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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_Episode]

추억 한가득 어린 시절 [일명, KBS삼촌] 외갓집에서 받은 많은 사랑

by 쉰달려 리스트

0. 어릴 적, 친정엄마는 고만고만한 아이 셋을 데리고 멀고 먼길을,
남양주시__진관, 지금은 다산신도시가 된 그곳,

그리고, 강서구__화곡동 지역, 중랑구__먹골 등으로 외가 친척들을 만나러 다니셨다.


몇 번의 버스를 갈아타는 먼길이었지만

설이나 추석 때마다, 아이 셋의 기분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으시며... 줄기차게 친척집을 방문하곤 했었다.

1. 한두시간에 한번, 시간 맞춰 오는 시골버스를 기다리고 기다렸다. 비포장 도로를 꿀렁이며 달려댄 버스가 내려준 곳은,
먼지 폴폴 날리는 돌들이 발끝에 자꾸 걸리적거리는 길이었지만,
가을엔 밤송이들이 길바닥에 나뒹굴어

발로 햇밤을 까는 재미가 있었고, 길가에 줄지어 핀 코스모스 무리가 한가득한 마음 편한 옛 길을 걸을 수 있는 그런 동네였다.


2. 커다란 대문을 열고 들어간 집안에,
더 커다란 소가 여물을 먹으며 입을 오물거렸고, 코에 꿰어있는 코뚜레와 꿈벅이는 눈망울을 바라보노라면, 어린 마음에 그 큰 소가 무섭기도 했지만, 코뚜레__ 그리고 몸에 묶인 긴 줄에

오도 가도 못하며 그저 '음머~~~' 하며 울부짖는 소를 향한 긍휼 함인지 불쌍함인지 알 수 없는 감정이 올라오곤 했었다.


3. 또 다른 지역, 주황색 반달 모양의 긴 다리(성산대교)를 건너, 한참을 더 가야 하차한 정류장...
그리고 더 한참을 걸어야 도착한 집에는
인자한 웃음의 삼촌과 호탕한 웃음의 숙모께서 엄마와 나, 그리고 동생들을 맞이해 주셨었다.



4. 따뜻한 삼촌과 사촌오빠가 있었다.
나와 15살~17살 차이가 나는 삼촌 그리고 사촌오빠... 지금 생각하면, 삼촌의 나이는 수긍이 되지만 사촌오빠의 나이는...
오빠인 게 안 믿긴다!!


5. 어린 나이었지만 또렷이 기억한다. 어린 마음에 느껴졌던 친절함과 따스함을...


6. 그 시골집에서 아이 걸음으로 10분은 걸어야 나오는 동네 유일한 구멍가게까지 함께 걸어가 주었던 사촌오빠.

아이스케키 통에 있는 쭈쭈바를 꼭 사주었던 사촌오빠,
하얀 빵모자에 세일러 복장을 한 사촌오빠....

엄마가 해병이라 했지만, 그때는 알턱이 없었고,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해병 정복과 정모가 그렇게 사람 얼굴까지 잘 생겨 보이게 했다.


7. 화곡동에서 만나던 또 한 명의 작은 삼촌, 친절했던, 어린아이의 말을 '경청' 해 주었던 좋은 삼촌. 그 삼촌은 얼마 후, 엄마가 주선해 주신 '황신혜' 보다 몇 배, 며엇배 더 이뻤던(지극히 주관적인 견해) 여인과 결혼을 했다. 그분은 숙모가 되셨다. 야호~!!!

삼촌도 삼촌이지만, 어린 마음에 어쩜 저렇게 예쁜 언니가 있을까.... 감탄 또 감탄했었다.


8. 시골집에서의 그 사촌오빠는 지금 목회자의 길을 걷고 계신다.


9. 화곡동의 인자한 웃음의 큰삼촌은,
#KBS를 정년퇴직하시고, 고향으로 내려가셔서 농사를 지으셨다.


10. 어린아이의 말을 경청해 주었던
작은 삼촌은.... 2020년 3월 20일자 신문기사를 보니 작년(2019년)도 증권가 연봉킹을 달성하셨다 한다....



11. 엄마는 이러한 사실들을 별로 놀라워하지 않는다. 삶의 방향과 영역이 달랐기에,

그저 그렇게 잘 살아가겠지... 하며

그냥 우리 원가정 그리고 가족의 울타리로 삶을 지켜내셨다.

역시 곱게 자란(믿을 수 없어.... 곱다니...ㅋ) 진관의 막내딸답다!

※이 글은 2022년도에 쓴 글임(브런치 작가 탈락글)이었음__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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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대하여 쓰겠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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