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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GN Mobility Oct 30. 2022

현대차가 BTS와 춤추는 로봇으로 그리는 미래

현대차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천생연분' 관계




 지난 16일, 유튜브 @Hyundaiworldwide 채널에 로봇개들이 BTS의 히트곡 ‘Permission to dance’에 맞춰 칼군무를 추는 영상이 공개되었습니다. 영상 속에선 로봇개 7마리가 노래에 맞춰 스텝을 밟고, 몸을 비틀고, 점프하는 등 BTS의 춤을 재현하는 유쾌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로봇개가 춘 군무는 지난 15일 BTS가 월드엑스포의 2030 유치를 기원하는 부산 공연에서 선보인 것입니다.


@BTS in BUSAN

 또한 이 공연 현장에선 영상 속 로봇이 실제 공연장에 등장하는 모습도 연출되었습니다. 이 로봇은 BTS 멤버들을 대기실에서 무대까지 에스코트하며 현장에 열기를 더했습니다.


 이 로봇은 현대차가 인수한 로봇 공학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이라는 로봇입니다. 이렇듯 스팟과 BTS를 협업시키면서 까지 현대차가 로봇 기술, 즉 로보틱스(Robotics) 홍보에 왜 이렇게 힘을 쓰는 걸까요? 이를 알아보기 전에, 현대차의 로보틱스 산업의 주축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인수 및 매각 과정부터 알아봅시다.


@매일경제

 2013년,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처음으로 인수한 구글은 안드로이드 공동 창업자 앤디 루빈이 이끄는 로봇 공학에 대한 관심의 일환으로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습니다. 이듬해 루빈이 구글을 떠났을 때 로봇 공학에 대한 관심이 약해지면서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소프트뱅크에 매각했습니다. 하지만 2020년 소프트뱅크는 일부 투자가 잘못된 후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자 지분 매각에 나섰고 모빌리티 솔루션에 투자하고자 하는 현대차는 이 지분을 인수하기로 결정하게 됩니다. 이후 현대자동차그룹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80%를, 소프트뱅크그룹이 20%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현대차 정의선 회장이 로봇기술에 관심을 보인 배경은 그룹 내에서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를 넘어 '모든 탈 것을 다 만드는 회사'로 거듭날 것을 밝히며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포했습니다. 동시에 현대차는 로봇 신사업을 통해 인류를 위한 기술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고 고객에게 한 차원 높은 경험을 제공해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동시에 보스턴 다이내믹스 회장인 마크 레이버트는 현대차 피인수에 대해 "두 회사의 결합은 '천생연분'이라 생각한다. 현대차는 로봇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모빌리티를 기반으로 한 로봇 회사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현대차와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어떤 방식으로 서로 '천생연분'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일까요?




공장에서의 활용

@Hyundai

 현대차는 앞서 언급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가장 대표적인 로봇인 ‘스팟’에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AI 프로세싱 서비스 유닛’을 접목해 공장 안전서비스 로봇을 만들었습니다. 스팟의 유연한 관절의 움직임을 활용해서 사람이 보지 못하는 사각지대까지 파악할 수 있으며 ‘AI 유닛’을 연동함으로써 자율성을 한층 강화했습니다. 실시간 데이터 처리를 통해 출입구의 개폐여부 인식, 고온 위험감지, 외부인 무단침입 감지 등 현장의 안전을 위한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여 산업현장에서 위험을 감지하고 안전을 책임지는 야간 경비 역할을 수행하는 로봇으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이외에도 생산공장이나 물류센터에서 제품을 선별하고 이송하는 과정에도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픽(Pick)과 핸들(Handel)이라는 물류형 로봇이 도입되어 공장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겠습니다. 


 이런 로봇 시장 진출은 생산공정의 대대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것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는 로봇으로 인해 공장의 효율은 높아지는 반면, 많은 기존 노동자의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노조문제’는 현대차의 아킬레스건같은 존재인데, 노조와의 갈등은 현대차의 기업가치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왔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대차에 대한 투자를 망설이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홍보 및 마케팅 목적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로 인해 무언가 새로운 모험을 보여주기 위함도 있어 보입니다.

@Hyundai

 물류산업과 인더스트리분야의 전문 분석업체인 영국 ‘스타일인텔리전스(STIQ)’의 토마스 앤더슨은 현대차의 보스턴 다이나믹스 인수 배경 가운데 하나로 ‘재벌’이라는 키워드를 말했습니다. 즉, 한국을 대표하고 영향력을 가진 기업인 현대자동차의 자본을 사용하여 현대차의 새로운 도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자동차 그 이상으로의 확장


위에서 봤던 빠른 시일 안에 이용가능해 보이는 기술들 외에, 현대자동차는 또 다른 미래를 생각했습니다. 바로 자동차 이상의 분야로 확장하는 것인데요. 크게 세 가지로 나눠서 알아보겠습니다.


