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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XUI디자이너 데이지 Nov 11. 2024

[UXUI]헬스장 사례로 보는
사용자 편의성

누구를 위한 헬스장인가

이전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원판 정리를 하지 않아 헬스장 측에서 퇴관 조치를 당했다는 사람의 사연이 올라온 적이 있었습니다. 해당 사용자는 '원판을 정리하려 했지만, 레그프레스 머신 특성상 일부러 20kg 원판을 안 빼고 남겨둔 것'이라 하였습니다. 헬스장과 회원 간의 잘잘못을 떠나,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지 UX관점에서 생각해봤습니다.


레그프레스는 하체를 강화하는 운동으로, 사선으로 무게를 밀어내는 방식의 기구입니다. 다른 운동 기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중량을 사용하며, 대개 사용자의 체중 정도의 무게는 가볍게 밀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레그 프레스 머신


이 상황을 UX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레그프레스는 높은 중량을 사용하는 기구이므로, 모든 사용자가 40kg 이상의 무게로 운동을 시작할 것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40kg 이상을 남겨두면 다음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가설은 과연 적절한 접근일까요?


헬스장과 같은 운동 시설을 창업할 때, 주 이용자층의 연령 분포와 성비 분석이 중요한 요소입니다. 통상적으로 운동 시설의 주요 고객은 20-30대이며, 요가나 필라테스와 같은 업종은 여성 이용률이 높고, 프리웨이트 분야는 남성 이용률이 높습니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헬스장의 코어 타겟을 20-40대 남성으로 설정한다면, 해당 가설이 일견 타당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이용자를 고려했을 때는 어떨까요?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보디빌딩에 참여한 60대 이상의 고령층이 약 10%에 달합니다. 실제로 저도 헬스장에서 한 할머니께서 남겨진 20kg 원판을 빼달라고 요청하셨던 경험이 있습니다. 헬스장의 코어 타겟은 아니지만, 고령층 역시 분명히 중요한 헬스장 이용자입니다.


결국, 이 가설은 코어 타겟에는 편리함을 제공할 수 있으나, 고령층과 같은 마이너 타겟에게는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는 불만족 사용자의 클레임과 부정적 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이 가설을 실행하지 않았을 때 코어 타겟의 편의성이 약간 줄어들 수는 있지만, 이로 인한 불만족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 가설을 실행하는 것이 최선은 아닐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항상 코어 타겟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설계하지만, 그로 인해 다른 사용자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균형 잡힌 접근이 중요합니다. 다수가 편리하고 일부가 어려움을 겪는 UX보다는, 모두가 조금 불편하더라도 접근 가능한 UX가 빅터 파파넥이 강조한 윤리의식과 사회적 책임을 담은 디자인 철학과도 맞닿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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