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선과정 후보상 룰이어야 한다
백만장자(10억)도 부자가 아니다. 그랜트 카돈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27살에 10억을 갖고 있으면 그 10억이 얼마 동안 남아있을까? 25년 안에 바닥난다. 그는 100억 정도는 있어야 부자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랜트 카돈은 이 상황을 보고 겨우 25년 만에 바닥을 드러낸다고 생각했지만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1억당 2.5년의 자유시간이 생기는구나’
언젠가 저의 최소 하루 생활비를 계산해 본 적이 있습니다.
집값: 2만 원
식비: 3만 원 (3끼)
통신비: 3천 원
이게 생존에 필요한 최소의 돈이라 생각했어요. 거기에 취미에 쓰이는 돈을 좀 추가해 6만 원을 맞추면 한 달 180만 원 정도입니다. 대충 계산해 보면, 2억 원 정도로 10년 동안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중요한 건 저라는 사람이 10년 동안 놀고만 있진 않다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부자의 의미는 이렇습니다. 하루 최소 생활비인 6만 원이 매일 일하지 않는데도 제 계좌로 입금이 되면 저는 부자입니다. 그런데, 하루 6만 원이 계좌로 자동 입금되는 게 쉬운 것은 아닙니다. 1년 예금 5%를 가정하고 통장에 4억 3천200만 원이 있어야 매일 이자로 6만 원이 입금됩니다. 절대 적지 않은 돈이죠. 그래서 저는 생각을 바꿨습니다. 일단 2100만 원 먼저 모으고 1년 정도만 자유를 얻자.
자유를 위해 돈을 모은다고 생각하니 모으는 과정이 썩 나쁘지 않았어요. 재밌는 건 그 뒤 1년의 자유 시간 동안 또 2100만 원이 모였다는 것입니다. 제게는 직장에서의 1년과 자유로운 1년의 효율 차이가 어마어마했습니다. 자유로운 1년을 헛되게 사용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누군가는 이렇게 반문할지 몰라요. 자유로운 시간을 얻으면 진탕 놀기만 하지 않냐고. 하지만 그것도 열흘을 가기 어렵습니다. 누구나 가치 있는 것을 찾아 나서게 되어 있어요. 자유를 위해 열심히 돈을 모았던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이죠.
과정을 먼저 겪고 보상이 찾아왔기 때문에 다음 과정을 더 즐겁게 버텨낼 수 있었습니다. 신용카드는 이 반대 상황을 만들어내요. 맥북이라는 보상을 먼저 얻으면 그 뒤엔 과정만 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정이 매우 괴롭습니다. 보상의 달콤함은 하루 이틀이면 사라지거든요. 주택담보대출로 집을 사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새집 마련의 기쁨은 금방 사라지게 되어있어요. 왜냐하면 곧바로 과정만 남기 때문입니다. 과정을 먼저 겪고 뒤늦게 보상이 따르는 삶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죠. 제게 자유는 이런 방식으로 찾아왔습니다. 물론 아직 완벽한 자유는 아니지만 1년 치, 2년 치 자유라는 보상을 얻어가며 오늘도 다음 과정을 찾아 나서고 있거든요.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성인이 될 때까지 한 번도 자유로운 순간을 갖지 못합니다. 반드시 생존에 필요한 시간을 자연에 반납해야 합니다. 저는 조금 꼼수긴 하지만 돈을 모아 분절된 자유를 먼저 확보했습니다. 그 효과는 생각보다 어마어마합니다. 시간의 질 자체가 달라지거든요.
제가 운영하는 독서모임이 있는데요. 주말에 모여서 1시간씩 책을 읽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은 늘 이렇게 불평합니다. “읽을 책이 너무 많은데 시간이 없다” 저는 이게 우리 삶의 근본적인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늘 시간이 부족합니다. 없는 시간을 만들면 되지 않냐고 반문한다면 너무 잔인합니다. 직장인들에겐 하루 3시간 정도의 자유시 간 뿐이거든요. 이 3시간은 거의 휴식에 투자되어야 다음 날을 제대로 보낼 수 있게 됩니다. 문제는 직장에 있는 시간의 질이 매우 낮다는 것이죠. 여러분의 시간의 가치에 비해 얻는 것이 상당히 제한됩니다. 그래서 저는 시간을 먼저 모아서 분절되었지만 질 높은 자유를 얻으라 조언합니다. 그런 질 높은 시간의 힘은 스스로를 엄청나게 빠르게 업그레이드시킵니다. 내가 업그레이드되었기 때문에 다음 자유를 얻는데 필요한 시간의 양을 상당히 줄일 수 있어요. 그런 선순환 구조가 결국 완벽한 자유 시간을 만들 거예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