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미성 Nov 28. 2022

워킹맘

워킹맘, 미안한 마음




작년 여름, 양수가 터졌다.

급하게 연락받고 달려오던 남편을 기다리며 노트북과 서류더미를 챙겼다.

수술 다음날부터 마감 날짜를 맞추기 위하여 침대에 앉아 일을 했다.

이렇게까지 나 돌보기를 관두고 일에 목메는 것은 무엇인가?

생계인가? 아님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생명을 잃지 않기 위해서일까?

엄마가 되고, 인생의 우선순위와 배치가 자식을 위하여 재배치되었다.

그렇다면 안아달라 팔 벌리는 아들을 두고 출근하는 게 무슨 의미일까?




결혼 후 출산을 권하는 사회 속에 대다수의 여성들은 결혼 후 임신, 출산을 한다.

그리고 육아와 살림을 위하여 많은 시간을 들인다. 분명 결혼 전보다 노동의 질과 노력의 시간은 길어졌으나 왜 사회에 나가면 배려석? 취급을 당하는 것일까?


엄마들은 경력단절과 자아의 상실에 대한 불안감, 그 무엇보다 이런 마음을 갖는 것에 대한 자식에 대한 미안한 감정들을 안고 오늘도 살아간다. 엄마라면 자녀에게 소홀히 하는 걸 원치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모든 시간과 노동을 자식과 가정에만 투여한다면 장거리 경기를 금방 지치고 말 것이다. 가정 안에서의 잡음이 많아지게 될 것이다.

그 무엇보다, 외벌이로 육아가 가능한 가정이 얼마나 된다는 말인가!





하지만, 출산 후 사회로 나간 워킹맘으로서 사회는 포용적이진 않았다. 아주 냉혹했다.

기술과 지식으로써의 업무 능력이 높더라도 ‘엄마’라는 이유로 회사에서는 ‘배려자’가 되어버렸다. 이제는 개인적인 사유로 업무가 뒷전인 애물단지가 되어 버린 것일까?

담당 업무 및 임금의 한계. 절충?

회사에도 미안하고 일을 놓지 못하는 아이에게도 미안하다. 미안한 마음속에는 풀리지 않는 사회에 대한 분노가 있다.

왜 출산 후 엄마인 여자는 이런 감정 속에서 아등바등 살아가는 것일까?


아기 간식비를 벌기 위하여 일하러 나온 아줌마가 아닌데. 우리도 생계를 위하여 일을 하는 것인데 말이다.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이 아니라, 출산 후 달라진 회사 내에서의 대우에 울부짖는 것이다.





가정과 육아 그리고 일의 균형이 중요한 육아맘.

균형을 위하여 가장 효율적인 것은 창업일까? 아니면 삶의 균형을 위하여 업무와 임금에서 어느 정도의 내려놓음이 필요한 것일까?

삶과 건강한 가정을 위하여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함께 고민해봐야 할 부분일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엄마 수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