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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GN Mobility Oct 14. 2022

우리 일상 속 타임 키퍼, ETA

시간과 이동의 상관관계




 바퀴가 발명되고 물건을 운반하기 위해 만들어진 수레를 시작으로, 자동차는 인간의 더 빠르고 멀리 가고싶어했던 소망을 이뤄준 발명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에서 모빌리티라 불리는 현재까지 우리는 더욱더 시간을 단축하고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고민합니다. 이러한 자동차에서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트랙 위의 시간, 모터스포츠


@F1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포뮬러원(F1)에 대해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F1은 세계 최대의 자동차 경주대회로, 수많은 자동차 관련 기업이 F1에 출전하는 팀이나 선수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F1을 시청하다 보면 여러 브랜드의 로고를 보게 되는데, “저 브랜드가 왜 F1에?” 싶은 후원사가 있기도 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럭셔리 시계 브랜드, 롤렉스(Rolex)죠. 롤렉스는 2013년 F1의 공식 파트너로서 계약을 맺어 현재까지 F1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자동차와는 무관해 보이는 시계 브랜드가 F1의 공식 파트너가 된 걸까요?


@Monochrome Watches

 그 답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모터스포츠’와 ‘시간’ 사이의 긴밀한 관계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동차 경주는 그야말로 기록 경쟁이기에 정확한 시간 측정이 요구됩니다. 시속 300km 이상의 속도로 질주하는 차들 사이의 승부는 때로는 몇백 분의 일 초 단위로 갈라지기도 하는데, 실제로 1971년 이탈리아 그랑프리에서 1등과 5등의 시간 격차는 0.061초에 불과했습니다. 100분의 1초를 넘어 1000분의 1초까지의 세밀한 기록 측정을 위해, 자동차 경주 대회에서는 경주차로부터 데이터를 받는 방식으로 경주 시간을 계측합니다. 경주차마다 데이터 통신 장비를 달고, 트랙 곳곳의 안테나를 통해 각 차가 보내는 신호를 받아 처리함으로써 랩 타임*, 속도 등을 계측합니다. ‘시간 측정’이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일반적인 측정 방식과는 사뭇 다르죠.

*랩 타임(lap time): 중장거리 경주에서, 트랙을 한 바퀴 돌 때 걸리는 시간


 당연하게도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디지털 시스템이 도입된 것은 아닙니다. 디지털 기술이 도입되기 전까지, 모터스포츠와 ‘시간’을 재는 장치인 시계는 오랜 역사를 함께해왔습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현재 모터스포츠의 시간 계측은 최첨단 디지털 기술의 영역이 되었지만, 19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아날로그 시계(스톱워치)를 수동으로 조작함으로써 기록을 측정했습니다. 당시에는 정확성이 높은 시계의 확보가 정확한 시간 계측과 직결되었기에 F1은 자연스럽게 시계업체와 가까워지게 되었는데, 이것이 F1과 그 공식 파트너(타임 키퍼)인 시계 브랜드의 우정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우정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죠.




도로 위의 시간, ETA(도착예정시간)


 그렇다면 우리 일상 속 모빌리티에선 어떤 방식으로 시간을 활용하고 있을까요?


 옛날에는 여행을 갈 때 차에 하나씩 있는 지도를 보며 찾아가곤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차 안에서 내비게이션을 통해 검색하면 편하게 길을 안내해주고 도착 시간까지 계산해줍니다. 이런 도착 예정 시간을 어떻게 추정하는지 생각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바로 ETA인데요. 목적지까지의 도착 예정 시간을 의미하는 ETA는 Estimated Time of Arrival의 약자입니다. 목적지까지의 ETA를 계산하기 위한 일반적인 계산법은 먼저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지나게 될 도로 링크들을 사용자의 경로 탐색 조건에 맞게 선택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 후 해당 도로 링크들의 길이를 예상 평균 속도로 나눠서 계산하면 됩니다.


 최근엔 전기차 시대에 접어들면서 시류에 맞춘 개선된 계산법이 개발되고 있는데요. 특히 전기차는 내연기관에 비해 주행거리가 다소 제한적이고 충전 시간도 오래 소요되기에 자동차가 목적지까지 움직이는 경로에서 충전소를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기존의 내비게이션의 경우 전기차에도 내연기관과 동일한 내비게이션을 탑재했으나 이는 충전이라는 문제를 고려해주지 못하기에 사용자들의 불편이 뒤따랐습니다.


