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스포리뷰]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1탄
" 너 슬램덩크 봤어? "
" 더빙으로 꼭 봐, 이건... 그냥 꼭 봐 "
" 이건 그림으로 표현된 농구 영화야 "
이 한 달 간 주변사람들에게 제가 가장 많이 한 말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저는 이번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통해 슬램덩크를 처음 접한, 말그대로 "초짜"이지만...
저번주 일요일, 결국 4회차까지 보게 되었네요..ㅎ (마블 영화 이후로 이렇게 회전문을 많이 돈 영화는 또 없는데!)
1차, 2차, 3차 모두 더빙판으로 보고, 이번 상상마당 시네마에서의 4회차는 자막판을 통해 일본 성우들의 목소리 연기를 들으며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특히, 더빙판과 자막판의 차이를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었고, 지금부터 제가 느낀 그 차이를 이야기하면서 후기를 풀어볼게요~�
<더 퍼스트 슬램덩크> 후기 및 더빙판VS자막판에 대한 비교 들어갑니당!
사실 후기라고 썼지만, '후기가 뭐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드는게 제 실제 심정입니다! 후기 첫 시작에도 쓴 것처럼, "일단 봐! 일단 보면 알아 :)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렇게만 말하면 죽어도 안 보는 사람들이 있기에, '그거 씹덕들이나 보는거 아니야?'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기에, 이번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통해 슬램덩크에 빠져 든 20대 입장에서 써보렵니다 :)
사실 저도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보게 된 건, 이 유튜브 영상 때문입니다! 좋아하는 유튜버이자 30대 후반 아저씨의 슬램덩크 감상 후기를 접하면서 '나도 한번 봐볼까? 그렇게 재밌나?'가 시작이었어요.
"슬램덩크"를 아예 모르진 않았거든요. 어렸을 적, 늦은시간(당시 저녁 10시는 체감 새벽이었으니..) 투니버스에서 나오는 슬램덩크를 아버지께서 보시던 걸 슬쩍 보고는, 재미라는 것을 1도 찾을 수 없던 기억은 납니다. 그리고 10대, 20대를 지나면서 접하게 된 경로는, 다양한 짤들!
"왼손은 거들뿐!", "포기하는 순간 경기는 끝나는거다", "불꽃남자 정대만, 포기를 모르는 남자지.", "전반전은 버린 거냐..." 등등 커뮤니티, 블로그를 하며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던 짤을 통해 슬램덩크를 밈으로 접하고 있던 것이죠. 특히, 위에 짤은 가장 최근에 접한 짤이어서 기억에 남는데, 이 장발의 앞니 실종 양아치가 "불꽃남자 정대만"이었다니??! 새삼 영화를 보면서 반가운 기억이 났네요ㅎㅎ
" 이 영화 그냥... 슬램덩크 좋아하는 30-40 아저씨들만 좋아죽는 영화 아니야? "
2023년 1월 16일. 제가 처음으로 극장에서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관람한 날이었어요.
농구에 대한 지식도 거의 없고, 강백호를 빨강머리 강수진 성우로만 알고 있던 슬램덩크 “초짜”인 저로서는, 원작 만화를 읽으며 감동을 느끼던 분들의 영화를 보며 느낄 전율을 이해하기는 어려울 거에요.
하지만 이번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오히려 원작 만화의 팬들에게 적잖은 아쉬움을 주었을지도 몰라요. 원작 만화책은 31권에 달하는 매우 긴 서사와 함께, "강백호"라는 빨강머리 캐릭터의 성장기를 담고 있답니다!
그런데 이번 극장판은 오직 고교농구 몇 연패의 강자 산왕공고와의 경기라는 [산왕전]에만 집중을 하고 있어요. 원작 만화로 따지면 30-31권 정도 분량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전작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대사나 관계에 대해서는 가감없이 빼버리는 결단을 내렸어요. 즉, <더 퍼스트 슬램덩크>란 작품 하나를 온전하게 완성하기 위해 원작 팬들에 실망을 줄 수도 있는 선택을 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한편,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주인공을 빨강머리 강백호가 아닌, 168cm의 작은 키를 가진, 포인트 가드, 송태섭을 주인공으로 세우며 서사를 전개합니다. 원작 팬들의 입장에서 이건 꽤나 충격적인 결단이었을 거에요..! (31권에 달하는 원작만화는 강백호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전개되며, 이번 극장판의 [산왕전]은 강백호가 가장 큰 성장을 이루는 에피소드이기 때문이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극장판이 사랑받는 이유는, 신/구의 팬들을 모두 배려하고 있기 때문일 거에요.
극장판을 통해 슬램덩크를 처음 접하는 (저와 같은ㅎㅎ)신세대 팬들을 위해서 이번 극장판 자체만으로 이해할 수 있는 서사와 맥락을, 원작만화부터 만화영화를 넘어 농구에까지 관심을 가지며 향수를 간직해 온 3040 올드팬들을 위해서 만화책이 살아 움직이는 것과 같은 3D 구현과 만화 펜터치의 적절한 조화, 그리고 명장면을 120% 영상화한 감동을 제공하여 보답합니다.
그랬기 때문에,
저는 이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케케묵은 만화영화의 컴백"이 아닌, "새로운(더 퍼스트) 슬램덩크"로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
1차 더빙판 | 2차 더빙판 | 3차 더빙판 | (이번)4차 자막판
저는 3번의 더빙판과 저번주 일요일에 자막판으로 처음 관람했네요! 그리고 영화 상영관 목록을 보신 분이라면, 이런 생각이 든 분이 계실거에요.
