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미성 Nov 21. 2022

아들과 친정엄마


 섬 그늘에 굴 따러 간 동안, 

할미랑 보내고 있는 아이 사진에서 미쳐 보지 못했던 해맑은 장난기 가득한 얼굴이 보인다.

언제나 엄마 손이 필요할 것만 같았던 아이는 할미가 오실 거란 말에 종일 어린이집에서 자랑을 했단다.

아이 돌본다고 고생할게 눈에 선해 미팅 끝내자마자 부랴부랴 달려갔더니 키즈카페에 아들 혼자 들어가 신나게 놀고 있고 할미& 할지는 출입문 밖에서 그 모습을 흐뭇하게 쳐다보신다.


아이에게 놀이와 보호자의 대상이 온전히 엄마인 나라고 스스로 묶었던 것은 아닐까.

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온몸을 번쩍 안고 다녀 아이가 숨 막혔던 것은 아닐까.



안전장치가 되어 있을 거고 혹여나 넘어져도 괜찮다는 조부모님의 믿음 속에 아이의 세계는 무한대로 확장되고 있었다.

스스로 하도록 격려하고 온전히 집중해서 상호작용하는 할머니와의 시간을 너무나 좋아하는 아들.

그런 허용적인 양육 방식이 아이를 버릇없게 만든다는 핑계로 두 사람이 신나 하는 모습에 화내고 정색하기 바빴는데, 엄마의 사랑과 아들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싶었던 심술이었나 보다.



 철부지 딸내미를 위해 한평생 몸을 던져 돌봐주시는 '친정엄마'는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다.


작가의 이전글 스타벅스에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