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민초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민트색 바지

첫 번째 코디 맵

by 서록

며칠 전, 인스타그램 스토리의 홍보를 통해서 온라인 쇼핑몰 라룸(la-room)에서 판매하고 있는 바지를 접하게 되었다. 보통 홍보 스토리는 다 넘기기 마련인데 도저히 이 바지는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서 사이트에 들어가게 되었다.


'바지가 한 장에 54,000이라니!' 월 수입 300,000 될까 말까 한 가난한 휴학생에게는 생각보다 쎈 가격이었기에 2주 동안 고민을 했다. 그러나 '고민하면 뭐하나, 배송만 늦출 뿐'이라는 생각과 함께 새벽에 갑자기 결제를 진행하고 구매를 완료했다.


매장이 부산에 있고, 나는 수원에 있다 보니 배송이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만, 일주일이나 걸릴 줄은 몰랐다. 문의를 해볼까 했지만 참을성을 기르고 있는 요즘이기에 차분히 기다려 보기로 했다. 배송이 오고 포장지를 뜯자마자 보이는 영롱한 민트색이, 애타게 기다리던 내 마음들을 모두 시원하게 풀어주었다.


골반에 툭 걸치는 허리와 바지에 재미를 더해주는 비조! 그리고 활기참을 불어넣어 주는 비비드한 민트 컬러까지. 기장은 말해 뭐해! 살짝 길이감이 있는 기장이어서 발등에 자글자글 흘러내리는데, 진정 그것이 멋 아닌가?

자칫하면 투머치 코디가 될 수 있는 민트색 바지이다. 이 바지를 어떻게 하면 휘뚜루마뚜루 잘 애용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코디 맵을 만들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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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지의 민트컬러를 포인트로, 그 색감을 죽이지 않도록 상의와 신발을 그레이로 바디컬러 삼았다.


2. 그레이 컬러의 상의로 인해 얼굴이 칙칙해지는 것을 방지해주는 골드 체인과 바지와 밸런스를 맞추면서 지루함을 방지해주는 청록색 펜던트가 있는 목걸이를 선택했다.


3. 한없이 청량한 민트를 잔잔히 해 주는 역할로 브라운컬러의 크로스 백을 착용하였는데, 드로우스트링으로 귀여움을 더해준다.


1. LAROOM 라룸 팝버튼팬츠(민트)


비비드한 민트 컬러와 툭 떨어지는 기장, 그리고 매력을 더해주는 아웃사이드 비조 팬츠



2. POLO RALPH LAUREN 폴로 랄프로렌 여성 코튼 크루넥 티(WMPOKNINCU201)



활기찬 느낌의 바지 색감을 죽이지 않는 그레이 컬러, 폴로만의 고풍스러움을 드러내는 로고가 포인트인 티



3. A.P.C 아페쎄 NINON MINI BAG(BROWN)


귀여움을 더해주는 드로우스트링과 가방 본체의 브라운 색상이 생뚱맞아 보이지 않도록 해주는 넓은 가방끈을 사용한 크로스백

https://www.apc-korea.com/product/product_detail.do?PROD_CD=LZS22ZH&COLOR_CD=88




4. New Balance 뉴발란스 ML725N


상의와 매치되는 그레이를 코어 컬러로 하고 레트로한 컬러를 곳곳에 추가하여, 결코 밋밋하지 않은 러닝화



5. a14 14K 그린오닉스 데일리 목걸이


바지 색과 발란스를 맞춰주는 청록색 펜던트가 박힌 목걸이, 티셔츠의 그레이 컬러로 칙칙해진 상의 부분을 골드컬러로 채우는데 도와주는 골드 컬러 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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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은 드러나기 마련 - 민트초코

코디맵을 만들면서 바지의 민트색과 가방의 갈색. 너무 잘어울렸고 무언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난 것이 바로 민트초코! 어디 가서 민초단이라고 떠벌리는 성격은 아니지만 아이스크림가게에 가면 무조건 민초를 시키고, 만약 다른 맛이 먹고 싶다면 민초와 그 맛을 함께 주문한다.

민트초코 아이스크림 하면 나의 친언니가 떠오른다. 나보다 세 살 많은 언니는 내가 유치원에 다닐 시기에 민트초코의 맛에 눈을 뜨게 해 주었다. 아이스크림 전문점에 가도 무조건 민트초코, 가족끼리 여러가지 맛을 시킬 때에도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맛. 유럽에 놀러가서 젤라또를 먹을 때에도 나란히 '멘타'를 주문한다. 쨍한 민트색 아이스크림을 조그만한 플라스틱 숟가락으로 먹으면서 길거리를 걸어가는데, 역시 자매는 자매인가보다.

어쩌다 보니 이러한 나의 민초 사랑이 옷으로 드러나버렸다. 이렇듯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을 하든지 자연스럽게 나타나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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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코디맵 후기

우선, 일러스트레이터를 다루는 기술이 늘었다.

누끼 따는 실력이 확 늘었다. 역시 무엇을 배우는데 그것이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는 것 같다. 아직 미숙한 점도 많이 있지만 앞으로 더욱 성장해 나가서 더 높은 퀄리티의 코디맵을 만들고야 말겠다는 열정이 속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다.

아직 부족하지만 10번째에는 더 나아질 테니까!


또한 옷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다.

사이트에 나와있는 옷에 대한 설명을 읽다 보니 평소에는 들어보지도 못했던, 그러나 그 의미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사용되는 용어들이 꽤나 있었다. 예를 들어서 이번 코디에서도 '드로우스트링'이라는 단어가 쓰였는데, 한마디로 쭈글쭈글해지는 끈을 말한다. 나 스스로 '쭈글이'라고 이름 붙여서 사용하는 것보다 '드로우스트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어딘가 조금 더 전문적 이어 보이고 무엇보다 누군가와 대화할 때 상대방이 곧바로 캐치할 수 있다. 앞으로 다양한 옷들의 설명을 보게 될 텐데 분명 나에게 유익한 지식들을 전달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취미가 되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고정적인 취미생활 없이 이것저것 기웃거리고 있었는데, 이제는 정착이 되었다. 브랜드들이 새로운 컬렉션을 내놓으면 콘셉트의 설명을 읽어보고 앞으로의 트렌드를 예측한다. 그리고 그 컬렉션들의 옷들을 살펴보고 마음에 드는 옷을 하나 가져와 그 옷에 맞는 아이템들을 가져와 코디맵을 만들어 나간다. 각각의 브랜드 스타일을 파악하는 것이 재미있고, 또한 컬렉션별로 한 아이템씩 중심 아이템으로 삼아서 모아 보면 내가 선호하는 느낌을 캐치할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코어 옷을 선정하고 매치할 옷, 액세서리, 주얼리들을 가져오고 누끼를 따고 배열을 고민하다 보면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하지만 나에게 그만큼의 가치가 있고, 또 나는 시간밖에 없는 백수 —시간 부자— 이니까 앞으로도 이 취미생활을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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