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730을 찾아서'는 하루에 한 권씩 총 365일 동안 읽어도 좋을 문학책, 비문학책 각각 365권을 찾아 서재를 완성하는 꿈을 이루기 위한 책 일기.
<한 아메바가 다른 아메바를>를 읽고 짝꿍은 그는 사랑한 것이 아니라 라는 구절은 사랑이 아니라면서 어느 날 찾아온 목소리를 운명처럼 듣는 것이 그 사랑을 부정하니 더 운명적 사랑이 강조되는 느낌이라고 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둘로 쪼개지는 가난한 영토가 좋다. 둘로 나뉘지만 아무것도 잃어버리지 않아서 좋다. 그것이 대체 사랑이 아니면 뭐야. 어디에나 있고 사라지지만 사라지지 않는 원초적인.
그러다 클램쉘 거치대 맘에 드는 걸로 검색해서 링크를 보내달라며 말을 끊어 빈정이 상할 뻔 했지만 거치대와 새 모니터가 맘에 들었으니 봐준다.
<호모 루아*> 엄마가 고른 구절은 이것.
부드러운 입김 속에 얼마나 많은 미생물과 세균과 독소가 들어 있는지
박준 시인은 자신의 (가장 마지막) 말이 유언이 될 수 있다는 걸 기억해 두라고 했는데, 그래서인지 말들이, 그러니까 말이 아니고 말'들'이 돌아오는 그 시간이 죽음 혹은 죽음을 앞둔 어느 시점일 것 같고. 그러다 말보다 침묵이 먼저였던 것을 기억한다. 우리는 입김을 가진 인간이지만 그게 꼭 말을 하란 얘긴 아니지. 한 치 혀의 효용이란...
*히브리말로 숨결, 입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