 반면 구글맵에서는 전기차에 맞춘 새로운 ETA 계산 알고리즘을 내놓았습니다. 구글맵에서는 최단 경로를 계산하는 다익스트라 알고리즘(우측 이미지 참고)을 기반으로 전기차에 최적화된 ETA를 제공합니다. 구글맵은 타사와의 협력을 통해 확보한 충전소의 위치와 충전소 이용 현황, 예상 충전 시간, 결제 방식 등의 데이터를 ETA를 계산할 때 반영시켜 사용자를 보다 가깝고 가장 빠르게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경로로 안내합니다. 단순히 ‘달리는’ 시간이 적은 경로가 아니라 ‘달리고 충전하는’ 경로로 사용자를 이끄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시간 차이가 크지 않다면 사용자가 멤버십을 가지고 있거나, 보다 편하게 결제가 가능한 회사의 충전소로 경로를 정합니다. 이러한 기능은 볼보의 XC40전기차 등부터 적용되고 있습니다.


볼보 XC40의 내비게이션


 또한 구글은 알파고로도 유명한 딥마인드라는 자회사를 가지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GNN이라는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통해 교통상황과 돌발상황 등을 AI에 학습시키고 반복적인 학습 마친 AI가 오차를 최소화한 ETA를 구하는 기술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GNN의 도입으로 개선된 ETA 계산의 정확도


 그렇다면 기업들은 어떤 자료를 통해 ETA를 산출하고 활용하고 있을까요?


① 구글맵 / 앞서 언급한 전기차와 관련된 기능 외에도 구글맵(Google Map)에서는 ETA의 개선된 계산법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주행 구간 내에 있는 도로들의 최고 제한 속도(Official Speed Limit)와 추천 주행 속도(Recommended Speed) 자료를 사용합니다. 또한 현실적인 보정을 위해 해당 도로와 구간의 과거 주행 시간 기록을 참고하며, 매년 열리는 행사와 같은 날 같이 도로가 막히는 특정한 시간대나 특정한 날짜의 자료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구글에서는 구글 맵의 ETA 정확성을 올리기 위해 계속해서 보정 작업을 진행하고 축적된 사용자들의 과거 주행 기록이 중요한 데이터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② 우버 / 승차 공유 서비스 회사인 우버(Uber)에서는 요금 계산, 픽업 시간 예측, 라이더-드라이버 간 매칭, 배달시간 계획 등을 위해 ETA를 사용하며, 도로 네트워크를 작은 단위로 나누어 각각의 가중치를 두어 계산합니다. 즉, 최단 경로의 알고리즘으로 최적의 경로를 찾아내고 가중치를 추가합니다. 도로 상태를 예상하고 마찬가지로 과거의 데이터와 실제 상황을 복합적으로 머신러닝을 훈련시켜 더 나은 ETA를 찾아냅니다.


③ 내비게이션 서비스 / 또한 국내 이동통신사는 내비게이션 서비스(대표적인 서비스로는 T map)를 운영하는데 이들은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교통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도로에서 운행하고 있는 차량의 주행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면 그것을 바탕으로 최적 경로 산정, 도착 예정 시간 계산에서 추정 오차를 줄일 수 있겠죠? 도로 환경이나 평균 주행 속도 등은 시간대와 심지어 계절에 따라도 달라지게 되는데, 이러한 과거의 주행 기록 데이터가 있으면 보다 정확한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OPEN IT, 네이버블로그


④ 카카오택시 / 이용자가 택시 서비스를 선택하여 호출하게 되면 인공지능에 기반한 배차 알고리즘이 작동합니다. 배차 알고리즘은 이용자와 택시의 최적 매칭을 위해서 다양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합니다. 이후 이용자를 중심으로 빠른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반경 내의 택시가 배차 후보가 되는 것입니다. 단순히 거리뿐만 아니라 실시간 교통량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빠르게 도착할 수 있는 택시가 있을 경우 해당 차량이 배차됩니다. 이용자들의 입장에서 가까운 택시는 단순히 거리만 가까운 것이 아닌 이용자의 시간을 얼마나 절약해줄 수 있느냐도 함께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이용자가 남긴 기사에 대한 평가, 기사의 배차 수락률, 기사 운행 패턴 등 정량적 데이터 또한 분석 대사에 포함됩니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단순히 빠르게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기분 좋은 이동이 가능합니다. 고도의 배차 시스템을 통해 기존에는 배회영업 중심의 시장이었던 택시 시장이 플랫폼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백만 개의 호출을 사람이 일일이 배차했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2020 카카오 모빌리티 리포트




 기록을 경쟁하기 위한 시간부터 택시 서비스의 호출을 위한 시간까지, 시간을 예측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우리 삶은 다양한 이동으로 이루어져 있는 만큼 그 이동에서 시간이라는 존재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근에는 실시간 교통정보를 사용하는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도착 예정 시간 안내 서비스의 신뢰도가 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만들어주는 ETA, 앞으로도 우리 시간을 잘 부탁해!



Align MSR은 이동의 미래를 함께 꿈꾸고 실현해 나가는 대학생 모빌리티 솔루션 학회입니다.

http://align.oopy.io


작성자 : 백지윤, 전혜린, 최호빈, 홍수현 (MS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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