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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GN Mobility Nov 03. 2022

공유 경제의 허상

쏘카는 공유 경제가 아니다?




 ‘공유경제’에 대하여 알고 계신가요? 글로벌 경제 위기가 기승을 부리는 던 시기 등장하여 지금까지 이어진 ‘공유 경제’는 어느덧 21세기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에 ‘공유 경제’라는 매력적인 타이틀을 표방한 기업들이 속속들이 등장하였고, 몸집을 키워 우리 삶에 녹아들었습니다. 에어비엔비, 우버 등 소비자가 소유한 잉여 자산을 공유하는 플랫폼 부터 차량 공유 서비스-쏘카 까지 그 종류 또한 다양합니다. 이러한 공유 경제가 우리의 소비 형태를 바꿔주는 혁신적인 시도 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들의 ‘공유경제’가 실제론 공유경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공유경제란?


 ‘공유 경제’라는 용어는 하버드 교수 마틴 와이츠먼을 통해 처음 정의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발표한 논문의 제목 ‘공유경제(1984) : 불황을 정복하다’ 를 통해 알 수 잇듯이, 공유경제라는 개념은 사업 아이디어, 소비 트랜드 보다는 하나의 운동에 가까웠습니다.


 그는 논문을 통해 '이미 존재하는 자원을 특정인이 소유하지 않고 공동으로 소비하는 경기 침체 극복 방안'이 공유 경제라 정의합니다. 즉 공유 경제란 ‘이미 존재하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소비하는 방식’ 인 것입니다.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은, 공유 경제라는 개념의 근간이 기존 경제 체계(상업 체계)의 반대 개념으로서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무언가 경제 활동을 통해 누군가 재화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한정된 자원을 공유하며 불필요한 자원의 낭비를 줄이자는 선에 머물렀다는 뜻입니다. 돈을 벌자는 것이 아니라, 생존하자는 것이 방점이죠.


 이를 보다 현대사회 경제 체계에 맞추어 풀이하자면 ‘협력적 소비(Collaborative Consumption)’를 들 수 있습니다. 자신이 소유한 재화의 접근권, 사용권을 타인과 공유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자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쓰지 않는 물건 등을 다른 사람과 교환하여 협력적으로 소비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개인이 소유한 자동차를 쓰지 않는 시간에 이웃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공유해 수익을 발생 시키거나, 남는 방을 타인에게 공유해 수익을 발생 시키는 것을 그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왔다면 예상하셨다시피, ‘공유 경제 기업’이라는 단어 자체가 신기루에 불과합니다. 생존을 위해 공유지의 비극을 무릅쓰고 합리적인 소비를 실천하자는 커뮤니티의 생존 방침과, 재화를 창출하여 연속성을 가지려는 기업이라는 개념이 만나는 것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는 카쉐어링 모빌리티 기업 ‘쏘카’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쏘카는 공유 경제가 아니다!

 

 쏘카가 공유 경제와 거리가 먼 가장 큰 이유는 플랫폼이 존재하며, 이를 통해 플랫폼이 재화를 창출하기 때문입니다. 공유 경제는 소비의 방식이지 재화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며, 무엇보다 플랫폼(중간 관리인)이 등장하는 순간 기존의 공유 경제와는 크게 멀어집니다. 물론 그들이 표방한 공유 경제라는 개념 자체는 ‘어려운 시대를 맞아 공유를 통해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생존하자는 것’에 방점을 둡니다. 하지만 쏘카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는 합리적인 소비를 지원함과 동시에, 플랫폼(기업)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이에 보다 질 좋은 서비스에 몰두하고, 이 과정에서 플랫폼 노동자를 양산하여 오히려 부의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비판 또한 피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쏘카는 개개인이 이미 소유하고 있는 기존의 자산을 공유하는 것이 아닌, 기업 스스로가 새로이 구입한 자산(차량)을 사용합니다. 개인의 기존 자산을 활용하여 물질의 낭비를 줄이고 효율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것과는 거리가 상당합니다.


 현실적으로 따져보자면, 쏘카의 ‘카쉐어링 서비스’는 자사 비즈니스에 공유 경제의 표면적 개념을 일부 도입한 선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점에서 기존 렌트카의 개념과 쏘카의 카쉐어링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실제로 사업 초창기 기존 렌트카의 정형을 벗어나 ‘공유 경제’를 표방하던 우버는, 그 키워드를 포기한 지 오래 입니다.


