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미성 Nov 28. 2022

엄마 수업

삶을 바꾸는 글쓰기


태어나 한 번도 배워본 적이 없는 수업이 있다.

오랜 학교 수업에서도 사회생활에서도,

책이나 영화에서도 이렇게 해야 한다고

이렇게 어려운 일이라 알려준 곳이 없어 배워본 적이 없었다.



2년 전 결혼을 준비할 때였다.

결혼을 준비하며 엄마와 지내는 시간이 더욱 애틋하고 소중했다.

그리 살갑지도 대화가 많은 모녀 사이는 아니었지만,

좋은 점 싫은 점까지 모두 닮은 나의 엄마.



그녀는 내게 종종, 경약 된 목소리로 “너 말투 좀 바꿔!”라며 잔소리를 하신다.

그럼 난, “엄마도 똑같아!”라며 맞받아치는

일명 밖에서는 싹싹하고 안에서는 싹수없는 딸이다.


그녀와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린 치열하게 말싸움을 했고

다음날이면 그 어떤 행동 없이도 화해를 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곤 했다.


엄마 나이 38살인 그녀도 아직도 엄마 되기가 어렵다고 한다.

지금 나는 엄마 나이 6개월인 <엄마 아기>다.


임신을 하고 태교로 그녀를 그리며 ‘아, 우리 구 여사님 이렇게 곱구나’ 생각했다.

아기를 낳고 수술실을 나올 때 희미한 혼수상태 저 멀리 엄마의 울음 섞인 목소리는 왜 이리 생생한지.

엄마처럼 살기 싫다며 소리 지르던 철없는 내게 ‘엄마처럼 살지 말라’며 하는 쓴소리들이 듣기 거북하다.

엄마만큼이나 잘할 자신이 없는데 말이다.


손자를 봐주다 다리를 다친 그녀.

이제 반대로 수술 후 마취가 깨지 않은 그녀 손을 잡고 ‘미안하다.’ 속삭여 본다.



‘엄마, 나 사실은 사춘기 때 이런 일이 있었어.’ 어렵게 꺼낸 고해성사에

“그땐 엄마 너무나 아파서 우리 딸 마음 알아채지 못해 미안해. 우리 딸 얼마나 외로웠을까” 울먹이는 그녀를 보며,

“그래도 집에 오면 항상 엄마가 있어서 좋았어.” 20년이 넘어서야 고백해 본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었고, 나도 엄마가 처음이라 너무나 어렵고 서툴다.




#워킹맘 관련 서치 자료 참고


영화 조이

워킹맘 다이어리 https://www.netflix.com/kr/title/80198991

오은영의 화해 https://www.instagram.com/p/B9KiG09F7mh/?utm_source=ig_web_copy_link

김미경 원장님의 "엄마의 자존감 공부"

작가의 이전글 엄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