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eo Sep 28. 2022

착한 스니커 Veja

광고비 지출 0원! 우리에겐 꽤나 생소했던 브랜드

01  스니커즈가 도대체 뭐라고.


- 스니커에 죽고 살고. 이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


스니커 씬에서 보이는 리셀 문화와 품귀현상은 다소 기이합니다. 시장 과열 때문에 나이키는 곧 '리셀 금지 조항'을 의무화할 것이라 하죠. 저의 경우, 씬의 과열은 오히려 스니커에 대한 애정을 반감시켰습니다. 수중에 있지도 않은 스니커를 공매도하는 것을 보고 나니 특히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본래 스니커에 대한 열망은 흑인의 역사와 관련해 왔습니다. 흑인 사회에서 브랜드 운동화는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졌기 때문이지요. 그들은 스스로 “흑인 남성이 길거리에서 성공하는 방법은 힙합과 농구밖에 없다”라고 이야기해왔습니다. 그렇게 힙합 트리오 RUN DMC의 ‘슈퍼스타’, 마이클 조던의 ‘조던 시리즈’는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때로는 스니커 때문에 살인, 강도도 일어날 정도였죠. 흑인의 사회적 성공은 계층 이동 그 이상을 의미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성공은 고착화된 사회구조의 전복, 그리고 그 짜릿함과 관계가 있습니다.




- 스니커를 사랑한다면 가져야 할 문제의식


그래서 스니커를 애지중지하고, 스니커에 자신의 꿈을 투영하는 건 분명 흑인의 문화입니다. 안타깝게도, 구매자들은 이런 배경에 관심 없어 보입니다. 물론 그들을 공격할 의도는 없습니다. 하지만 스니커를 좋아한다면, 적어도 이에 공감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스니커를 동경하는 것이 투쟁의 역사를 상징한다는 걸 알아야 하죠. 그런데 값비싼 나이키 운동화를 만드는 과정을 생각해본 적 있나요? 한 때 나이키에서는 제3세계 아이들을 착취해 운동화를 만든 적 있습니다. 승리의 역사로만 기억되는 나이키의 V 로고가, 어떤 이들에게는 절망의 상징으로 여겨졌을 겁니다. 



 02 ┃ 스니커와 스니커 씬을 사랑한다면, Veja!


- 광고비 지출 0원! 우리에겐 꽤나 생소했던 브랜드


글로벌 스니커즈 시장의 규모는 600억 불, 그중 광고비의 비중은 70%에 육박합니다. 원재료와 공임비를 포함한 나머지는 겨우 30% 정도라는 이야기죠. 한편 이 수치와 정반대로 운영되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광고비를 일절 지출하지 않는 Veja』입니다. 


Veja는 '가장 핫한', 씬의 중심에 있는 브랜드는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의 윤리적 소비와는 가장 가까운 브랜드죠. Veja의 설립자들은 중국의 운동화 생산 공장을 방문하고는 그 열악함에 문제의식을 느낍니다. 그들은 광고비를 일절 지출하지 않기로 하고, 생산비를 5배 높입니다. 생산~ 유통 과정의 모든 참여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자 한 것입니다. 그들은 공정 무역, 업사이클링, 비건 레더와 오가닉 코튼, 광고비 지출 제로로 Veja를 이야기합니다. 





- Veja, 그래서 어떻게 생겼길래?


Veja는 디자인적으로도 매력적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프랑스인들은 Veja를 사랑하고, 자주 이용합니다. 다양한 모델과 컬러웨이가 재미있는 브랜드입니다. 그들의 따뜻한 설립 이념처럼, 따뜻한 색감을 잘 다루는 브랜드죠. 광고를 타지 않아 그들의 V로고는 이미지 소비에서 자유롭습니다. 그래서인지 몇 셀럽은 Veja를 애용합니다. 엠마 왓슨, 메건 마클,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의 파파라치 컷에 종종 등장하는 신발이 바로 Veja랍니다. 르메르, 릭 오웬, 마르니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와도 계속해서 협업한다는 점에서, 디자인적으로도 Veja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프렌치 워크 재킷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