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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성 Nov 28. 2022

엄마




내 생일은 음력으로 1월 1일이다.

아빠는 내가 태어난 날, 오빠를 데리고 시골에 내려가 계셨다고 한다.

그 덕에 엄마는 24시간이 넘는 산통을 혼자 겪으셨다고 한다.

그 애환이 삭히지 않으셨을까.

귀에 못이 박이도록 그 말을 들었다.

그 말은 내 존재에 대한 부정으로 들려 이따금 상처가 되었다.


나를 낳고 몸조리할 여유 없이 리어카를 끌며 일을 했던 엄마는 몸이 많이 아팠고,

혹여나 그런 자신이 가족들에게 피해를 줄까 봐 마음도 움츠려있었다.

그래서일까.

딸에게 던지던 끝없는 책망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자책 같아 슬펐다.


나는 엄마를 너무나 사랑한다.

어쩜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다.

하지만 가끔씩은 아프다.


부모가 되어보니 내 부모를 이해하면서 또 한편으로 서운함이 뒤따른다.

나 역시 돌도 되지 않는 아이를 떼놓고 일은 한다.

몸이 고되어 그만두고 싶단 생각을 하루에도 수십 번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현실이다.


손자를 아끼는 부모님의 모습에 사랑을 충만히 받았던 어린 시절의 나로 돌아간다.

조건 없이 사랑을 주셨던 그 모습들을 왜 잊고 살았을까

왜 그렇게 내게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울부짖고 화를 냈었을까


살면서 본질을 보지 못하고 겉으로 던져지던 말들에 마음을 닫고 지낸 시간들.

다시 돌리지 못하기에 애석하다.



엄마와 딸. 참 어렵다.

딸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기도 하기도 하고, 그 반대이기도 하고..

물리적 정서적인 거리가 필요하지만 그것 또한 내 마음이 원치 않는다.

캥거루처럼 찰싹 달라붙어 있고 싶은 나는 충만한 사랑을 받고 싶은 다 큰 아이인가 보다.


내 아들에게 나는 어떤 부모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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