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북 테라피스트 깽이 Jul 25. 2024

고양이의 증명사진 찍기는 너무 어려워

사진은 자연스러워야 예쁘다

 유튜브나 인스타를 보면 사랑스러운 고양이들의 자연스러우면서도 예쁜, 선명한 사진들이 많이 있다. 보다 보면 우리 온이랑 흑미도 이렇게 예쁜데 ... 하며 휴대폰을 들고 아이들을 찾아 나선다. 어떻게 찍어야 예쁘게 나올까..


 원래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이 아니어서 그런가.. 항상 뿌옇게 흐려져서 나오는 우리 온이는 사진속에 아이의 매력이 다 담기지 않아 아쉽기만하다. 앙당물은 입과 장난꾸러기 같은 눈매들이 좀더 예쁘게 드러나면 좋으련만...




 온이는 눈과 행동으로 말을 하는 아이로, 원하는 것이 있으면 장화신은 고양이와 같은 눈빛을 나에게 보낸다. 그리고 먹을것을 요구 할 때에만 "냐~~~"하고 운다. 그러면 나는 "우리 온이 뭐 먹고 싶니~?"하고 말을 걸어준다. 그러면 두 손을 모으고 자기가 원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라고 하는 듯이 한 번 더 "냐~~"하고 울어준다.


 회사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현관까지 마중나오며 나의 손길을 기다린다.

머리를 스다듬으며 "집 잘보고 흑미랑 싸우지는 않았어?" 하고 말을 걸면 만족스럽다는 듯이 내 다리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잘 지내고 있었다는 온이만의 대답이려나..


 


 요즘은 흑미도 온이와 비슷한 행동을 한다.

나갈때는 현관까지 마중나와 현관에 드러 누워 버리는 흑미지만, 집에 귀가 하면 나의 손이 온이 다음으로 자신에게도 닿기를 기다리는 것 같다.

 흑미는 내가 스다듬어 주면 발랑 엎드려 온 몸을 만지도록 몸을 내어준다.


 나를 이렇게 기다려주는 아이들이 또 있을까..

사랑스러운 아이들 덕분에 집에 있으면 책을 읽거나 공부하기가 너무 어려운게 사실이다.

둘이 사이 좋게 놀기도 하지만 둘다 엄마 바라기로 온전히 자기들과 놀아주고 눈을 맞춰주기를 원하는 듯한 눈빛이다.


 그래서 그런가.. 사진을 찍으려 카메라를 들이대면 나에게 너무 다가와 버리거나 다른 곳으로 가 버려서

당최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고양이의 증명사진은 어떻게 찍어야 하는 것일까..




  사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이 두아이가 서로 투닥투닥 다투며 노는 장면이다.

세게 물어 뜯지는 않지만 입으로 앙앙앙앙~ 하며 다투다가 이쪽에서 저쪽으로 후닥닥닥 뛰어 가는 모습이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다.


 때로는 흑미가 너무하다 싶을 때에는 온이를 들어올려 안아준다. 그러면 흑미는 마치 자기도 안아달라는 듯이 나의 다리에 매달려 온다. 두 아이가 내가 자기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아주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다급히 다가오는 온이는 "엄마! 도와줘! 얼른얼른~" 하고 이야기 하듯 내 손길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장면을 지켜보다가 황급히 다가오는 흑미는 "엄마! 난 잘못하지 않았어요! 나도 올려줘! " 하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예쁜 고양이 사진도 정말 귀엽지만, 정말 잘 찍히지 않았지만 자연스러운 사진은 스토리가 눈에 보이는 것 같아서 너무 좋다. 사진 한 장으로 귀여운 동화를 한편 만들어 낼 수 있다.


 "엄마를 보고싶은 고양이 온이"

"형과 놀고 깊은 고양이 흑미"

이런 식으로 말이다.



 자연스러움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을 만나야 하는 일을 하다보니, 어쨋던 목적을 가지고 만나게 된다. 만나서 서로의 안부를 물어보고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져주면서 자연스럽게 일상을 묻고 물어오는 것이다. 쉽지는 않지만 조금씩 조금씩 익혀야 하는 나의 목표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