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의 사진관 Feb 12. 2023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_ 연애 말, 이별 초

한때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식어버린 관계에 대해

.

이번에 소개할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는 연애의 마지막과 이별 이후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담아내고 있는 작품입니다.

.

서로가 어떤 부분에서 서운했는지 이해가 되기에 쓸쓸하기도 했지만 그렇기에 더 공감이 되었어요.

.

.

연애가 있으면 이별도 함께 찾아오는 법이다. 이별을 처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얼마나 될까? 애칭에서 풀네임으로 바뀌면? 카톡 친구를 삭제하면? 아니면 SNS 팔로우를 끊게 되면? 사랑하는 사람에서 아는 사람으로, 아는 사람에서 모르는 사람으로 변하기까지의 현실적인 과정을 담아낸다.

.

익숙함에 취해 서로 상처 나고 곪아가는데도 무신경하게 넘기고 모른척하고 그러다 터지고..

.

.

연애 말, 이별 초

.

20대의 풋풋한 대학 CC였던 '준호'와 '아영'은 어느새 30대 중반이 되었다. '준호'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아영'은 공인중개사로 일하며 '준호'를 뒷바라지한다. 웃고 울고 이제는 가족처럼 편안한 그들이지만 그렇기에 서로의 마음이 곪아가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

이번 작품은 권태기부터 이별의 과정 그리고 그 이후를 잘 담아내고 있다.

.

이별을 겪으면 늘 상대를 탓하고 싶겠지만, 나에게도 이유가 있다.  '준호'는 '아영'의 집에 얹혀살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고 하지만 늘 말뿐이다. '아영'은 '준호'가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을 생각하지만 결국에는 남들에게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신경 쓰고 있었다.

.

.

"그날 제가 잘못한 게 많아요"

.

'준호'가 '안나'를 만나며 했던 말이 뇌리에 남는다.

.

자신의 편을 들어준 '아영'의 앞에서 경찰의 편을 들기도 했지만 그날 하루 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한다고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뒷바라지하는 '아영'을 막지 않은 것부터가 그가 한 잘못의 시작일 것이다.

.

그때는 알 수 없다. 이별 후에야 찾아오는 그날의 후회를 말이다. '준호'는 '아영'과 헤어진 다음에서야 자신이 잘못했었다는 것을 반성하게 된다. 하지만 이를 깨달았을 때는 너무 멀리 와버렸다는 것을 그도 알고 있다. 다시 돌아가게 되더라도 다시 같은 문제로 서로 상처 주고 멍들게 될 것을..

.

.

완벽한 것은 없다는 것을

.

'준호'와 '아영'은 이별 후 서로에게 곪아있던 상처를 치유해 줄 상대를 만나게 된다.

.

'준호'는 자신에게 바라는 것 없이 있는 그대로를 바라봐 주는 상대를, '아영'은 번듯한 직장과 여유를 가진 사람을 만나게 된다. 영화나 현실이나 메 한 가지다. 내게 부족하거나 원하는 것에 끌렸다 한들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 달리 부족한 점에 실망하고 고민하게 된다.

.  

.

"내가 너 때문에.."

.

 영화의 초반 '아영'이 신혼부부에게 집을 소개하는 장면에서 그녀는 선망의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본다. '준호'와 결혼하여 집을 알아보러 다니 모습을 떠올리며 말이다.

.

집을 소개하고 나오는 길 대학교 시절 교수님을 만나며 '아영'의 상황을 추측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대신 남자친구의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

너 때문이라 하지만 사실 '준호'는 바라지 않았다. 공무원 시험 준비 때문에 힘들 것이라는 것을 이야기했지만 그녀의 선택이었다. 누구도 그녀에게 강조하지 않았다.

.

.

헤어짐을 앞두거나 헤어진 이후 '왜 헤어질 수밖에 없었을까?'라는 의문을 던지기 마련이다. '준호'와 '아영'의 관계를 보며 한때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이제는 식어버린 지난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

너무 당연해서 고맙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상대의 선의, 생각 없이 내뱉었던 모진 말들이 그들의 사랑과 이별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애프터썬 _ 어떤 기억은 영원히 흔적으로 남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