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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성 Nov 19. 2022

스타벅스에서

 간만의 일 벌임으로 신이 나, TV 보는 아들 옆에 마스크팩을 붙이고 누워있으니

"초록 괴물이 나타났다"며 놀리는 아들과 "외관 남자 만난다고 신났다"는 신랑의 놀림을 즐기며 3일째 유통기간 지난 팩을 붙였다.

(아마 작년 이사 전에 구입한 거겠지?!)



 평소 드레스코드인 츄리링이 아닌 오피스룩으로 갈아입고 나가려 하는데 생각해 둔 바지는 대체 어디 있을까? 아마 이사할 때 버린 듯.



교통편도 좋지 않고 더구나 장롱 운전자를 배려해 집 앞까지 와주신다는 거래처분에 대한 예의로 30분 일찍 도착했는데 부산 초행길로 한 시간 늦게 도착하신 덕에 간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갖게 되었다.

어제 오픈한 2023년 다이어리에 사각사각 만년필로 계획도 짜 보고 말이다. 

이런 근사한 사치 참 오랜만이네



 부드러운 서울 말씨에 줏대 없이 말투를 따라 하다 아차 싶어 부산 억양에 신경 써 말한다. 크크

지난밤새워 준비한 내용과는 어긋나 성공적이지 못한 협의지만, 어찌 등 동 기회가 왔을 때 잡는 게 순리 아니겠는가.

오래 현장에 벗어나서 그런지 오랜만에 듣는 필드의 이야기에 신이 나 아들을 할미와 할 이에게 부탁하고 온 것도 잊어버렸네.


"네, 올 시즌 열심히 달려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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