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하단 Mar 10. 2024

아파트 놀이터에서 “어른”들이 오징어게임 놀이를 한다면

어른은 아이의 놀이를 하지 않는 것 아니라 못하는 것이다

놀이와 일의 차이는 분명하지만 놓치기 쉽다


도심 속 아파트 놀이터에서 어른들이 모여 “다망구”와 “오징어게임” 놀이를 한다면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할까? 무슨 예능 방송 촬영하나 카메라를 찾을지도 모르겠다. 즉, 어른들은 더 이상 놀이하지 않는다, 다만 일 할 뿐이다.


무한도전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오징어게임’ 놀이를 한적이 있었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어린 시절로 돌아가 아이로 연기하면서 정말 아이가 된 것처럼 놀았다. 놀이 속 그들의 움직임 하나 하나는 그 자체로 목적이고 술래에 잡히지 않고 계속 놀이를 이어가는 것 외에는 중요한 것은 없는 것 처럼 보였고 실제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그럼 놀이와 일의 근본적인 차이를 무엇일까?


놀이에도 목적이 있는데 그것은 즉각적이고 매우 직접적이다. 이런 식이다. 놀이에서 무언가 하면 그것이 어떤 성과로 거창한 것이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바로 다음의 행동을 할 수 있어 그저 즐거운 것이다. 움직여야 다음 움직임으로 이어져 친구와 함께 할 수 있다.


다망구(다방구)를 예 들어보면, 놀이에서 액션이 있다면 그 움직임의 목적은 계속 뛰어 다니는 것을 바라는 것이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 친구들과 움직이는 것을 계속하고 싶은 목적 외에는 없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성과 같은 목표가 생기는 순간 놀이는 바로 일로 바뀌어 버린다.


컴퓨터 게임이 중독이라면 어른인 당신의 어린시절 골목길 ‘다망구’ 놀이도 중독이다


디지털 가상세계 게임은 “Game Over”가 싫고 게임 속에서 계속 움직이며 가상의 친구들과 함께 하고픈 놀이다. 기성세대 어른들이 어린 시절 놀이를 하면서 가졌었던 유대감을 컴퓨터 게임을 통해 지금 아이들이 느끼고 있는 것이다. 지금 순간과 함께 하는 친구가 좋고 움직임이 그저 좋아서 하는 놀이인 것이다. 가상세계 속 비록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분명 계속 함께 하고픈 친구인 것에는 변함이 없다.


어린 그 시절을 떠 올려보자. 골목에서 숙제도 하지 않고 밥 먹는것도 잊은채 해가 져도 친구들과 함께 하는 우리들에게 공부하라고 밥 먹으라고 어른들은 잔소리 했지만 놀이에 중독되었다고 우리를 꾸짖으며 비난하지는 않았다. 지금 디지털 게임에서 재밌게 놀고 있는 아이들을, 공부는 언제 하냐고 밥도 안먹고 게임만 하냐고 걱정할 수는 있다. 하지만 중독되었다고 비난하면 안된다. 혹시라도 컴퓨터 게임에 중독의 요소가 있다면 나쁜 게임을 만든 어른 잘못이지 아이들 책임이 아니다. 자신들 어린 시절의 놀이와 자녀들의 놀이가 다르다고 단순하게 생각해서도 안된다. 공감하지 못하는 자신을 오히려 돌아봐야 한다.


물론 이런 세대차이 현상도 곧 끝이 난다. 지금의 시기가 지나 어린시절 디지털 게임 놀이를 즐겼던 세대가 부모가 되면 잔소리 할 수야 있지만 중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를 사는 디지털을 책으로 배운 우리가 우리 세대에게, 사라지기 전, 돈 버는 일 말고 한바탕 재밌게 놀 수 있는 어린 시절 놀이같은 것 가져보자고 말하고 싶다. 그러지 않으면 너무 슬프지 않은가.


매거진의 이전글 줄서는 인류로의 진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