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불곰 엄마 Jun 30. 2023

결혼 2회 차.... 변화를 위해

(결혼 20주년 기념.... 다시 시작하다)

 내가 이번에 이혼을 하려고 했고 왜 이혼을 하려고 했는지는 정말 오랜 세월에 걸쳐 나를 힘들게 하는 행동들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거기에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나니 나도 사랑받고 싶은 여자이고 싶었다..

이건 집에 같이 사는 육아 도우미 가사 도우미 정도로 밖에 내가 느끼지 못하고 있으니 이건 여자로서 너무 자존심도 상하고 외롭기도 하고 더 나아가 나를 주눅들게 하고 여자로 보지 않는 남편과 밖에서 나를 보는 사람들의 지나가는 다정한 말 한마디가 더욱 힘들게 했다... 밖에선 그래도 나의 외적변화에 반응해 주는 사람들이 있는데 정작 남편은 무뚝뚝 그런 반응이니 내가 왜 이 남자랑 힘들게 계속 살아야 하나 싶었던 것 같다.

 집에서 그러다 보니 나한테 이성적인 관심을 주는 사람이 아니어도 다정한 말 한마디에 흔들리는 나를 느꼈다... 다른 사람들이 남자로 보인건 처음 이었으니 말이다... 

그저 나이가 있는 사람이든 어린 사람이든 그저 지나가는 작은 관심을 보여준 게 난 설레었을 뿐이다. 혼자 이러는 건 그만큼 내가 외로웠나 보다...

  

애 키우고 나면 바람나는 여자들이 많다더니만 내가 딱 그러게 생겼던 것이다...누가 날 좋아한다고 만나자고 하면 덥석 응할것 같았으니 말이다...흑... 답답한 집과 자존감이 떨어질때로 떨어진 나는 누군가의 위로를 찾고 싶어 남자를 만날 수 있는 곳은 다 다니면서 만나고 싶었으니 말이다... 물론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은 성격이라 생각만 했던 것조차도 내가 단단히 미쳤었단 증거다.     


불행중 다행히 남편이 다시 변하리라 약속하고 더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여자로서 대해주니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내가 달라진 게 있다면, 나에게 더 투자하는 것이다. 특히 외모적으로... 우선 빠진 살이 요요한 오지 않게 관리해야 하고, 또 전엔 대충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었다면 지금은 여성스러운 원피스 치마등으로 꾸미고 있다. 거기에 탄력을 점점 잃어가는 얼굴과 주름이 신경 쓰여 생애 처음으로 보톡스를 맞았고, 피부관리에 많은 정보를 얻으려 유튜브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우선 외적으로 조금 더 예뻐진 내 모습에 더 당당할 수 있을 것 같고 당당해지면 뭐든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기며 그 자신감으로 나를 더 사랑하면 그 누구에게 사랑을 구걸하지 않아도 멋지게 인생을 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내적으로도 강인하게 만들기 위해서 또 다른 노력도 필요할 것이고 그렇게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면 언제 가는 꿈 꾸던 생활이 내 앞에 있을 것이다. 난 그렇게 믿는다


여하튼 결혼 20주년에 맞춰 본의 아니게 결혼 2회 차를 다시 시작하려 한다. 

20년 전이랑 상황은 많이 바뀌어져 있지만,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건 맞는 얘기니까..

예전의 독불장군 같았던 남편은 바뀌겠다고 해서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고, 나 또한 변화된 남편의 모습을 감사해하며 나도 잘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챙겨주고 있다. 

서로의 얼굴을 외면하던 모습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 짓는 부부가 되기로 노력해야겠다...


불꽃같은 결혼 1회 차에서 은은한 숯불 같은 결혼 2회 차를 기대해 본다.




작가의 이전글 내 남편은 INFJ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