' 이 영화는 뭔데 이렇게 더빙판이 많지? '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슬램덩크 애니메이션(만화 영화)이 일찍이 방영한 전적이 있기 때문이죠!
현재 OTT 서비스 넷플릭스에도 슬램덩크로 나온 애니메이션이 초반엔 더빙판, 후반은 자막판으로 전부 나와있어요! 올드팬분들 중에선 원작만화보다 TV에서 방영해주던 더빙된 만화영화를 통해 더 먼저 슬램덩크를 접한 분들도 적지 않을 거에요ㅎㅎ 저 또한 "빨강머리 강백호" 하면 우리의 "강수진('갓수진')" 성우님이 생각날 정도이니까요!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우리나라의 경우도, 일본의 경우도 만화영화 당시의 성우를 그대로 가져가지 않고 모든 배역에 대해 다시 오디션을 보았다고 해요!! 심지어는 이번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강백호 역의 강수진 성우님께서도 오디션을 보고 발탁 되셨다고 하더라구요 ㄷㄷ
다시 말해, 성우 측면에서는 강백호를 제외하고는 신세대 팬이든, 올드팬이든 새롭게 다가오기는 마찬가지였을 거라는거! (심지어 강백호 역의 강수진 성우님의 연기 또한 옛날 슬램덩크에 비해 세월을 지나며 더욱 풍부해진 느낌도 들었답니다ㅎㅎ)
더빙판 VS 자막판... 그것이 문제로다
그러면 더빙판/자막판 중 하나만 봐야한다면 어떤걸 봐야할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더빙판이 더 좋았으며 아직 안 보신 분이라면 더빙판으로 보기를 추천드려요(꼭!!!)
이유에는 3가지가 있는데...
→ 기존 애니 슬램덩크와 다르게, 이번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3D로 모션캡쳐를 하여 실제 농구경기만큼이나 역동적인 경기를 보여줍니다..! 경기 장면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더빙을 추천해~
→ 물론, 원작만화 그대로의 대사 처리를 보고 싶으시다면, 자막판을 봐도 좋겠지만... 일본 대사 특유의 오글거림이나 클리셰(ex. "오카에리." "타다이마.")를 로컬라이징하여 좀더 자연스럽게(ex. "고생했어." "다녀왔어요.") 변환한 대사가 인상적이었어요!! 또 같은 상황이라도 더 장면을 웃기게, 마음에 와닿게, 감동적이게(즉, '찰지게') 느껴지도록 변환한 대사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어요!
한편, 안 감독님이 고민을 하는 장면에서 더빙판은 "흐음"이란 대사를 넣어 장면의 오디오가 비지 않도록 도우면서 고민한다는 상황을 입체적으로 도왔지만, 자막판은 아무 소리도 넣지 않아 밋밋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새삼 오히려 자막판을 보며 한국 성우 분들의 위대함을 느끼게 된 감상이었습니다 ㅇ~ㅇ)
→ 강수진 성우님은 본인의 채널에서 본인도 오디션을 봤다고 밝히며,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제작사 토에이 측에서 '강백호 역만은 원작의 성우를 그대로 써도 괜찮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합니다. 이번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서 유일하게 예전 만화영화 그대로의 성우로서 같은 배역을 맡은 강수진 성우님은, 남도일, 이누아샤, 루피 등 목소리만 들으면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한번은 꼭 들어봤을 목소리를 가진 성우입니다.
강백호는 이번 극장판에서도 특유의 개그 캐릭터로도 활약을 하는데, 자막판으로 같은 장면을 보아도 더빙판 만큼의 웃음은 주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한국사람들에겐 ‘강백호 = 강수진 성우님’이란 인식이 유전자에도 새겨져 있을 정도의 파급력이 있지 않나 생각했어요!
제일 좋은건, 저처럼 더빙판 / 자막판 각각 한번씩 다 보시고 비교를 하며 더 다각도의 재미를 느껴보는 것이겠죠 :) 그치만 우리의 시간은 소중하고, 영화값은 비싸고, 여전히 몇몇은 더빙판이든 자막판이든 보게 만들기 어려울 테지요ㅎㅎ
전체적으로 비교 평가를 해보자면,
저는 [ 더빙판 > 자막판 ]으로 재미가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그 중, 특히나 더빙판이 자막판을 초월했다, 초월 더빙이다 할 만한 역할이 있었어요.
(1) 송태섭 " 나한테 지면 삭발이다~ ", " 드리블은 키 작은 선수의 살길이라고! "
(2-1) 이한나 " 뚫어... 뚫어... 뚫어, 송태섭!!! "
(2-2) 송태섭 맘(*이한나와 송태섭 엄마의 성우는 같아요!)
(3) 강백호 " 이리내.. ". " 야, 송태섭! 난 아직 공 한번 못잡았다구! "
(4) 안 감독님 " 포기하는 순간 경기는 바로 끝납니다. ", " 여긴 태섭 군의 무대입니다. "
(5) 서태웅 " 나올거면 얼른 나와, 멍청아 "
숨소리라든지, 관중 소리라든지, 신음소리 등 저는 더빙판이 더욱 자연스럽고 대사 처리 등에서 거부감이 적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극장에서 내릴때쯤 더빙판으로 한번 더 보고싶을 정도네요 ㅇvㅇ
그래도 뭐니뭐니 해도, 정대만이 참 멋있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 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불꽃남자 정대만의 개구리 짤을 올리면서, 4회차 관람자의 <더 퍼스트 슬램덩크> 후기를 마칩니다 :D 또봐용~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