쏘카와 온디맨드 이코노미


 사실 쏘카는 공유 경제보단 온디맨드 이코노미(On-Demand economy)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온디맨드는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형태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무인인가를 제공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기존의 개인화(personalization)나, 요구에 맞게 수정해주는 맞춤화(customization)보다 더 적극적, 공격적인 의미라 볼 수 있습니다. 쏘카의 대표 슬로건 ‘24시간 언제나, 원하는 곳에서, 필요한 시간만큼, 다양한 차종을 – 차가 필요한 모든 순간이 바로 온디맨드 이코노미에 부합합니다.

쏘카 홈페이지 - 메인 슬로건

 물론 온디맨드는 플랫폼이 표방하는 서비스를 위해 플랫폼 노동자를 양산한다는 부정적 뉘양스가 강하고, 수요에 따른 공급을 온전히 통제하여 권력을 지닌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순 없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쏘카가 ‘온디맨드’ 가 아닌 ‘공유경제’를 표방하여 회피하고자 했던 리스크 일 것입니다. 하지만 ‘온디맨드’ 역시 기존의 렌트카, 택시 업체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전략임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기존 렌터카 업체와 쏘카의 차별점


 기존의 렌터카 업체에서 차를 빌리기 위해서는 고객이 자동차를 직접 찾으러 가야 했습니다. 공급자인 렌터카 업체가 주로 오프라인 상에서 자신들의 의도와 편의대로 고객에게 자동차를 대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업체 중심적인 서비스의 특성은 고객과의 갈등을 초래했습니다. 큰 차를 모는 것이 부담스러워 아반떼를 예약한 고객에게 더 좋은 차량이 남았다고 하며 그랜저를 제공하는 등 고객을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들이 발생한 것입니다.


 그러나 쏘카는 온전히 고객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친구들과 놀러 가기 위해서 자동차가 필요하다면, 지금 내가 있는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주차된 나에게 딱 맞는 차종을 대여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쏘카가 업체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의 초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에는 바로 방대한 양의 사용자 데이터가 있습니다.

“쏘카는 실험실에서 얻기 힘든 ‘살아있는 이동 데이터’를 수집해 비즈니스에 직접 활용해요”
-쏘카 모빌리티 시스템팀 팀장 민스키(Minsky)

 쏘카는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한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 렌터카 업체와 다릅니다. 또한 쏘카 차량을 통해 직접 수집한 생생한 사용자 데이터를 이용하여 서비스를 끊임없이 사용자 친화적으로 발전시킨다는 점에서도 차별화됩니다. 쏘카는 1만여대의 공유차를 운영하며 엔진 오일이나 배터리 교체주기 등 차량 데이터부터 이용자의 운전 패턴이나 이용 행태 등의 데이터, 그리고 도로 교통 정보까지 모든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쏘카 서비스와 운영을 스스로 개선하고 최적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쏘카는 그동안 사용자들의 다양한 이용 패턴에 맞는 최적화된 상품들을 출시해왔습니다. 차를 자주 사용하지만 장기 렌터카 계약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한 월단위 계약 서비스인 ‘쏘카 플랜’이나 구독 서비스인 ‘쏘카 패스’, 그리고 오후에 차를 빌리고 다음날 아침에 반납하는 ‘출퇴근 패키지’등의 예시가 있습니다. 즉, 새롭게 수집되는 데이터를 통해 사용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파악하고 이에 맞춘 세분화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무리하며

 

 소유가 아닌 공유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외치며. 기존의 사적 소유의 대안으로 주목받은 공유는 한정된 재화를 ‘우리 모두의 것’으로 정의하고 함께 소유하며, 이를 통해 발생하는 이익 또한 함께 누린다는 다소 이상적인 뜻을 갖습니다. 그러나 쏘카의 경우처럼 사실상 현재 공유경제로 불리는 플랫폼 서비스들은 대개 엄밀한 의미에서 공유라고 볼 수 없습니다. 공동 자산을 활성화하고 이를 수요자와 연결하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공유경제 모티브를 차용하지만, 참여 주체 간의 상호작용이 순수한 공유보다는 거래에 가깝고 기업이 그 과정에서 수수료를 취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를 공유 경제라는 타이틀을 이용해서 비즈니스를 정당화하려 했다며 비판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의 본질 상 공유 플랫폼 기업이 공공의 혜택만이 아닌 상업적 수익을 함께 추구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현실 속에서 공유 경제가 어떠한 양상으로 실현되는지 살펴보며 공유가 갖는 이상적 의미에만 매몰되지 않는 동시에 기업의 공공성과 상업성의 균형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보아야 할 것입니다.





Align MSR은 이동의 미래를 함께 꿈꾸고 실현해 나가는 대학생 모빌리티 솔루션 학회입니다.

https://align.oopy.io 

작성자 : 이하은 임유리 정지원 이윤서 (MS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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