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브라질 여인과 사랑하는 중입니다』는 여기서 끝입니다. 우리의 이야기가 멈춰있기 때문입니다. 한 차례 거친 파도가 우리 가족을 휩쓸고 지나갔고, 우리 가족은 지금 잔잔한 바다에 몸을 맞긴 채 유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완전히 멈춰있는 것은 없습니다. 삶의 모든 것은 끊임없이 순환합니다. 그래서 이 평온한 시기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겁니다. 다시 몰아치는 파도에 허우적대든, 지나가던 배에 올라타든, 해변으로 걸어 나오든, 무슨 일이 생기긴 할 겁니다. Part 23에는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지 저 또한 제 책의 첫 번째 독자로서 무척이나 궁금한 마음입니다.
1장 『브라질 여인과 사랑하는 중입니다』에서는 한 사랑이 태동하여 성숙해 가는 과정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냈습니다. 이야기 형식에는 듬성듬성 여백이 있어 보통은 독자들이 그 여백을 채웁니다. 그래서 같은 이야기를 듣고도 오만 감상이 다 나올 수 있는 것이지요. 이야기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이야기가 내달릴 때 독자들은 그 안에서 함께 호흡하며 스스로의 정답을 찾아냅니다. 만약 여러분이 1장을 읽으시면서 무언가를 찾아냈다면 저에게는 참 뜻깊은 일이겠습니다. 그것이 타인의 삶을 들춰보며 느끼는 소박한 희열이더라도 저는 상관없습니다. 1장에는 아무런 의도를 담지 않았으니 여러분이 느낀 것이 있다면 그것이 맞을 겁니다.
이 책은 이제 2장 『당신은 사랑을 모른다』로 이어집니다. 1장에서 이야기 형식으로 사랑을 다루었다면 2장에서는 철학적으로 사랑을 다루고 있습니다. 철학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이 든다면 인문적 혹은 본질적이라는 말로 바꾸어도 무방하겠습니다. 1장이 현관을 열고 가볍게 나서는 산책길이라면, 2장은 단단히 마음먹고 떠나야 하는 순례길입니다. 저는 여기까지 읽은 모든 분들이 제 손을 굳게 잡고 순례길을 함께 걸어가길 소망합니다. 그리고 순례길을 걷는 가운데, 사랑이라는 열매의 껍데기를 벗겨내고 그 안에 숨겨져 있던 무한한 알맹이를 마음껏 맛보시기를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여러분이 여기까지 꼼꼼히 읽어 오셨다면 이제 여러분은 우리 가족이나 다름없습니다. 제 친한 친구들도 우리 가족의 내밀한 속사정을 여러분 만큼이나 잘 알고 있지는 않을 겁니다. 말이나 글만 에너지를 가진 것은 아닙니다. 믿거나 말거나 저는 전 세계에서 우리 가족에게 보내오는 사랑의 에너지를 느낍니다. 저는 그 사랑의 에너지로 말미암아 누군가의 어두컴컴한 삶을 비추는 등불이 되고자 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며 1장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