UAM

 현대차는 도로라는 시설만으로는 도심의 극심한 교통 정체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우버와 합작하여 15억 달러를 투자해 UAM(Urban Air Mobility)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UAM 기체를 만들 때는 로봇에도 사용되는 센서들과 지도생성 및 위치인식(SLAM)기술이 사용되는데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인수하면서 해당 부분의 기술 획득과 개발을 기대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PBV

@CES 2020 Hyundai Smart Mobility Solution Provider for Human Centered Cities

 PBV(Purpose-Built Vehicles)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라는 단어로, 차체의 기본적인 뼈대를 두고 다른 부분들은 특정 목적에 맞게 기능하도록 교체해가며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진 이동수단입니다.

 완전한 형태의 PBV는 아직까지 상용화되지 않았지만 현대차에서는 다용도로 활용가능한 SUV(캐스퍼, 니로 등)을 강조하면서 PBV 를 향한 자사의 의지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이상엽 전무는 ‘PBV는 홈 딜리버리 차량이나 이동식 레스토랑, 병원으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커피숍이나 상점과 연결하면 쇼핑 아케이드가 됩니다. 의료진의 사무실과 연구실, 약국을 연결하면 병원이 되는 거죠.’라며 PBV를 통해 도로 위를 모빌리티 허브이자 새로운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창조할것임을 천명했습니다. 당연히 이러한 PBV도 설계/제작 차원에서 기존의 자동차와 다르고 자동차보다 복잡한 차체 구조를 요구하기에 로봇공학 기술이 여기에 접목된다면 개발이 한층 수월해질 것입니다.


@Hyundai ELEVATE Walking Car

 PBV의 하나의 예시로 현대차에서 내놓은 컨셉트카인 엘리베이트를 들 수 있겠는데요, 현대차는 걸어다니는 자동차인 엘리베이트를 통해 바퀴가 접근하지 못하는 곳(계단 등)까지도 이동수단이 들어가 많은 사회적 약자들을 돕는 구상으로 컨셉트카를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기계 구조 역시 로봇공학과의 많은 연계를 요구합니다.


그 외의 로봇산업

@Hyundai

 또한, 현대는 모빌리티 서비스에도 로봇 공학 기술을 활용하며 점차 그 범위를 넓히고 있는데요. 지난 7월, 현대는 자동차 자동 충전 로봇인 ACR(Auto Charging Robot) 컨셉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영상에서는 운전자의 간섭 없이 오로지 충전 로봇과 AI 시스템만으로 전기차 충전이 가능한 새로운 충전 방식을 제시합니다. AI 시스템을 통해 차량의 주차 상태와 충전구를 확인하고 ACR가 자동으로 케이블을 연결하는 방식인데요. 기존의 충전 커넥터는 성인도 다루기 어려울 만큼 무거웠는데, 로봇 공학 기술을 통해 이런 불편함은 물론 안전사고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일보

 현대는 단순히 ‘이동수단’으로서의 자동차를 넘어 실생활에서 이용이 가능한 모빌리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앞서 소개했던 ‘스팟’의 또 다른 영상에서는 로봇이 병원에서 환자의 비대면 진료를 돕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현대는 위 영상을 언급하며,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함께 로봇을 새로운 모빌리티 수단으로 활용할 수많은 가능성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현대가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공하는 미래 모빌리티 기업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겠죠.




마무리하며


 ‘모빌리티’의 개념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말, 마차에서부터 현재의 자동차, PM(Personal Mobility), 이동을 지원하는 그 밖의 서비스까지. 그리고 현대는 현재의 모빌리티의 개념을 넘어,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는 미래 모빌리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합병은 도로에 대한 통념을 깨고 이전에는 가지 못했던 곳으로 손을 뻗는 미래 모빌리티의 출발점이 될 입니다.”

@Hyundai


 현대자동차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면서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새로운 모빌리티의 모습을 길가에서 마주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현대자동차와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그리는 미래의 모습, 기대되지 않으세요?




Align MSR은 이동의 미래를 함께 꿈꾸고 실현해 나가는 대학생 모빌리티 솔루션 학회입니다.

http://align.oopy.io


작성자 : 백지윤, 전혜린, 최호빈, 홍수현 (MS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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