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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준이 Jun 19. 2022

행복을 파는 브랜드, 오롤리데이

스타트업만이 할 수 있는 마케팅을 하라

스타트업에서 마케터 일을 하며 브랜딩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오랜만에 방문한 서점에서 '좋아하는 것을 의미 있는 일로 만드는 사람들의 일과 삶을 넘나드는 브랜딩 철학'이라는 말에 이끌려 읽기 시작했다. 큰 기대는 없이 뻔한 이야기를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이 책 안 봤으면 어쩔 뻔했나? 이거 뭐지?' 싶어서 표지를 다시 들여다보기까지 했다.


자세히 보니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장소 중 하나, 당인리 책발전소의 대표이자 아나운서로 유명한 김소영 님이 추천하신 책이라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더더욱 책에 애착이 갔다. 앉은 자리에서 바로 책을 단숨에 읽어냈다. 책을 읽다 보니 이건 메모해야겠다 싶었다. 친구한테서 종이와 펜을 빌려다가 내가 이 책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적어내려갔다.


꼬깃해진 종이가 혹여나 이 내용을 기억하지 못할까봐 걱정스러웠던 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참고로 이 메모는 지금 하고 있는 스타트업 마케팅에 도움 될 내용만 추린 것이지만, 이 브런치 기록에는 조금 더 방대한 내용을 남겨두고자 한다.








스타트업만이 할 수 있는 마케팅을 하라

스타트업만이 할 수 있는 마케팅을 고민하라
결국 돈도 없고 마케터도 없는 작은 브랜드에서 할 수 있는 마케팅이라고는 고객을 감동시켜 아주 느리지만 조금씩 단골을 만드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절대로 대기업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백번 공감. 그리고 내가 스타트업 마케터를 경험할 수 있어서 한 번 더 감사할 수 있었다. 최소한의 자본을 가지고 나의 노력을 순수하게 쏟아 마케팅 성과를 내 볼 수 있는 경험이 참 귀한 것 같다. 깊은 관계를 쌓는 경험, 진심으로 소통하는 경험이 내가 이 인턴 생활에서 꼭 얻어 가야 하는 필수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을 읽고 우리 스타트업만이 할 수 있는 마케팅 방안을 생각해보았고 실제로 최근에 그 방안을 실행해보았는데, 목표 KPI를 충분히 달성하고 눈에 띄는 결과를 얻어 오롤리데이에게 정말 감사했다.








슬로건과 행복에 대해

굳이 오롤리데이를 어떤 브랜드라고 설명하지 않아도 그 문장 하나만으로도 충분하길 바랐다.




 이 챕터를 읽으면서, 내가 마케팅 업무 중 혼란스러웠던 문제점이 정의되는 듯해서 참 의미 있었다. 우리 서비스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슬로건은 '모두가 굿즈를 만들기 쉬운 세상'이었다. 반면, 현재 시장을 파고들기 위해 시행하는 전략에 대한 슬로건은 '굿즈 디자이너가 한 곳에서 모든 정보를 얻고 주문까지 할 수 있는 환경 구축'이었다. 이 둘은 비슷한 결이지만 분명 이행하는 과정에 차이점을 불러올 여지가 있기 때문에 종종 갈피를 잃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모두를 페르소나로 둔다면, 전문적인 것보다 진입장벽을 낮추는 더 쉬운 정보에 초점을 둔 콘텐츠가 발행되어야 할 것이다. 굿즈 제작을 업으로 하는 전문가를 페르소나로 둔다면 더 실질적인 정보가 발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생각에, 바로 대표 언니에게 마케팅 슬로건 회의를 요청했고 아주 만족스러운 방향성을 수립할 수 있었다!







뾰족한 슬로건

이 페이지는 모든 문장이 다 의미 있어서 인용을 하지 않겠다. 책의 핵심이 모두 녹아 있는 한 장이라고 생각한다. '행복'을 가져다준다기보다 '행복을 더' 줄 것이란 포부. 그리고 현재 오롤리데이는 초기의 바람대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더 주고 있는 것 같다. 브랜드의 핵심이 되는 가치가 그대로 녹아 있는 슬로건이라서, 전달하고 싶은 바가 명확하게 와닿아서 참 인상 깊었다. 모든 논리가 하나를 바라보고 있기 어려운데 오롤리데이는 그걸 잘 한다는 점에서 브랜딩을 참 잘한다고 생각 든다.








캐릭터를 활용한 좋은 제품

못난이 '덕후'가 생겨난 것도 이때부터였다.





덕후, 팬덤이 가진 힘은 대단하다는 것을 날이 갈수록 느끼는 요즘이다. 못해도 절반 이상은 브랜드의 팬덤들로 인해 수익이 생기는 듯하다. 자발적으로 마케팅을 해주고, 추산할 수 없는 미친 파급력을 가진 팬덤. 우리 브랜드에서 팬덤을 유치시킬 방안을 요새 깊이 고민 중이다. 그 고민에 대한 힌트를 이 책에서 참 많이 얻었다.



오롤리데이에서 팬덤을 키울 수 있던 요인을 나는 크게 세 가지로 바라본다. 캐릭터를 활용한 좋은 제품, 킥과 가치, 비하인드 공유. 못난이를 활용해 만든 제품들은 기본적으로 퀄리티가 좋았다. 좋은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는 가치관을 철저히 지키며 제작한 상품들이기에 신뢰를 주었고 심지어 캐릭터를 잘 활용하였다. 킥과 가치, 비하인드 공유에 대한 내용은 차차 정리해 보겠다.







