할 수 있다.      


  오늘 소개할 책은 너무나 유명한 고전 가운데 하나인 루이자 메이 올컷이 쓴 <작은 아씨들>이란 소설이다. 본 책은 올컷의 자전적 소설이자 동시에 자신의 가족들을 모티브로 삼아 등장인물들을 창조해 냈다는 점이 첫 번째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네 자매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본 소설은 마치 가(家)와 주변 인물들을 배경으로 한다. 특히 필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서두 부분이었다. 만일 누군가가 필자에게 “고전이 주는 유익이 뭐에요? 너무 어려워서 눈에 잘 안들어와요”라는 고충을 털어놓는다면 필자는 이렇게 대답할 것 같다. “시대도 너무 오래되고 문화도 달라서 잘 안들어오는 게 당연해요 그래도 끝까지 계속 읽다보면 시간 가는줄도 모를거에요” 또 다른 누군가는 이렇게 물어볼 수도 있다. “저는 고전에는 관심이 많은데 너무 어려워서 좀 더 쉬운 걸 읽고 싶은데 추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요즘에는 이전보다 더 많은 책들이 출판되고 있어서 아무래도 다양한 출판사에서 나온 고전 명작 책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후자의 고민을 하시는 분들에게 필자는 찰스 램과 메리 램이 공동집필한 『한 권으로 독파하는 셰익스피어 이야기』나 지성사에서 2000년 초반 대에 출판된 『초등학생 논술 대비를 위한 세계명작 시리즈』를 추전하고 싶다. 전자는 셰익스피어 원작에 기반한 책은 아니다. 그러나 찰스 램과 메리 램이라는 영국의 저명한 남매 작가가 셰익스피어의 대표적 소설들을 비극과 희극, 로맨스 등 장르 별로 엮어서 낸 원작과는 별도로 고전문학으로 인정받아 다양한 세계 각지의 언어로 번역되어 널리 사랑받아왔다. 아동문학이기 때문에 읽기에 그리 어렵지도 않고 심지어 재밌다! 또한 방금 언급한 것처럼 이야기에 못 죽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아마도 최고의 고전문학이다.      

  『작은 아씨들』 또한 여러 장점이 있지만 현재 다시 읽고 읽는 중이라 아마 기회가 된다면 이후 몇 번에 걸쳐 서평을 쓰고자 한다. 특히 필자는 작은 아씨들의 장점을 꼽자면 인간의 본성에 대해 다른 책들보다 잘 묘사해주고 있으며, 특히 네 자매의 생김새와 성격, 옷 차림새 등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아! 메그는 이런 사람이겠구나” 라고 무릎을 치게 만든다는 점이다. 또한 기독교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성경의 가르침이 자주 등장하며, 네 자매는 천로역정에 등장하는 순례자 놀이로 연극을 하거나 어머니라는 존재를 통해 다른 무엇에서 얻을수 없는 교훈과 사랑을 직접적으로 수혜받는다. 아이들의 사고방식 또한 동양과는 매우 달리 소설 설정상 10대 중반에 불과한대도 불구하고 성경적으로 사고를 하고 판단한다! 이는 아마도 서양 문명과 문화에 대한 접근 방식과 태도가 동양과는 매우 다르기 때문이리라. 어쨌든, 우리는 『작은 아씨들』을 통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고 어떠한 잘못을 하며, 이 세상 속에서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다.


 참고로 작은 아씨들은 크게 두 부분, 1부와 2부 그리고 3부와 4부로 나뉜다. 전자는 우리가 아는 작은 아씨들이고 후자는 마치 가의 네 자매가 성인이 된 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작게는 우리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고 크게는 어떻게 하면 오늘날 현대 사회 속에서 살아갈 것인지를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필자에게 적지 않은 위로가 되었던 장면은 챕터 1에서 처음 네 자매들이 내뱉은 첫 한마디다. 이 첫마디에 따라 독자는 네 자매의 성격과 사고방식을 대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면서도 ‘내 삶도 이런데 나만 이런게 아니네’라는 생각이 대번에 드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조가 에이미에게 화가 나 있는 상황에서 조의 내면 세계를 매우 잘 묘사한 작가의 뛰어난 인물 묘사 방식과 어머니와의 대화가 마음에 와 닿았다.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하다면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작은 아씨들』을 당장 읽어보라! 읽는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위로와 평안, 그리고 극도의 공감이 당신을 사로잡을 것이 확실하다.


필자가 꼽은 인상깊은 대사

"선물 없는 크리스마스가 무슨 크리스마스야" 러그에 드러누운 조가 투덜거렸다. 

"가난은 정말 끔찍해!" 자신의 낡은 드레스를 내려다보면서 메그도 한숨을 지었다. "어떤 여자애들은 예쁜 걸 잔뜩 가졌는데 어떤 여자애들은 하나도 없다니 불공평해" 꼬마 에이미도 상처받은 목소리로 맞장구를 치며 코를 훌쩍였다. "그래도 우리한텐 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시고, 서로가 있잖아" 구석 자리에 앉아 있던 베스가 만족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중략) "지금 우리 곁엔 아버지가 안 계시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안 계실 텐데" 조가 '어쩌면 영원히'라고 말하진 않았지만, 다들 멀리 전쟁터에 계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속으로 그 말을 덧붙였다.

작가의 이전글 행복은 과연 성적 순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