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숲 이야기
아이와 함께 운동을 하고 들어왔는데 몸무게를 재더니 신나서 이야기한다.
"오예! 1kg 빠졌다!"
나는 오랜만에 운동하고 살이 빠졌다는 이야기에 너무 웃겨서
"운동 한 번했다고 1kg이 빠지면 나는 벌써 한 10kg는 빠졌어야 하는데.. "
라고 나름의 유머로 화답했다. 그러자 돌아오는 대답..
"아빠! T야?!"
하며 큰 눈을 뜨고 나에게 달려든다.
"아빤 큐T한 F야"
라고 또 나름의 유머 한방을 보냈는데 결국...
아내에게 아빠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한동안 쏟아낸다.
잠시 후 아이에게 힘든 것 참고 운동했는데 뿌듯한 마음을 몰라줘서 미안하다 마음을 전하니
그제야 내 배를 툭치며 배시시 하고 웃는다.
타인의 감정이나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반응을 하거나,
팩트만을 고집할 때 "T"냐고 묻는 것에서 실제로 T냐, F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 순간 나와의 관계에 있어 이해와 공감의 마음이 있느냐가 관계 유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이해되지 않는 기준과 성격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이 있는 반면,
공통점이 많은 사람을 만나기도 하는데
닮은 점이 많다고 잘 지내는 것도, 적은 사람이라고 해서 못 지내는 것도 아니다.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보기 위한 노력이 있는가가 관계의 깊이를 만든다.
너와 나 사이에서 이해의 과정, 공감의 시간에 대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는
관계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살아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너무 밀착되지도, 너무 거리를 두지 않으면서도 서로가 독립된 하나의 개체로 존중받을 때
우리는 관계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그 편안함에 머무를 용기가 우리와 함께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