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와 기분
관계와 기분에 대해 쓴다는 건, 마음은 대체 어디에 있는지 묻는 나쓰메 소세키의 심정만큼이나 필수적이면서도 아득하다. 하지만 하루를 보내면서 이 두 가지를 생각하지 않고 보낸 날은 드물다.
최근에 돌봄이 돌아봄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고된 하루를 보내고도 무작정 앞으로만 나아가다 뒤를 휙-돌아보는 순간 소름이 돋았고(정말 그랬다!),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그러니까, 돌아봄의 축복을 맞보지 못한 피로와 좌절이 여린 눈으로 올려다보고 있었다. 어쭙잖은 위로나 위안보다 꼿꼿한 인식이 필요한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노을이 지는 저녁을 통과하면서 집에 도착하면 미처 끊어내지 못한 마음과 관계와 기분이 몸에 덕지덕지 묻어있었다. 그런 날은 왠지 씻는 것도 쭈뼛거리게 된다. 게으른 탓도 있지만 왠지 반항심이 드는 것이다. 그러한 순간엔 몸의 힘이 모두 빠지는 것 같지만 사실 마음의 힘이 빠진 것이다. '마음이 몸을 점령하지 않도록 할 것!' 메모에 적어 책상에 붙여놓고 걸어가는 동안에도 되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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