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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Tulip Jul 24. 2022

전세에 대기업 다니는 김대리 이야기 #26.

신랑이 가진 비트코인이! 김대리 편.

회사 직원 중 유일하게 전세 사는 김대리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2년 전부터 아무도 관심 없을 때 신랑이 계속 사 모으고 있던 비트코인이 믿을 수 없는 가격으로 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도 없고 집도 없는데 신랑이 계속 비트코인 만이 답이라며 사 모을 땐 화도 났다. 사실, 누군가에게 말하기도 창피스러웠다. 하지만 막무가내인 신랑과 더 이상 싸우고 싶지 않아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당시에 김대리가 추궁하니 당시 기준으로 비트코인만 7000만 원 정도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매달 월급에서 상당 부분을 계속 추가 매수하고 있다고도 했다. 비트코인 평단 500만 원. 7000만 원이면 대략 14 btc이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 2900만 원이다. 조만간 3000만 원에 도달할 거 같다. 3000만 원으로 계산하면 무려 4억 2천이다! 믿을 수 없다. 너무 떨린다. 


이걸 누구에게 자랑할 수도 없고 믿지도 않을 거다. 하대리님과 단둘이 점심 먹을 때 지나가는 말로 신랑이 비트코인을 사 모으고 있다고 했는데 기억하고나 있을지 모르겠다.


현재 신랑이 가지고 있는 정확한 비트코인 개수는 20개가 조금 안된다고 했다. 맙소사! 평단 500만 원에 20개면 1억 원어치를 매수한 거고 개당 3000만 원으로 계산하면 무려 6억이다! 현재 전세 살고 있고 이 전세에도 대출이 들어가 있다. 아이도 없고 집값도 너무 올라 그냥 편하게 전세나 살자 하고 있었는데 이런 기적 같은 일이 발생한 게 믿기지가 않았다. 


김대리는 신랑과 비트코인 매도 계획을 세웠다. 아무래도 너무 가격이 올라서 무섭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매일 신고가가 갱신되고 있었다. 예상대로 3000만 원은 금방 도달했다. 도달하기가 무섭게 3100만 원, 3180만 원, 3200만 원… 쭉쭉 오른다! 하지만 김대리도, 김대리 신랑도 안다. 몇 년 전 가상화폐 첫 열풍이 불 때도 이러다가 거짓말처럼 사그라들었던 것을. 


지금도 충분히 수익이 났지만 열기가 너무 뜨거워서 당장 빼긴 아쉬웠다. 빗썸 앱을 닫고 신랑과 둘이 회의를 했다.


“자기야, 내 생각엔 우리가 욕심을 내면 안 될 거 같아. 딱 목표금액을 정해두고 그 가격에 매도를 걸어두자. 그리고 돌아보지 말자.”


“그럴 수 있을까? 더 오르면 배가 너무 아플 텐데.”


“잘못하면 허공에 다 날아갈 수 있어. 그 돈이면 우리 다음번엔 전세로 안 들어가고 집 사서 들어가도 될 거 같아. “


“흠… 미련 없겠어? 나도 사실 좀 겁이 나긴 해. 너무 빨리 오르니 그 속도로 떨어진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거든.”


“응. 난 우리 결혼하고 평생 아파트도 못 사나 싶었는데 꿈만 같아. 난 4000만 원에 도달하면 매도했으면 좋겠어.”


“지금 속도라면 4000만 원은 일주일 내에 도달할 거 같아. 5000만 원으로 하자. 5000만 원으로 전량 예약 매도 걸어두자. 어때?”


“좋아! 대신 미련 더 갖지 않기. 5000만 원에 매도 걸어두고 어플 삭제하기. 그래야 맘이 안 바뀔 거 같아.”


“하하, 자기 모르는구나? 가상화폐 투자하는 사람들이 시세 안 보겠다고 어플 삭제하고 10분 뒤에 다시 설치하는 거.”


“아, 그래? 그럴 수도 있겠네. 하긴. 그럼 약속하는 거다? 그 가격에 매도하기로! 5000만 원에 매도되면 10억이야. 꺄악!! 말도 안 돼! 진짜 그 가격에 매도가 될까?”


“기다려 보자! 참, 나한테 비트코인 있는 거 회사 사람들에게 얘기 안 했지?”


“응. 회사엔 얘기 안 했고 하대리님이라고 있는데 둘이 예전에 점심 먹을 때 지나가듯 얘기 한적은 있어. 기억 못 하실 거야.”


“기억 못 할리가 있냐. 나라면 그것만 기억나겠다.”


“그런가?”


“응. 언제 기회 봐서 그 분하고 점심 한 번 같이해. 그리고 입단속 부탁하고. 분명 기억하고 있을 거야.”


“응. 알았어. 좋은 분이라 괜찮을 거야.”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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