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재현 Sep 06. 2023

잘 읽기 위해 읽는다

내가 하루 3시간씩 독서를 하는 이유

우리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읽을 수 없다. 우리가 현실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우리의 뇌에 들어온 소리나 빛의 파동이 전기신호로 바뀌어 뇌가 현실을 재구성하여 보여준 환상에 불과하다. 일례로 안경만 벗어도, 쓰기 전과 완전히 다른 뿌연 세상을 볼 수 있다. 아마도 10명의 인간이 있다면 모두가 보는 세상은 조금씩 다를 것이다.

나는 읽기를 잘하고 싶어서 읽는다. 읽기란 일종의 데이터 처리 과정이다. 때문에 컴퓨터에서도 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을 ‘읽기’라고 한다. 사람마다 현실을 보여주는 읽기 처리 과정이 다르고 세상을 읽는 능력은 말 그대로 읽기(독서) 훈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누군가는 노부부의 애정행각에서 뿌듯한 사랑을 느끼지만, 누군가는 거기서 불륜을 읽는다. 세상은 모두에게나 똑같은 거 같지만 뇌 사용자의 읽기 처리 시스템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의 표정을 읽는 것, 그냥 지나가는 일상의 의미를 느끼는 것, 여행에서의 행복감을 읽는 것은 모두 내가 세상을 어떻게 읽느냐와 깊은 관련을 지니고 있다. 한 번뿐인 인생을 좀 더 풍부하게 읽기 위해선 반드시 읽기 행위를 반복해서 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죽기 전에 느끼는 찰나의 감정은 반드시 내 인생을 돌아보며 음미하는 사고 행위와 관련이 깊을 것이다. 인생을 돌이켜봤을 때 ‘나는 이 세상을 충분히 읽고 떠나는 가?’ 하는 물음에 깊이 있는 대답을 하기 위해선 필히 읽기 훈련을 해야 할 것이다. 오늘도 나는, 세상을 잘 읽기 위해서 읽는다.

작가의 이전글 책 읽는 게 어려운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