킥과 가치


요즘 소비자는 '좋은 제품'은 당연하거니와 제품 이상의 '가치'를 소비하고 싶어 한다.





우리의 가치는 무엇일까 고민에 빠졌다. 기본적인 걸 갖추는 것보다 중요한 게, 우리를 이용해야만 하는 확신을 가져다주는 그 이상의 가치이지 않을까. 번지르르한 웹 사이트와 혜택 가득한 이벤트보다도 우리의 성장을 응원케 하는 우리만의 킥을 수립하는 것에 힘써야겠다 싶었다. 그 킥으로 생각한 여러 가지 마케팅적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우선 나는 우리의 가치를 ‘정보력과 접근성’으로 정의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킥으로 '판매처 조달', '홍보 창구 탐색', '네트워킹 활성화(자체 행사 개발)'를 설정했다. 판매처 조달을 위해서는 기존 흩어져있던 셀러 모집 공고, 굿즈 페어 일정을 한데 모아 달력으로 배포했다. 홍보 창구 탐색을 위해서는 다꾸 계정 리스트 업을 기획 중에 있다. 우리의 고객인 굿즈 제작자가 홍보처로 관심 있어 하는 분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가설 단계이기에 차차 검증을 하고 시행해야 할 것 같다. 이 두 가지의 킥을 활용하면 우리 서비스가 '제작'에 관해서만이 아니라 '판매와 홍보'에서까지 가치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된다면 정말 굿즈에 관련된 모든 것을 우리 서비스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지향점에 다가갈 것이라고 기대한다. 네트워킹 활성화(자체 행사 개발)는 기존 진행되던 정모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진행시키려 한다. 팬덤을 형성하고 보다 가까이서 소비자의 의견을 듣기 위함이다. (배달의민족의 배민 아카데미와 비슷한 맥락이랄까)







비하인드 공유


어쩌면 제품 출시 정보와 특장점을 나열해 온 공식 계정보다 브랜드와 제품에 관한 이야기가 더 집약된 곳이 내 개인 계정이 아닐까 싶다.





우리 입장에서의 비하인드 (왜 우리가 해당 업체를 영업하게 되었는지 비하인드 썰), 어려웠던 점이나 어필할 점 녹여서(새로운 옵션을 추가하게 된 과정, 업체 미팅, 제작 과정 체크…) 칼럼 형식으로 발행해 보면 진심이 닿을 수 있을 거라 생각 들었다. 그래서 우리 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매거진을 발행해 볼 생각이다. 내가 가까이서 봤는데, 진짜 다들 너무 고생했어서 그게 고스란히 잘 담기면 참 좋겠다. 우리가 이렇게나 노력하고 있단 걸 알아주고 감동받아주면 좋겠다.




내가 또 아주 존경하고 팬심을 갖고 지켜보는 브랜드에서도 주간일지를 발행해서 난 참 재밌게 보고 있다. 그래서 우리 매거진도 나와 같이 재밌게 읽어줄 독자가 있어줄 거라 기대하며....








리더에 대해


처음으로 누군가의 리더가 된 나는 그들에게 어떤 업무를 줘야 할지 막막하고 난감했다.





개인적으로 너무너무 공감됐던 부분이 많았다. 특히 작년의 나와 비슷한 모습들. 어딜 가든 막내로 생활을 해오다가, 점점 나에게 맡겨진 일들이 생겨날 무렵이 생각났다. 내가 봐왔던 멋진 언니 오빠 선배들처럼 나는 능숙하지 못했고 팀을 하나로 뭉치는 능력이 부족했다. 팔로워로서 추진할 줄은 알았지만 리더로서 자발적으로 추진하도록 만들 줄은 몰랐던 것 같다. 그래서 내 마음과 같이 되지 않는 사소한 일들에 크게 자책했다. 다 나의 능력 부족이고 팀원을 동기부여 시키지 못하는 내 탓이라 생각했다. 이제와 생각을 해보면, 과했다는 생각이 든다. 최고의 팀을 만나 나와 팀이 모두 성장하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그 시간에 아직도 참 감사하다.








기회에 대한 나의 태도


그래, 나는 늘 닥치면 잘해 왔던 사람이지? 이번에도 한번 챌린지 해 보자. 나를 궁지로 몰아 보자!






나는 학창 시절부터 벼락 치기를 썩 잘하지 못했다. 언제나 내가 해야 할 일들을 계획하고 정리하고 수시로 체크해야만 마음이 편한 사람. 그래서 늘 예상치 못하는 기회를 잡기 위해 준비 태세를 갖추려 하는 것 같다. 난 벼락치기에 소질이 없고, 때가 닥쳐서 내가 원하는 수준이 되고자 하면 더딘 편이니까. 어느 정도 나에 대한 자신감이 있을 때 기회가 닥치면 그것만큼 신나는 순간이 없다. 몸에 피가 도는 게 느껴지고 긍정적인 긴장감을 느낀다. 이 순간을 위해 내가 준비해왔지! 하고. 지금 마케팅을 하고 있는 이 기회도 나에게 그렇다. 그래서 힘들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내가 준비해왔던 모든 걸 쏟아내 보고자 하는 자세로 일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쏟아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내가 앞으로 또 배울 구석은 뭐가 있는지 알아보고 배우기까지 하기에 시간이 부족한 게 속상할 따름이다. 배우고 싶은 게 계속 생기는데 해야 할 것도 계속 생겨서... 그렇지만 난 다 잡을 테야! 이 시간을 200% 활용해야지! 나중에 후회하기 싫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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