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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GN Mobility Oct 01. 2022

소리없는 전기차의 사운드 전쟁

  여러분들은 자동차의 소리인 ‘사운드’라고 하면 어떤 생각이 제일먼저 떠오르시나요? 흔히 깜빡이소리? 배기음? 각종 경고음? 이 그 예시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동차의 판도가 기존의 내연기관 차에서 전기차(Electric car)로 넘어가면서 그에 따른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요. 내연 기관이 사라지면서 엔진 소음이 사라지자, 그 자리를 대체할 소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사운드 디자인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들을 보여주고 사용자들의 경험 자체를 디자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 전세계 완성차 브랜드는 ‘전기차의 고유 사운드 디자인’ 이라는 그들만의 새로운 시그니처를 만들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만이 가지고 있는 기어가 변속되는 소리를 좋아하는 분들도 많으실텐데요. 이에 완성차 브랜드는 전기차만의 고유 사운드 개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그럼 대표적인 몇몇 사례들을 시각적인 자료와 함께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KIA

  EV6는 기아 최초로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Active Sound Design)을 적용하였습니다.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 기능에는 총 3가지 기능으로 나뉘어집니다. 스타일리쉬(Stylish), 다이나믹(Dynamic), 사이버(Cyber) 모드이며, 운전자에 따른 개인별 맞춤설정 및 강도를 추가적으로 조정이 가능하도록 되어있습니다. 또한 이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현대차그룹에서는 사운드 디자인 리서치랩(Sound Design Research Lab)이라는 부서가 따로 준비되어있습니다.


BMW

  영화음악의 거장인 한스 짐머(Hans Zimmer)를 아시나요? 한스짐머 최근 BMW와의 콜라보를 통해, BMW의 정체성을 담아낸 전기차 주행음을 디자인 하였습니다. 정확한 명칭은 ‘아이코닉 사운드 일렉트릭(Iconic sound electric)’입니다. 마치 낮은 지면에 붙어 고속으로 질주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며, 내연기관의 엔진음을 부드럽고 미래적인 느낌으로 바꾸었습니다.


Mercedes-BENZ

  벤츠에서는 EQS(전기차 대형세단)에 최초로 사운드가 도입되었습니다. 벤츠의 사운드는 크게 두가지로 나뉘어 집니다. 실버 웨이브(Silver Waves)와 비비드 플럭스(Vivid Flux). 먼저 실버 웨이브는 주로 일상주행시에 쓰이며, 고급감과 정숙성을 감미한 사운드입니다. 반면에 비비드 플럭스는 매우 개성이 강한데요. 마치 영화에 나오는 우주선들이 레이싱을 펼칠 때 나오는 소리와 유사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운드 개발을 위해 각 분야의 물리학자, 디자이너, 공학 전문가들을 융합하여 디자인을 하였습니다.

  이외에도 아우디, 포르쉐, 마세라티 등 각 브랜드들은 그들만의 소리를 작곡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기차만의 감성’ 으로  차별화를 주게 되었고, 운전자에게 흥미와 취향에 따른 즐거운 주행경험 또한 선사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기차로 인한 자동차의 사운드 변화는 차량 탑승자뿐 아니라 도로 위 보행자에게도 많은 변화를 주었습니다. 1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자동차와 함께 살아온 우리는 이미 자동차가 내는 엔진 소음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전기차의 발달로 엔진 소리가 사라지자, 보행자들이 차량을 인지하기 어려워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시각 장애인들에게 엔진 소리는 소음이 아니라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소리입니다. 이미 보행자들이 익숙해진 엔진 소리가 사라지는 것이 보행자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습니다.

출처 : KIA buzz

 

  이렇듯 조용한 자동차가 문제가 되자, 국내외에서는 전기차에 일명 소리를 내는 장치를 달도록 하는 움직임이 일어났습니다. 유럽연합에서는 2019년 7월 전기차에 음향 경고 시스템 *AVAS 장착을 의무화 했고 , 뒤이어 우리나라에서도 20km/h 보다 낮은 속도로 주행할 때 최대 75dB 미만의 경고음을 밖에서 들리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AVAS: Acoustic Vehicle Alert System, 소음이 거의 없는 전기차에 일반 내연 기관 차량의 엔진 소음과 같은 경고음을 발생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전기차 기술의 발전으로 소음이 사라지는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가능성으로 이동의 수단으로만 쓰이던 자동차가 사용자에게 더 다양한 경험을 만들어주는 사례도 하나 소개해드릴게요.

  현대모비스가 최근 공개한 새로운 *VESS는 차량 전면부 그릴 커버를 스피커 진동판으로 사용합니다. 내연 기관 자동차에게 꼭 필요했던 ‘라디에이터 그릴’이 전기차에서는 필요가 없게 된 점에서 착안한 것인데요. 소리를 내는 구조와 위치를 모두 달리하는 신선한 발상으로 기존 기술의 한계를 해결했습니다.

  현대모비스의 VESS는 단순히 경고를 위한 전자음만 출력하는 게 아니라, 방향 지시등 소리와 충전상태를 알려주는 알람 사운드까지 전달합니다. 이는 도로 위 운전자와 보행자들과도 소통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줍니다. 또한 음악 재생 스피커로도 사용할 수 있어 야외에서 캠핑할 때 활용할 수 있고, 동물과 소통하는 방식도 개발 중에 있다고 합니다.

  

  기존에 자동차가 내던 엔진 소리를 대신할 소리를 찾는 연구는 다양한 방면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사운드 디자인팀은 “들어보지 못한 소리를 들리게 하는” 소리 경험 개발을 목표로 동물간의 신호 전송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도로 위 로드킬 문제에 대안을 제시해줄 수 있습니다.


*VESS: Virtual engine sound system,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



  앞서 소개해드린 다양한 기술들은 소리를 활용해 자동차에 새로운 엔터테인 요소를 넣거나 자동차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는 등 그 활용 가능성이 돋보입니다. 내연 기관이 사라지면서 엔진 소음이 사라지자, 그 자리를 대체할 소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사운드 디자인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들을 보여주고 사용자들의 경험 자체를 디자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기술들의 개발로 자동차를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제품’으로 보는 시각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동의 가치를 높이는 모빌리티 기술처럼 자동차도 이제는 단순히 이동의 수단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주는 제품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속 변화할 자동차라는 전자제품의 모습.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게 될까요?



Align MSR은 이동의 미래를 함께 꿈꾸고 실현해 나가는 대학생 모빌리티 솔루션 학회입니다.

https://align.oopy.io 


작성자: 이윤서 정지원 이하은 임유리 (MS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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