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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을 찾아서(1): 좋은 대화란 기적 같은 것

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각자의 책을 읽는다

by 뭉클




*'730을 찾아서'는 하루에 한 권씩 총 365일 동안 읽어도 좋을 문학책, 비문학책 각각 365권을 찾아 서재를 완성하는 꿈을 이루기 위한 책 일기.




짝꿍과 시모임을 한 적이 있다. 각자의 이름 중 한 글자를 넣고, '시'라는 글자도 넣어 '두시정원'이라는 모임명도 지었다. (시를 읽는 부부 모임...'시부모'도 후보 중 하나였다.) 그 모임은 드라이브 중에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 대해 이야기하다 달뜬 마음에서 시작되었고, 김소연의 시집을 함께 읽다가 다음을 기약하고는 잠정 중단된 상태다. 내적인 해석과 외적인 배경지식, 거기에 유머까지 더해져 정말 시를 맛있게 입안에서 굴렸던 기억이...


책 읽기 - 나란히 - 각자 - 책 일기


이 책은 마케터 남편과 편집자 아내가 각자, 혹은 같이 읽고 쓴 책일기라는 구성과 형식이 곧 내용이 된다. 왼쪽에는 남편의 글이 오른쪽엔 아내의 글이 적힌다. 부부사이에 기념일마다 책 선물을 주고받는다거나, 같은 책에 대한 다른 소회, 취향이나 관점을 드러내는 일은 1년간 다른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일상의 독서력과 대화력을 보여준다.


좋은 대화란 기적이라고 생각하는 요즘, 책에 대해 쓰고 있지만 각자의 시간에서 서로에게 보내는 다정한 편지 같은 느낌. 다시 시모임을 시작해야겠다.



장으뜸, 강윤정 - 난다 - 2017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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