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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듬 Oct 19. 2024

다박다박의 따박따박 걷기 연습

걷기 연습 제1코스 전시회, 내 연습의 짝꿍

<걷기 연습>


똑바로 걷기가 쉽지 않다. 제대로 걷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나를 지도해 주던 치료사님이 위로의 말을 해 준 적 있지만, 나에게 걷는 일이 점차 어색한 일이 되고 있다.

그 일이 어색해지지 않도록, 자꾸 걸으려고 노력한다.

걷기 연습을 처음 할 때에는 의지에 넘쳐 뒷동산을 오르며 경사가 약간 있는 언덕을 오르내리기도 하였다. 오르락내리락 숨이 꽉 차 오를 만큼 대략 50여분 걷고 나면 운동한 보람도 느끼기도 했다. 이게 벌써 몇 년 전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어느 여름 휴가지에서 트레킹을 했다. 산을 오르는 것은 숨은 찼지만 그럭저럭 수행할 만했다. 올라간 코스가 쉬운 코스였을까? 내려오는 길은 다른 길을 택했는데 돌이 좀 있는 경사가 있는 길을 움직이는데 아찔할 만큼 힘들었다.


경사진 돌길이니 어디에 발을 디뎌야 할지 난감했다. 내가 발을 디디고 힘을 주려고 하면 돌이 움직이고 내 발목이 돌아가기를 여러 번. 그리하여 다른 방법으로 힘을 디뎌 걸으려고 노력하려다가 돌부리를 있는 힘껏 찬 꼴이 되어서 엄지발톱이 깨지기까지. 온몸에 힘을 주고 걷는 탓에 땀이 줄줄 흐르고, 그만 주저앉고 싶은 마음이 정말 컸다.


이제 야외보다는 평탄한 길을 돌자며 찾은 곳이 전시장, 미술관이다. 미술관을 돌며 그림을 보는 것도 즐겁고 은근히 걷는 운동도 된다고 생각하며 다닌다. 미술관을 돌며 운동 겸 일상의 바쁨도 잊자고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누구랑 같이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지난해 일터에서의 내 짝꿍님이 전시회를 추천해 주던 게 생각났다. 짝꿍님에게 리움미술관 같이 가겠느냐고 묻자 흔쾌히 수락, 함께한다.


옆자리 짝꿍. 고맙다.

그이와 함께 미술관을 찾기 시작한다. 옆자리 짝꿍이었을 당시에는, 코로나여서 마스크 쓰고 그저 조심하던 때였다. 일터의 자리가 옮겨지고, 부서가 바뀌었지만 전시회 소식을 나누며 얼리버드 티켓팅해 놓은 걸 공유하고 서로의 일정에 맞춰 가며 전시회를 찾는다. 일상에 있어 위안이 되는 짝꿍님.


취미를 같이 하는 사람이 있기에 내 삶이 풍요롭게 느껴진다.




전시회 메이트, 짝꿍님.


편안한 신발, 최대한 가벼운 가방을 챙겨 전시회를 돌아본다. 미술은 잘 모른다 하는 말하는 짝꿍이지만, 예전부터 전시회를 돌아본 짝꿍님은 이제까지 본 작품과 비견하며 소회를 나에게 들려주는데 그 맛이 참 맛깔난다. 서로의 스타일대로 천천히 전시를 보다가 서로 작품 감상 뒷모습을 찍어준다. 내 뒷모습이 이렇구나 새삼스럽게 느낀다. 짝꿍님과의 전시회 나들이가 벌써 한 손만으로는 꼽을 수 없을 정도로 횟수가 늘어났다. 지난번 본 전시와 이번 전시의 작품을 함께 이야기하며 풍요로워진다.


집에서 가까운 곳이 전시 공간이 생겼고, 장줄리안의 전시가 오픈됐다. 나와 짝꿍님은 이전에 DDP에서 장줄리안의 전시를 같이 본 적이 있기에, 전시를 티켓팅하며 같이 보고 싶다 생각했다. 같이 보며 즐기는 맛. 이전의 작품과 이번 공간의 기획과 작품들이 화제가 된다.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기. 새로운 사물에 대한 관심. 작가의 작품 의도와 세계. 걷기 좋은 평지. 함께 나눌 수 있기에 즐겁다. 짝꿍님 덕에 미술관, 전시회 찾는 일이 부담이 덜해져서 이제는 혼자도 나서고, 함께하자고 다른이에게도 제안을 쉽게 한다.


걷기연습 1코스, 전시장. 지속적으로 연습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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